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건설·부동산 결산上] 건설업계 올해 주요 키워드는?…‘친환경‧ESG경영·사업 재편’
[2021 건설·부동산 결산上] 건설업계 올해 주요 키워드는?…‘친환경‧ESG경영·사업 재편’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1.12.31 08:16
  • 수정 2021.12.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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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건설업계는 2021년 격동의 한해를 보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자 사업재편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것이다. 기존 경영방식 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진 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와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 등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굵직한 M&A도 쏟아져 나오고. 사건·사고도 많았다. <위키리크스한국>이 건설부동산 분야 주요 키워드를 총결산해봤다. 

◆ 주요 건설사, 너도나도 경영 화두로 외친 ‘ESG 경영’

주요건설사들이 올해 경영 화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꺼내들었다. ESG경영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다. ESG경영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직결되는 데다 12월 평가를 거쳐서 획득한 ESG 등급은 신용평가에도 반영된다. 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 평가에 ESG를 참고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까지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ESG를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그에 맞게 조직과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모두 ESG 관련 조직을 마련했다. 앞서 DL이앤씨는 2017년 일찌감치 ESG 전담팀을 신설했으며, 현대건설 역시 2018년 투명경영위원회를 도입해 ESG 관련 의사결정에 대한 심의를 맡고 있다. 올해는 삼성물산·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SK에코플랜트 등 8곳이 ESG 관련 조직을 갖췄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11월 기업지배구조원이 국내 상장 건설사들 중심으로 발표한 ESG 평가 통합 등급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은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10대 건설사 모두 A등급을 받은 것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 중에는 A등급을 받은 곳이 거의 없었다. 태영건설‧아이에스동서‧신세계건설‧일성건설‧DL건설‧한라‧벽산 등 모두 B등급을 받았으며 금호건설‧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SGC이테크건설‧계룡건설 등은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출처=중흥건설]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출처=중흥건설]

◆ 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단숨에 건설업계 3위 올라서

중흥그룹이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마무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12월 초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매각 대금 지급 절차만 진행하면 된다.

대우건설 인수 구조는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중흥토건이 대우건설 지분 40.60%, 부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중흥건설이 10.15%를 인수한다. 그룹은 재계 서열 47위에서 21위로 훌쩍 상승한 것이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한 대우건설과 17위 중흥토건, 40위 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가 된다. 동시에 오랜 해외사업 경험과 정보력을 지닌 대우건설을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 등 몸집 키우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 광주 학동 재개발단지 붕괴…불법 재하도급이 야기한 참극

지난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지상 5층·지하 1층)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철거중이던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사망 9명·부상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

승하차를 위해 승강장에 정차중이던 54번 시내버스와 승객 17명이 매몰됐고, 일대는 폐건물 자재가 도로 곳곳을 나뒹굴며 차량 정체가 빚었다. 건물 붕괴원인은 비용 절감을 위한 무리한 공사 강행이다. 9명이 숨진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부실 공사의 문제에서 끝이 아니다. 애초 50억 원이었던 철거 공사비는 불법 재하도급과 이면 계약을 거치며 5분의 1로 깎인 것이다. 해체계획서는 부실한 데다 지켜지지도 않았고, 공사 감리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사가 미진한 상태다. 송치된 9명을 제외하고는 관련자 처벌은 해를 넘기게 됐다. 현재 경찰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이들을 1차 수사해 9명(5명 구속)을 송치해 재판이 진행 중이며, 계약 관련 등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2차 수사는 해를 넘겨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 역시 광주 재개발 참사와 관련 사고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SK에코플랜트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 [출처=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 [출처=SK에코플랜트]

◆ 신성장 먹거리 찾아나선 대형건설사, M&A‧친환경 사업 전환

올해 주요 건설사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모습이다. 사업구조 재편과 조직 개편이 잇따랐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SK에코플랜트다. 이곳은 지난 5월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해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다.

ESG가 시대적 추세인 만큼 단순히 건설사가 아닌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M&A도 활발하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처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지난해 종합 환경 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6000억원을 들여 폐기물 업체 7곳을 인수했다. 건설 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해상풍력 발전시장 선점에도 공들이는 모습이다. 약 4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DL그룹 사업 재편도 빼놓을 수 없다. DL그룹은 올해 1월 지주사 DL홀딩스, 건설 회사 DL이앤씨, 석유화학 회사 DL케미칼의 지주사 체제로 운영된다. DL그룹은 그동안 건설·석유화학 부문을 통합 운영하다 보니 사업별 투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옛 대림산업을 DL홀딩스와 DL이앤씨로 분할하고, DL홀딩스에서 DL케미칼을 분할한 것이다.

DL이앤씨는 분할 이후 디벨로퍼 역량 강화 및 신사업 추진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디벨로퍼 사업이란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 발굴‧자금 조달‧건설 후 운영까지 도맡다보니 단순 도급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 이 외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수처리 등 ESG 경영을 이어가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CG. [출처=연합뉴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CG. [출처=연합뉴스]

◆ 치열했던 도시정비사업 수주…블루오션된 ‘리모델링 사업’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가장 성과가 컸던 곳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5조 클럽 반열에 올라섰으며,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4조 클럽과 3조 클럽에 입성하며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리모델링 시장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도 한 몫했다. 정부당국이 집값 상승 우려로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풀지 않자 올해 리모델링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폭발적으로 팽창한 것이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신규 분양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이유로 리모델링 시장에 집중하지 않았지만.신축·구축 아파트의 가격 차이 등으로 구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김포 장릉에서 바라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김포 장릉에서 바라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 왕릉뷰 침해가 촉발시킨 인천검단신도시 아파트 철거 논란

문화재청 심의 허가 없이 김포 장릉에 건립된 이른바 '왕릉 경관 훼손' 침해 논란에 휩싸인 아파트 철거 논란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결국 소송전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 측이 대방건설에 이어 대광건영, 금강백조 등 김포 장릉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준 데다 문화재위원회마저 최근 심의절차 보류를 결정한 하면서다.

이번 사태가 촉발된 것은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면서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지 않고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 인근에 건설 중인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9월 검단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건설 중인 대방건설과 대광건영, 금성백조 등 3곳 건설사를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포함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련 규정에 입각해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된 만큼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며,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로 지정돼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의 하나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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