[포커스]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의혹'에 '투자자 기만 행위' 재조명..."또 연락 두절"
[포커스]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의혹'에 '투자자 기만 행위' 재조명..."또 연락 두절"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1.12.01 10:34
  • 수정 2021.12.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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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공장 [출처=연합뉴스]
신풍제약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 전용 공장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 개발 중인 제약사로 잘 알려진 신풍제약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이며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과거 신풍제약이 ‘피라맥스’의 임상 2상 시험에 대해 했던 과장 및 허풍 발언과 한동안 연락두절됐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의약품 원료 회사와 허위로 거래하고 원료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25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범상 횡령)가 있다고 보고 지난 24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 임원진 3명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해 신풍제약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당초 제기된 규모보다 두 배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한 납품업체와 회사의 유착관계, 사채시장을 통한 현금화 작업, 한 고위 임원의 비자금 횡령 정황까지도 추가로 전해졌다.

신풍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 [출처=연합뉴스]
신풍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 [출처=연합뉴스]

‘구설수 제조기’라 불릴 만큼 바람 잘 날 없는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과거 투자자들에게 보였던 신풍제약의 기만적 행태가 재조명되고 있다.

신풍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피라맥스’는 회사가 2011년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지난해 9월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등 코로나19 테마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4개월 만에 임상 2상 시험 실패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유효성 평가에서 1차 평가 지수로 설정된 ‘RT-PCR 진단키트기반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전환 환자비율(음전율)’에서 피라맥스와 위약군 간 큰 차이가 없었던 이유였지만, 해당 겁사법은 증폭 값에 따라 감염성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도 양성으로 판정하는 큰 오류가 존재한다.

이에 투자자들은 신풍제약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기대했다. 2차 평가 지수로 진행된 배양 검사에서는 유효성 입증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풍제약은 제약사의 재량인 ‘조건부 허가 신청’ 없이 임상 3상 시험 진행을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신풍제약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다.

신풍제약의 유제만 대표이사 [출처=신풍제약]
신풍제약의 유제만 대표이사 [출처=신풍제약]

신풍제약, 투자자들에게 "2차 블록딜 없을 것" ... 그러나 1주일 뒤 최대주주 200만주 2차 블록딜 감행

신풍제약의 최대주주인 송암사는 지난 4월 19일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 시험과 관련해 마지막 임상시험 대상자의 추적 관찰이 종료됐다고 밝힌 후 1주일 뒤인 27일, 보유한 200만주(3.36%)에 대한 2차 블록딜을 진행했다. 당시 신풍제약의 행보에 주가는 급락과 함께 요동치며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대변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이슈로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이후 하루 매도 물량 기준 최대치다. 당시 신풍제약의 주가는 최대주주 지분 매각 소식에 15%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송암사는 그간 신풍제약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여러 증권사로부터 주식 담보로 대출을 받은 바 있다.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호평을 받을 일이지만, 매각 목적의 투자였기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서는 분노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신풍제약이 투자자들에게 했던 허풍 발언이다. 한 관계자가 "주주 배려차원에서 2차 블록딜은 없을 것"이라는 예고를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주주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자 회사는 "갑자기 결정된 사안"이라며 부채 상환 등의 구체적 해명없이 무책임한 변명만 지속해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식약처와 어긋나는 신풍제약의 발언도 주목됐다.

'피라맥스'의 임상 2상 시험 대상자의 추적 관찰이 종료됐다고 밝힌 뒤 세달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통상 결과 발표는 추적 관찰 종료 후 한달내로 발표된다. 이에 답답함에 빠진 투자자들은 신풍제약에게 늦어지는 데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신풍제약은 "식약처에 자료를 제출한 후 지속적인 보완과 수정 과정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며 식약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식약처의 입장은 신풍제약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지에게 "통상 보고를 받는 형식이며 결과 발표에 대해서 특별한 조율을 거치지 않는다"며 "어느 부분을 조율하는 지는 신풍만이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의 주장은 거짓인 셈이다.

신풍제약의 연락 두절은 '악재의 암시'인가 ...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 전'과 '비자금 의혹 발표 전'까지 연이은 두절"

투자자들이 신풍제약에 분노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불성실한 태도와 연락을 회피하는 등의 기만적 행태를 보여서다.

신풍제약은 임상 2상 시험 결과가 발표되던 지난 7월 5일 이전인 6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 2주가량 투자자들의 연락을 회피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 부서와 지속적으로 연결이 되지않자 불안에 빠진 투자자는 타 부서인 인사과에 연결을 해 언론사 취재 요청 의사를 밝히며 관계자 회신을 요청했는데 그제서야 연락이 닿은 것이다.

결국 투자자와 연락이 닿은 관계자는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와 일정에 관한 질의에 "기대하는 결과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답하며 재차 근거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몇일이 지나지 않아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의 임상 2상 실패를 발표했다. 결과 발표에 앞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의식하고 공분을 잠재우기 위한 조처라는 게 투자자 다수의 주장이었다.

'피라맥스'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에 있어 신풍제약의 태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는 데다 객관적인 지표로 인정받지 못하는 'RT-PCR 검사'의 CT값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부정적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가져가려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한 투자자는 당시 본지에게 "임상 2상 시험부터 조건부 허가 신청없이 임상 3상 시험까지, 모든게 예고된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이 연락을 회피하는 등과 같은 기만적 행태는 과거에 그치지 않고 '비자금 조성 의혹' 직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본지와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한 투자자는 이번 통화에서 "비자금 의혹 내용이 보도되기 전 임상 3상 시험에 관련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과거와 동일하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신풍제약의 신뢰는 이미 바닥이라는 판단에 손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풍제약에게 주주들은 과연 무슨 존재인지 예나 지금이나 의문이다"고 한탄했다.

신풍제약의 선례로 비춰봤을 때 회사는 2차 블록딜과 임상 2상 시험 결과 실패 발표, 그리고 비자금 의혹 사건 등 악재가 발생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연락을 두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신풍제약과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는 '악재를 암시하는 지표'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풍제약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무리수를 둬 임상 3상에 실패한 신라젠 사태와의 비교에 나섰다. 당시 신라젠의 대주주 문은상 씨와 임원들은 임상 3상에 들어가며 주가가 치솟은 시점에서 2500억원의 매도를 통해 현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신풍제약의 행보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업계는 신풍제약과 식약처 모두 임상 3상 진행에 대한 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투자자의 의혹을 해소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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