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청소년 백신 접종 논란 속... 서두르는 미국 vs 주저하는 영국, 이유 보니
[코로나19] 국내 청소년 백신 접종 논란 속... 서두르는 미국 vs 주저하는 영국, 이유 보니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2.20 06:41
  • 수정 2021.12.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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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미국 청소년.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미국 청소년. [AFP=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 청소년과 미성년자 백신접종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접근법이 크게 달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에 있어 많은 부분이 같지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관점부터 사뭇 다르다.

지난 5월 미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응급 사용 승인을 16세 이상에서 12~15세로 확대했다. 해당 연령대는 모두 2회 접종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10월에는 이보다 더 낮은 연령인 5~11세로 범위를 넓혔다. 대신 이 연령대는 보다 적은 양의 도스를 접종한다. 이렇게 백신 접종 연령대가 확대된 이후 미국 소아과학회를 포함한 일부 전문가들은 더 어린 연령대에게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의 경우는, 성인들은 이미 70%의 높은 백신 접종 완료율을 보이는데도, 백신 접종 대상을 미성년자로 확대하는 것에 크게 속도를 내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영국 의약품규제청 MHRA(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는 지난 6월 12~15세를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8월에는 12~17세를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이 결정은 “이 집단에 백신 접종을 함으로써 얻는 건강이 위험보다 훨씬 크지만, 건강만을 이유로 이를 지지하기에는 이득의 폭이 너무 작은 것으로 생각된다”는 영국의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 JCVI(Joint Committee on Vaccination and Immunisation)의 조언이 있은 후, 영국 정부의 의료 책임자 4명이 결국 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JCVI가 이미 5세까지 백신 접종 연령대를 확대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으로 가디언은 해석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가 이미 오는 봄에 이 연령대까지 백신 접종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유출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미 FDA와 유럽 의약청처럼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할지 여부에 대해 MHRA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몇 달 동안 영국의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집단에 학령기 어린이들도 속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이후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이 새로운 변이가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 반응을 피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미성년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은 확실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텍사스 어린이 병원 백신 개발 연구소 소장 피터 호테즈 박사는 “지난 여름 델타 유행은 코로나19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대단히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확인시켜 줬다”라고 말했다.

호테즈 박사는 "영국의 결정이 아마도 미국의 경험과는 다른, 지역 데이터에 기반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미성년자 백신 접종 [연합뉴스]
미성년자 백신 접종 [연합뉴스]

다른 미국의 전문가들도 어린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은 이 연령 집단이 코로나19를 고령층 등의 더 위험한 집단으로 옮기는 질병 저장고가 되는 것을 막는 수단이 된다며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JCVI는 젊은 층에 아주 드물지만 심근염 등 백신과 관련해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JCVI는 또한 청소년 대상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그 외 다른 학교 면역 프로그램들의 전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시 중증으로 갈 위험이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낮기 때문에, 다른 집단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의 타당성은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했고,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2-15세 백신 접종이 전파에 주는 영향의 불확실성을 봤을 때,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JCVI에 있던 한 전문가는 아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는 것보다 자연 감염을 통해 면역 기능을 얻는 게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이 미성년 집단의 감염과 입원, 사망을 줄인다는 모델이 있음에도 JCVI가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승인을 주저하는 것에 대해 완전히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소아 보건 연구소 청소년 보건학 교수이자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비상 과학 자문단에 속해 있는 허셀 바이너는, 미국과 영국이 미성년자 접종에 대해 왜 다른 접근법을 보이는지 문화적 차이 등 여러 이유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친-개입주의이고, 영국은 잠재적 해로움에 대한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너 교수는 미국은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 피해가 크다며, “미국의 보건 시스템은 우리와 달리 취약 계층과 빈곤 계층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다른 여러 국가들이 팬데믹 상황에 잘 대응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우리는 아이들과, 심각한 질환에 대해서는 잘 대처해 왔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의 핵심적인 차이는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아플 경우 부모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또한 미국은 성인들 사이에서도 접종률이 비교적 낮고, 이것이 팬데믹을 막기 위해 아이들 접종으로 몰고 가는 것일 수 있는 것이라고 한 JCVI 관련 어느 정보원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영국도 결국 미국과 같은 결과에 도달할지, 오미크론이 정책을 얼마나 바꿀지, 지켜봐야 할 점들이 남아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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