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히스토리] 영국에서 최초로 발굴된 로마 제국 당시의 십자가 처형 흔적
[WIKI 히스토리] 영국에서 최초로 발굴된 로마 제국 당시의 십자가 처형 흔적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12.11 20:18
  • 수정 2021.12.12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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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한국과 함께 하는 역사 추적
십자가 처형 흔적을 지닌 채 발굴된 유해 [알비온 아키올로지 제공]
십자가 처형 흔적을 지닌 채 발굴된 유해 [알비온 아키올로지 제공]

로마 제국 당시 십자가 처형의 흔적이 영국에서도 최초로 발견됐다. 이로써 로마 제국 당시에는 변방에 불과했던 영국에서조차 죄인을 십자가로 처형했음이 드러났다.

로마의 십자가 처형이 영국에서도 행해졌다는 첫 번째 증거가 케임브리지셔 주의 작은 마을에서 발굴되었다고, 고고학자들이 11일(현지시간) BBC에 밝혔다.

케임브리지셔 주 팬스텐턴에서 한 남성의 유해가, 발뒤꿈치에 못이 박힌 채 발굴되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골상학자(骨相學者) 코니 두히그는 이번 발굴을 두고 로마 정착지 발굴사에서는 전례가 없는 ‘거의 독보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이 발굴로 제국의 변방인 영국에서조차 “로마의 잔혹했던 야만적 처형”을 피할 수 없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팬스텐턴 정착지는 발굴 전문 업체 ‘알비온 아키올로지(Albion Archaeology)’에 의해 밝혀지게 되었다. 이 업체는 해당 지역의 주택 재개발 사업을 앞두고 2017년부터 발굴 작업을 진행해왔다.

‘알비온 아키올로지’는 성인 40명과 어린이 5명이 묻힌 작은 공동묘지 4곳을 발견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같은 가족으로 판단된다.

이 묘지들은 서기 3~4세기 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무덤에서 발굴된 유해의 오른쪽 발뒤꿈치뼈에는 못이 박혀있었다.

그리고 해당 남성이 숨지기 전 고통에 시달렸음을 암시하는 다른 상처들도 발견되었고, 그의 다리에서는 신체장애나 결박 또는 족쇄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이나 염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공동묘지들과 팬스텐턴의 로마 가도를 따라 발달한 정착지 발견은 고고학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사건입니다.”

케임브리지셔 카운티 의회의 역사 환경 팀을 대표하여 고고학자 카시아 그다니에크는 이렇게 평가했다.

한 남성의 유해가, 발뒤꿈치뼈에 못이 박힌 채 발굴되었다. [알비온 아키올로지 제공]
한 남성의 유해가, 발뒤꿈치뼈에 못이 박힌 채 발굴되었다. [알비온 아키올로지 제공]

“로마 시대의 매장 풍습의 매우 다양했으며, 사전 혹은 사후 사지절단의 흔적들은 가끔 발견되었지만, 십자가 처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울프선칼리지 골상학자(뼈 전문가) 코니 두히그는 “유해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못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나는 거의 독보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로 로마 제국 변방에 위치한 이 작은 정착지의 주민들조차 로마의 가장 잔혹한 형벌을 피해갈 수 없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케임브리지셔 카운티 의회는, 코니 두히그 박사의 연구 결과 이 시기 십자가 처형 가능성을 나타내는 유적들은 이탈리아 가벨로의 라라르다, 이집트 멘데스, 예루살렘 북부 기브앗하미브타르에서 발굴된 유해들뿐이라고 밝혔다.

두히그 박사는 이들 중 예루살렘 유적만이 십자가 처형의 흔적을 확실히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 예루살렘 유해는 이번에 팬스텐턴에서 발굴된 것과 완전 똑같이 오른쪽 발뒤꿈치에 못이 박혀있다.

카운티 의회는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십자가 처형 뒤 재사용 또는 폐기하기 위해 못을 제거했지만, 팬스텐턴의 경우에는 못이 구부러져서 뼈에 박혀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굴에서는 범랑 브로치, 동전, 장식된 도자기 및 동물뼈를 비롯한 수많은 품목들이 함께 출토되었다.

커다란 건물과 관청 마당 또는 도로의 흔적은 이 유적지에서 상거래가 이뤄지고 부가 축적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카운티 의회는 말했다.

카운티 의회는 이번 발굴 결과를 전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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