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월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정치와 스포츠의 함수
[WIKI 월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정치와 스포츠의 함수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2.17 06:10
  • 수정 2021.12.18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공식화(CG) 연합뉴스
미국,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공식화(CG) 연합뉴스

2022 동계 올림픽 개최국 중국이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 여러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의 풍파를 겪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신장 위구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 행위를 보이콧의 주요 이유로 들고 있다.

인권 단체들과 서방 정부들은 신장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집단 학살을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며, 신장 지역 수용소들은 위구르인들과 그밖의 무슬림들의 재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내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 또 최근에 벌어진 테니스 선수 펑솨이 사건 역시 보이콧의 이유로 내세워지고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펑솨이는 중국의 최고위급 관료 장가오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져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그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폭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의혹을 일으켰다. 중국 당국은 펑솨이 사건에 대해 ‘악의적 추측’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몇몇 서방국가들에게 이러한 움직임은, 선수단 자체를 아예 보내지 않음으로써 불거지는 큰 논쟁을 피하면서 문제를 힐난하기 쉬운 방법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정치인들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보내는 것은, 올림픽이 아주 중요한 위신의 문제인 시진핑 주석 하의 중국 정부에 대한 암묵적인 인정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국제 스포츠 경기를 보이콧하는 외교적 전략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3년 전 영국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솔즈베리에서 벌어진 영-러 이중스파이를 대상으로 한 신경독 노비촉 암살 시도 사건을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고, 러시아 월드컵 경기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했었다.

중국은 미국이 올림픽을 이용해 정치적 조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에 대한 맞대응을 맹세했지만,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보여지고 있지 않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이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보이콧이 그저 상징적이고 의미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림픽에 참가하고 관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낄 것이라는 게 많은 미디어 논평들의 시각이다.

‘#NoBeijing2022’ 운동을 펼치고 있는 위구르, 홍콩 등의 인권 단체 연합은 외교적 보이콧을 환영하면서도, 많은 운동가들이, 아직 멀었으며, 올림픽 참가 선수들과 후원 기업들, 대형 방송사들도 중국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대량 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국가에 대한 완전한 보이콧이 현 시점에 적절한 것이 아니라면, 언제가 적절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자테니스연맹(Women's Tennis Association, WTA)는 펑솨이의 안전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에서 중국에서 대회를 열지 않겠다는 강력한 보이콧을 행사해 서방 국가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처럼 스포츠 조직이 중요한 상업적 시장의 의미가 있는 국가에 이렇게 강한 저항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올림픽 참가를 거부하는 것은 비난의 중심에 있는 중국의 만행을 전 세계에 더욱 일깨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올림픽을 위해 몇 년을 준비한, 정치와 상관 없는 선수들에게는 부당한 일일 수 있다는 주장도 크다.

보이콧 운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냉전시대 1980년과 1984년 올림픽 보이콧이 정치적 영향을 크게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저 선수들만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와 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저항으로 일어난 스포츠 보이콧들을 예로 들며, 이러한 접근법이 국가의 통치자들을 압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이콧보다는 스포츠 경쟁으로 가치있는 스포츠 외교의 기회를 만드는 것과 함께, 한편에서는 국제적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중요 이슈로 있고, 동성애가 불법인 곳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참가 논란에 대해 내세우는 축구협회(FA)의 주장이다.

FA는 최근 “변화는 다른 이들과 공동으로 협력함으로써 최대로 성취되는 것이므로, 이 국가에서 인권과 관련한 우리 자체의 도전이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 우리가 계속 올바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또한 다가오는 월드컵의 유산으로서, 카타르의 국경과 인권 문제가 여전히 있는 주변국들을 넘어선 진정한 변화로 이끌 수 있는 대화와 참여의 기회를 우리는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BBC는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2014년 러시아 동계 올림픽,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이러한 과정이 있어왔다는 증거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또한 선수들과 대다수의 정부들, 스포츠 팬 들이 보이콧에 큰 흥미가 없는데도,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간 점점 더 많은 선수들이 인종차별, 여성의 권리, 정신적 고통, 환경 문제까지,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이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BBC는 지적했다.

최근 조금 완화되기는 했지만, IOC는 여전히 올림픽 선수들이 대회 기간 동안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것을 강력하게 금하고 있다.

보도와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지만, 외신 기자들에 대한 검열과 위협으로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국가에서 선수들이 그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분석이 강하다. 특히 WTA 회장 스티브 사이먼은 최근, “2022년 중국에서 대회를 열 때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가 직면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비난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리 없을 가능성이 크다.

보스턴 셀틱 소속의 NBA 선수 에네스 칸터는 지난 10월 티벳 독립 운동을 지지하고 시진핑 주석을 비난하는 표현을 했다가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그의 이름이 삭제되고 셀틱스의 경기가 중국 내에서 중계되지 않게 되는 역습을 당했다, 2019년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아스날 소속이었을 때 위구르 문제를 부각시켰다가 아스날 경기가 중국에서 방송되지 않은 일이 있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둘러싼 논란은 IOC와 개최국들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강화시켜왔다.

최근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와치(Human Rights Watch)는, 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가 펑솨이와의 영상 통화로 그의 안전에 대한 의혹을 해소시키려 한 것에 대해 IOC와 중국의 합작이라는 비난을 했다. IOC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부인했고, ‘조용한 외교’라는 변론을 내세웠다. 

중국의 인권에 관한 기록이 어떻게 올림픽의 가치와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IOC의 오랜 위원인 딕 파운드는 베이징을 개최국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고,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자신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공영 라디오 방송 도이치란트푼크(Deutschlandfunk)를 통해 “내가 모른다는 것에 대해 나를 질책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IOC는 정치적 변화를 불러오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개최국을 지정할 때, 그 국가의 정치적 목적을 지지하는 것을 나타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비판가들은 완전히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IO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IOC가 촉진한 남북한의 회담을 예로 들었다. 또한 이들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이용해 러시아와 자신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개최국 지정을 자신들이 하지 않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혼란스러운 입장이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