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랑도 칼럼] 잘못된 성과주의 문화가 기업을 망친다... 성과주의 문화, 성과평가 그리고 성과급주의
[류랑도 칼럼] 잘못된 성과주의 문화가 기업을 망친다... 성과주의 문화, 성과평가 그리고 성과급주의
  • 류랑도 칼럼
  • 승인 2021.12.18 06:08
  • 수정 2021.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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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랑도 한국성과코칭협회 의장 /경영학 박사, (주)성과코칭 대표
류랑도 한국성과관리협회 의장

‘성과주의 문화’는 고객중심의 저성장 시장구조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국내기업과 공공기관들의 생존전략의 핵심화두가 되어 90년대말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났다.

최근에는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등 정부주도의 노동개혁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모든 조직과 개인에게 ‘성과’라는 키워드는 더욱 절박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올바른 성과주의 문화 정착에 대해서는 실무자도, 리더도, CEO도 오해와 불만이 끊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일과 평가가 따로 분리되어 페이퍼워킹에 그치는 등 성과주의를 연말마다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평가제도의 형식적인 절차와 성과보상제도적인 차원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배경에는 성과주의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운영이 한 몫하고 있다.

성과주의 문화를 결과주의, 실적주의 문화로 왜곡 사용

성과주의를 ‘결과주의’, ‘실적주의’, ‘서열적 경쟁주의’로 잘못 해석하는 조직들이 많다. 사람들은 '성과'라고 쓰고 '결과'라고 읽는데, 사실 ‘성과’를 측정하거나 평가하려면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서로가 합의한 상태적 목표가 전제되어야 한다. 본래, 성과(成果, Performance)는 ‘목표한 것을 실행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다.

성과를 한자로 풀이해 보면 ‘완성된 결과물’로써, 의도적이고 혁신적이고 기획적이며 주체적인 생산활동의 목적달성물이다. 여기서 ‘의도적이고 혁신적이고 기획적이며 주체적인 생산활동의 목적달성물’이라는 정의가 붙는 이유는 성과를 모르면 실행방법을 결정하지 못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데 필요한 일정과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과에는 일을 하기 전에 책임져야 할 결과물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알고 시작한다는 ‘목표에 대한 사전事前합의’, 그리고 ‘성과를 책임진 조직이나 실무책임자가 실행전략과 방법에 대한 주체적 의사결정을 한다’, 즉 ‘권한위임’이라는 2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반면에 ‘결과’는 목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일이 마무리된 상태를 말하며, ‘실적’이란 과제 실행을 위해 노력한 행위 결과물을 말한다. 실적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과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성과는 필연이 만든 결과물이고 결과는 우연이 만든 결과물이며, 성과는 반복적 재생산이 가능하지만 결과는 반복적 재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면에서 서로 다르다. 

성과주의 문화를 성과평가와 성과급주의와 동일시하다

지금껏 성과주의나 성과관리라고하면 차등적 평가보상시스템을 위한 서열화, 등급화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무늬만 성과주의지 실질적으로는 상사 중심의 지시통제 방식에 기반을 둔 결과지상주의다. 결과에 이르는 과정과 사람을 중시하기보다는 최종 결과가 가치판단의 유일한 기준이기 때문에 배타적 경쟁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너’보다는 ‘내가’ 먼저 살겠다는 식이다.

상대방이 잘못되어야 자신이 살아남는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배타적 경쟁시스템에서는, 단기 실적에만 집착하고 금전적 보상에 치중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성과주의는 사람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성과주의와 결과주의를 제대로 구분하여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지 못하면 일하는 방식과 평가와 보상 등 인사제도에서 가고자 하는 본래의 방향성을 잃고 만다.

진정한 성과주의 문화란?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해 누군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간에 합의된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패턴이 있다. 이것을 ‘조직문화’라고 하는데, ‘성과주의 문화’란 일하기 전에 성과중심으로 일의 목적과 목표를 정하고 실행전략이나 방법을 실행하는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결정하여 자기완결적으로 실행한 후에 창출한 성과만큼 평가받고 처우받을 수 있도록 조직 내에서 공유된 가치와 규범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성과주의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성과에 대한 기준인 목표를 상위리더와 사전에 합의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방법을 실무책임자가 스스로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권한위임이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과주의 문화를 역할과 책임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목표와 전략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위임과 자율중심으로 일하는 문화,  평가와 성장중심으로 일하는 문화를 아우르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누군가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 실행만 하면 되던 예전에는 일의 결과물이 형편없더라도 그것에 대해 질책은 받을지언정 책임의식은 사실 부족해도 상관없었다. 반성도, 죄책감도 실무자의 몫이 아니었다.

