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재계 결산] 조원태 체제 구축한 한진그룹, 여객 대신 화물로 위기 돌파
[2021 재계 결산] 조원태 체제 구축한 한진그룹, 여객 대신 화물로 위기 돌파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12.28 07:44
  • 수정 2021.12.2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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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업 집중한 대한항공…3분기 영업이익 30.5%↑
계열사인 진에어는 실적 개선 수혜 못받아 여전히 적자
ⓒ한진칼
ⓒ한진칼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현 한진그룹의 상황이 이와 같다. 항공운송부문이 주력 사업인 한진그룹은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발생한 이후 승객이 급격히 줄아들자 육상운송부문 비중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한진그룹 매출액은 올해 3분기 기준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다만 LCC 중심의 계열사인 진에어는 DNA를 개선하지 못해 여전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정리하고 수장에 오른 조원태 회장은 유상증자·기내면세품 양도 등을 통해 침채된 재무상황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가운데 대한항공, (주)한진, 진에어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사업은 앞서 언급했듯 항공운송부문이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치우친 비중을 보여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한진그룹이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단 의미다. 항공운수사업은 지난해 7조140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4조6000억 원이 깎였다. 이외에도 항공우주산업 -1800억 원, 호텔사업 -1100억 원, 항공기엔진수리 등 기타사업 -400억 원 등 줄줄이 악몽같은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항공 부문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한진그룹의 꽉 막힌 숨통을 트이게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유휴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투입하고 화물기 가동률을 높였다. 대한항공은 한 발 더 나아가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국내 최초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행하는 결단을 내리며 빠른 선택과 집중을 실행했다. 대한항공은 그 결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조4003억 원, 영업이익은 30.5% 증가한 3132억 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 역시 340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해운 물류 정체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이 쌓은 화물 경쟁력이 현 상황에서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진에어 매출액 및 영업이익 ⓒ한진칼

반면 계열사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진에어의 경우 여객 매출이 대부분으로 화물 실적 개선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하면서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위드 코로나가 선포되면서 지난 11월28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에서 주 4회로 증편하고, 여행 심리가 회복되는 추세에 따라 태국 방콕,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코나키나발루 등의 운항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등장하면서 다시 고꾸라지는 모양새다. 

진에어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총 606억 원, 영업손실은 445억 원으로 파악됐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47억 원 줄어들긴 했으나, 순손실은 58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128억 원이 더 늘었다. 자본총계는 3분기 기준 -19억8900만 원, 결손금은 2924억89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위기감을 느낀 진에어는 완전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 11월 유상증자로 1238억 원 조달에 성공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오미크론 출현 및 각 국의 봉쇄령 조치 등의 현 추세로 살펴봤을 때, 항공운송의 비우호적 환경이 단기간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저조한 실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느때보다 치열한 한 해를 보낸 한진그룹은 불행 중 다행히도 지난해와 동일한 등급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한진은 올해 NICE 신용등급평가원으로부터 각각 BBB+/N, BBB+/S를 받았다. NICE신용등급평가원은 대한항공이 화물부문의 공급부족 상황이 유지되면서 비교적 양호한 영업실적을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객부문 위축이 지속되고 화물운송공급의 점진적 증가에 따른 운송단가 하락은 영업실적 하락 리스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진
ⓒ(주)한진

(주)한진은 올해 택배부문의 비용증가에 대응한 택배단가 인상을 통해 영업수익성 회복이 전망되고, 대규모 투자가 계홱돼있으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투자자금 소요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해 1분기 택배근로자 보호대책 시행에 따른 비용증가로 택배부문 영업적자가 발생하면서 영업실적이 저하됐다고 판단돼 등급 상향 판정을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한진그룹은 자사 핵심 기업인 대한항공의 수익성 회복 정도 및 재무안전성 개선 여부에 따라 내년 그룹의 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면서 "대한항공은 향후 향후 화물부문을 통해 영업실적 개선 및 재무안전성 변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주)한진은 택배부문 영업실적 회복 및 대규모 투자 대응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이어 "아시아나 인수합병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도 한진그룹 입장에선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며 "여객 운송 사업에 대한 회복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누적 결손금이 1조2270억 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짐에 따라 내년 항공 사업이 활기를 띈다면 전세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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