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테크] 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 디바이드'…노인은 서럽다
[Think 테크] 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 디바이드'…노인은 서럽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12.11 10:01
  • 수정 2021.12.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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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경기도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점이었다. 점심시간 식사를 위해 식당 입구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8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QR코드 인증 때문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직원이 급하게 뛰어와 전화번호 인증 방법을 알려주면서 해결되나 싶었다. 하지만 이번엔 키오스크 기계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결국 "젊은이! 나 좀 도와줘요"라며 직원을 호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상이 변했다. 감염 추적을 위해 어딜가든 QR코드 인증을 필수로 해야 한다. 최근엔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과 위드 코로나로 감염자가 5000명을 돌파하면서 백신 2차 접종 확인서까지 보여달란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선 카카오, 네이버, 국가기관 앱인 '쿠브'(COOV)를 필수적으로 실행해야만 한다. 

회사들은 비대면 업무를 위해 화상 회의 및 가상공간에서 미팅을 진행한다. 물건을 구매할 땐 사람들의 손때가 탄 현금을 주고받기 보다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언택트 결재를 실시한다. 스타벅스는 아예 현금을 안받는 매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삼성동 코엑스몰에 완전 무인매장을 설치했다.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기업들 및 무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두고 '황금기'라고 부를 정도다. 그럴수록 각종 스마트 앱·디지털과 담을 쌓고 지내온 노인들은 곤욕스럽다.

과거에도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디지털 디바이드'의 우려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디바이드의 격차가 이처럼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디지털 디바이드란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신조어로 경제적·사회적 여건 차에 의해 발생하는 정보격차를 의미한다. 정보격차가 심화되면 추후 사회계층의 단절까지 이어질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우리나란 최근에서야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분위기지만, 스웨덴은 코로나 전부터 일찌감치 '디지털 디바이드' 심각성이 두드러진 국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스웨덴 정부가 '2023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시민들은 식당·카페·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에도 현금 결재가 불가능해졌다. 곳곳에 설치됐던 현금 인출기도 점점 사라지면서 혹여나 현금을 뽑아야 하는 날엔 40분간 기차를 타고 인출기가 있는 옆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아예 엄지와 검지 사이 마이크로칩을 심는 스웨덴 시민들도 등장했다. 칩을 심은 시민은 리더기에 손등만 갖다대면 자동 결제를 할 수 있다. 침에는 결제 정보들이 담겨 있어서 현금·스마트폰·신용카드 등이 일체 필요 없다. 시대가 이처럼 가파르게 변화하자 핀테크 등 신기술에 익숙치 않은 스웨덴 노인들은 '기본적인 결제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초 자본과 신용이 부족한 빈곤층 또는 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스웨덴의 현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엿보인다.

언택트와 비대면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빈곤층·학생들을 아우를 수 있는 '디지털 포용성' 확대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디지털 포용성이란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을 어느 수준으로 연구하고 사회와 얼마나 공유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연합체 WBA(World Benchmarking Alliance)가 지난해 처음 평가하면서 알려졌다. 세계 글로벌 기업 중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디지털 포용성 평가'서 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기업 중에선 1위다. ESG를 외치는 국내 수많은 전자, IT업계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은 동전의 양면처럼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면서 "디바이드를 완화하는 방법은 계층 간 새로운 경로·소통 촉진·공감 등 3C를 강화하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 속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계층간 분열을 치유하고 사고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디지털을 채택하는 발상의 전환을 실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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