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 네비게이션 ①] Next step or Exit, 당근마켓 선택은?
[BM 네비게이션 ①] Next step or Exit, 당근마켓 선택은?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12.05 09:41
  • 수정 2021.12.0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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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나 봉사활동 단체가 아닌 이상 기업의 근본적인 목표는 수익일 것이다. 기업은 이를통해 임대료·경영·인사·신사업 투자 등을 진행하며 순환 가능한 원동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수익을 어떻게 창출해 낼 것인가. 이것을 우린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이하 BM)이라고 한다. 'BM 네비게이션'에선 각 기업들의 BM을 살펴보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주>

최근 SNS에선 '당근이세요?'라는 제목의 한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영상에는 아내의 지령을 받고 중고 거래에 나선 두 남편이 등장한다. 아이의 장난감 활을 구매하려던 남성이 "혹시 당근이시냐"고 묻자, 상대방 남성이 "맞다"고 했다. 이어 두 남성은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아내가 궁금한점을 대신 물어보고, 아내가 답변하는 말을 대신 전달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78만 회를 넘겼다. 하단에는 5500개가 넘는 댓글이 남겨졌다. 댓글에는 "진짜 잘만들었다" "초점없는 남편의 눈, 예의는 차리지만 의지가 없는 대화…정말 완벽하다" "영상 마지막까지 디테일함의 끝이다. 너무 재밌다" 등의 내용이 올라왔다. 당근마켓을 소비자와 100% 싱크로율을 연출해 공감이 간다는 입장이 압도적이다. 당근마켓 앱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지, 또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 사내 게시판서 중고거래 1위 플랫폼 되다

 

[출처=당근마켓]

당근마켓의 시작은 2015년도로 거슬러간다. 당시 카카오 개발자였던 당근마켓 김용현·김재현 대표는 카카오 사내 게시판을 통해 중고 거래 게시판을 운영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 높은 호응을 얻자 이들은 카카오 본사가 있었던 판교 중심으로 '판교장터'란 앱을 개발해 본격적인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애초에 이들은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하지만 직장인들보다 지역 내 30~40대 여성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맘카페를 대체하는 식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후 두 대표는 2018년 사명을 '당근마켓'으로 변경한 뒤 전국단위 서비스로 확대시켰다. 

전국단위 서비스를 시행한 뒤 당근마켓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당근마켓 월간 활성 이용자(MAU) 추이를 살펴보면, 당근마켓은 2017년 6월 23만 명을 기록한 뒤 2018년 8월 100만 명, 2019년 7월 300만 명, 2020년 1월 480만 명, 2020년 9월 1151만 명, 올해 8월 기준 16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 중 쿠팡에 이어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당근마켓은 이용자 체류시간이 타 중고거래 앱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근마켓 월 평균 앱 실행 횟수는 평균 63회 이상이다. 하루 2회 가량 이용자들이 앱에 접속한다는 의미다. 또 체류시간은 월평균 194.7시간 가량으로 기존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장터' 대비 80% 이상 긴 체류시간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뿐더러 오랜시간 앱 안에서 머무르는 '락인'(Lock in) 효과가 확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성적 지지부진…VC업계, 미래에 배팅하다

[출처=THE VC]
[출처=THE VC]

그러나 당근마켓은 이같은 실적 대비 매출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식적으로 당근마켓 측에서 매출을 공개한 적은 없으나, 업계는 지난 2018년 당근마켓의 매출이 약 8억 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9월1일 기준 201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거대한 서버 운영비 등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적으로 보인다.

당근마켓이 이같이 저조한 매출액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사실상 소상공인 광고가 수입원으로서 유일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상공인 광고비도 최소 충전금액을 5000원으로 잡고 있으며, 도달율 당 100원 미만으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토스벤쳐스, 소프트뱅크 등 굵직한 벤처캐피탈로부터 수백억 대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2019년 C시리즈 당시까지만해도 총 투자 누적금액 470억 원이었으나, 불과 2년 만인 지난 8월엔 누적 투자금 2270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더브이씨(The VC) 자료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히 매력적인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다. VC업계는 당근마켓의 이용자 수 성장 추이와 체류시간에 베팅을 건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서 지역 커뮤니티로…변화하는 당근마켓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최근 당근마켓을 이용하던 한 이용자가 뺑소니범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북 익산시에서 건널목을 지나던 A씨가 오토바이에 치였으나, 사고 낸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라저버린 것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됐으나 뺑소니 운전자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현장에서 가해자가 버리고 간 헬멧과 오토바이를 본 한 여성이 당근마켓에서 거래했던 제품임을 의심하고 확인한 결과 가해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검거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당근마켓은 단순히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앱으로 발전하고 있다. 종이접기를 통해 웰시코기를 접은 뒤 해당 제품을 분양하겠다는 글부터, 집을 구매하고 싶은데 어떤 아파트가 좋냐며 의견을 묻는 내용도 등장한다. 동네에서 어떤 반찬 가게가 맛있는지, 어느 인테리어 업체가 잘하는지 등 다양한 생활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이는 숨은 생활서비스 고수를 매칭해주는 '숨고'나 부동산 플랫폼 '직방'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당근마켓은 '내 근처 서비스'를 런칭하며 다양한 사업 가능성의 첫 발을 내딛었다. 해당 서비스는 지역의 주요 장소 정보는 물론 동네 주민들이 직접 입력한 위치 정보와 동네 상점, 각 장소에 대한 이웃들의 동네 생활 이야기와 방문 후기 등 다양한 동네 정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근 당근마켓 대표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내 청소나 가사도우미 등 구인구직 서비스·부동산 중계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제2의 카카오? 정점일때 엑시트?…그것이 궁금하다

[출처=GS리테일]
[출처=GS리테일]

다만 일각에선 당근마켓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료될 경우 당근마켓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로인해 성장가치가 정점을 찍고있는 현 시점에서 오너가 엑시트(Exit)를 준비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고개들고 있다. 당근마켓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엑시트설에 불씨를 지핀 것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당근마켓과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 기반 동네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GS25에서 발생한 유통기한 임박 제품을 당근마켓을 통해 판매하는 형식이다. 이후 당근마켓에 매력을 느낀 GS리테일은 지난 8월 당근마켓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근마켓 측은 "회사는 다음 사업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당근마켓 내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로컬 서비스만의 이점들을 살린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근마켓 앱을 실행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를 만들어서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당근마켓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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