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랑도 칼럼] 평가시스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국내 기업 평가제도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류랑도 칼럼] 평가시스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국내 기업 평가제도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 류랑도 칼럼
  • 승인 2022.01.04 06:21
  • 수정 2022.01.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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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노사협력의 길 [사진=연합뉴스]
4차산업혁명시대 노사협력의 길 [사진=연합뉴스]

왜 평가시스템에 주목해야 할까?

구성원들을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특히, 평가결과가 기업의 성과나 인재육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지 의구심과 불평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다양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평가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만족하는 사람보다 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평가결과로 인해 조직에 대한 몰입과 애착심은 낮아지는 평가대상자들이 생겨나고 평가자 역시 평가를 위해 투입하는 노력과 시간에 회의감마저 든다고 토로하는 부작용까지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국내 기업의 평가시스템이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부여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자들은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평가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평가대상자들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여  평가시스템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구성원의 역량 발휘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왜 국내 기업들 사이에 평가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첫째, 평가에 대한 본질이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평가란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실행되는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그리고 평가란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인재상을 알려주고, 각 직책수행자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가치를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는 조직 혹은 개인의 성과목표 달성도와 역량 발휘 정도 그리고 목표달성과정이라는 통합적 매니지먼트를 목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근무태도를 대상으로 서열을 정하고자 하는 ‘평정’기법이나, 직무수행에 필요한 업무지식이나 스킬, 경험과 같은 능력요건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고과’기법과도 명확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평가기간에 닥쳐서 단순한 실적 체크를 통해 평가대상자들의 태도나 개인자질 등을 근거로 서열 매기기에 급급하다면, 평가대상자에 대한 최근 기억과 감정이 섞여서 주관적인 ‘평정’이나 ‘고과’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즉, 평가의 본질과 필요성에 대한 부족한 이해가 평가를 평가기간에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형식적인 절차와 제도적인 차원으로만 인식하게 된 화근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류랑도 한국성과코칭협회 의장
류랑도 한국성과코칭협회 의장

둘째, 평가기준을 사전에 명확하게 합의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기업의 평가기준을 분석해보면 얼마나 많은 업무수행을 할 것인지 인풋 중심의 평가기준이나 굳은 맹세, 의욕만 앞세운 슬로건 같은 평가기준으로 가득 차 있곤 한다. 이처럼 추상적인 평가기준을 정해 놓으면 일 따로 평가따로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쓸데없는 인력과 예산이 낭비되기 마련이고, 평가기준이 막연하고 평가결과가 평가자인 상사에 의해 좌지우지되다보니 목표의식이 희박하고 명확한 동기 부여가 어렵다.   

평가기준을 사전에 수치화하라는 것은 일을 지시하는 사람(평가자)이 갖고 있는 일의 목적이나 그 일이 시작된 배경을 일을 실행할 구성원(평가대상자)들과 명확하게 공유하고 하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일을 통해 기대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숫자로 나타내어 평가자나 평가대상자간에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의미는 사라지고, 실행횟수나 투입시간 등의 실행여부를 확인하는 단순히 평가를 위한 평가기준으로 평가표가 채워지고 있다.

셋째, 상대평가 기반의 지나친 경쟁구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1980년대 잭 웰치가 이끌던 GE에서 구성원들을 강제로 순위로 평가하는 제도가 국내로도 널리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치열한 내부 경쟁을 강요하게 되었다. 특히 우리는 외환위기(IMF)를 겪는 시점을 전후하여, 단기성과 중심의 경영성과를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내부 경쟁은 점차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지나치게 결과만 중시한 나머지, 전체 구성원을 1등에서 꼴등까지 일렬로 늘어놓는 순위경쟁에만 열을 올렸다. 이렇게 상대평가로 순위만 가르다 보면, 모든 구성원들이 발전하기 보다는 매일 ‘도토리 키 재기’처럼 서로 견제하고 싸우는 데만 급급하며 적대적인 긴장감이 쌓이게 된다.

실제로 경영 구루인 에드워드 데밍은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가 단기 성과주의를 촉진하며, 장기 계획수립을 저해한다. 조직 내 두려움을 촉발하며, 팀 워크를 저해하고 내부 경쟁과 사내 정치를 조장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구성원들의 성과에 따라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분류하여 당근과 채찍을 통해 동기부여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상대평가로 인해 구성원들 사이에는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고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이 저하되거나 평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이직으로 이어지게 된다.

* 한국성과관리협회 의장, 경영학 박사, (주)성과코칭 대표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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