‘나는 상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행주체자가 일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업무환경이 변함에 따라 성과의 의미도 달라졌다. 성과가 창출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은, 실행하는 당사자가 스스로 전략과 방법을 고민해서 사전에 정해놓은 목표를 가시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냈을 때다. 실행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서는 상위조직이나 리더가 통제하지 않으며, 실행 당사자 또한 리더나 다른 사람에게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 의존하지 않는다.

이러한 성과주의 문화를 회사 전체적으로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개인의 차별적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는 사회가 도래했다.

‘나 홀로 1등’이 칭송받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개인이 사회, 조직, 팀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에게 부여된 고유한 역할이 있고, 원하는 결과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완수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전체를 위해 개인이 무시되거나 무조건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집단 중심의 사회와는 다르게, 개인이 차별화된 자기완결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독립성‧개체성‧자아정체성 확립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공급과잉시대, 저성장시대에서는 무작정 ‘열심히’ 하라고 구성원들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조직 내에서 기간별로 부여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는 업무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성과주의 문화는 조직이 기대하는 자신의 ‘역할’을 탁월하게 해냄으로써 ‘책임’을 완수해내는 데에 있으므로, 구성원들이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존중받고, 실행자의 주체적인 책임과 의사결정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 개인의 품격과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지금껏 우리나라 조직에서는 ‘명령과 복종’이 미덕이었다. 시키는 대로 잘하면 칭찬받았고, 직원들을 쥐락펴락하며 일을 잘 시키는 상사가 인정받았다. 그래서 결과를 내기 위한 실행방법을 결정하는 주도권은 언제나 상사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실무자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실행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실행전략이나 실행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조직이 나서서 이러한 문화를 바꿔야 할 때다. 조직은 구성원이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몰입하여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즐거워하고 몰입하고 헌신하며, 그 일을 통해서 꾸준히 성장하게 되는 선순환과정이 지속되면, 회사와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과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보상받고 있다는 믿음이 형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차별과 무시’가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인격, 독립성에 대해 ’인정과 존중‘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수평적 역할을 강조하는 조직구조에 적합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예전 사회가 계급과 가문에 근간을 둔 기득권 중심의 수직적 계급사회였다면, 이제는 능력과 역량 근간을 둔 역할과 책임 중심의 수평적 역할사회, 인간본위의 사회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시대에는 조직의 의미가 가족이라기보다, 스포츠 팀이 조직구조와 운영측면에서 더 적합하다.

축구팀에 감독, 코치, 공격수, 수비수, 미드필더가 있듯이, 조직에서도 저마다의 역할이 뚜렷이 있다. 피라미드 조직에서는 ‘계급 중심의 수직적 조직구조’ 형태를 가지고 있는 반면, 스포츠팀과 같은 조직에서는 선수를 중심으로 ‘역할중심의 수평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제 수평적 조직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회는 물론이고 기업이나 기관과 같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 일에서의 성과는 물론 개인의 성장도 강화시킬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일을 하는 목적은 일을 위한 일이 아니라 일을 해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위한 일만 해서는 성장도 발전도 없는 소모적인 노동 그 자체일 뿐이다. 집중해야 할 목표를 결정하고 전략과 방법과 리스크요인을 사전에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심도있는 고민과 의사결정행위를 하고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주의 문화가 지향하는 목적 중 중요한 핵심은 구성원의 역량을 육성함으로써 성과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하고 조직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조직 내 시스템이나 제도가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그 제도를 수행하고 적용시켜야 하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성과도 창출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의 역량이 더 강화될 수 있을지’, 그리고 ‘강화된 역량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구성원의 성장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조직의 성과가 지속적이고 반복될 수 있다.

* 한국성과관리협회 의장, 경영학 박사, (주)성과코칭 대표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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