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 물 건너가나"…정은보 발언에 보험업계 ‘한숨’
"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 물 건너가나"…정은보 발언에 보험업계 ‘한숨’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1.12.16 17:19
  • 수정 2021.12.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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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지만 지급기준 정비해 국민부담 완화”
"강제성은 없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올리라는 눈치주기 아니냐" 지적
“자동차·실손, 3년 이상 25% 인상해야”…“올해와 비슷한 수준 인상될 듯”
발언하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김수영 기자]
16일 손보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김수영 기자]

보험업계가 내년 20%대의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인데다 내년 대선 일정까지 있어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는 보험료 인상이 전적으로 보험사들의 몫이지만 당국의 권고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여서 보험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손해보험사 CEO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손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건 어려움이 있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맞다”며 “요율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데 관심을 갖고 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정 원장은 실손 손해율 상승의 주범인 백내장 수술 및 도수치료 등 비급여 과잉의료 항목의 보험금 지급기준을 정비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국민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원장의 발언을 두고 업계에선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상 제도개선 등의 보완책으로 만족하고 적당한 수준에서 올리라는 눈치주기 아니냐"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늘어나는 실손 손해율을 감안하면 수년 간 최대치(25%)로 인상해야 하지만 제동이 걸릴 기미가 보이면서 내년에도 적자 경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안을 마련해줄테니 조금만 올리라는 것”이라며 “원래는 자동차와 실손 모두 3년 이상 최대치로 인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실손의료보험 (CG) [연합뉴스TV 제공]
실손의료보험 (CG) [출처=연합뉴스]

실손보험은 특성상 일상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다. 1·2세대 실손은 자기부담이 없거나 적다보니 보험사들은 항상 적자를 보며 밑지는 장사를 해왔다. 3세대 실손의 경우 1·2세대에 비해 자기부담금이 높고 위험손해율이 낮은 편이라 이번 인상 대상이 아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1세대 140.7%, 2세대 128.6%, 3세대 112.1%, 4세대 40.3% 수준이다. 노후·유병력자실손을 제외한 1~4세대 전체 손해율도 131.0%에 달한다.

회사가 보험료로 1000원을 받고 보험금으로 1310원씩 내주는 적자경영을 이어왔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손해율을 감안하면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긴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특히 가입자가 많은 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오르면 결국 국민 대다수의 부담이 가중되는 관계로 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상황이 더 어렵다고도 하소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는 4000만명에 육박한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결정은 원래 보험사가 결정하지만 자동차보험처럼 의무가입이거나 실손처럼 가입자가 많은 경우 금융당국이 개입해 중재자처럼 활동한다”며 “강제성은 없지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실손 보험료 인상은 정해졌다. 저희 말고도 인상 방침을 굳힌 곳이 몇몇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얼마나 오를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금융당국 방침을 보면 올해처럼 보험사가 제시한 안보다 인상률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10년 뒤 실손 적자 100조원이 넘을 것이란 보도도 최근에 나와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는 있지만 결국 금융당국과 조율하면서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보험연구원 정성희 산업연구실장은 보험료가 현재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2031년경 100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해 보험업 전반에 건전성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작년 보험사들은 20%대의 실손보험료 인상을 호소했지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연구원이 진행한 실손보험료 인상요율 관련 연구 결과에 따라 인상폭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올해 실손보험 인상은 1세대가 15~18%, 2세대는 10~12% 수준에서 이뤄졌고 3세대 실손보험료는 동결됐다. 4세대는 올해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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