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시장 잡아라”…차세대 건설 산업 ‘프롭테크’ 전망 [2022 건설업계 기상도]
“10조 시장 잡아라”…차세대 건설 산업 ‘프롭테크’ 전망 [2022 건설업계 기상도]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1.06 07:09
  • 수정 2022.01.0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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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메타버스 대세되자 ‘프롭테크’ 눈독…견본주택 패러다임 빠르게 변화
오프라인 위주였던 ‘모델하우스’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전환…버추얼 가상공간 구현
롯데건설, 주택사업 역량 확대 차원 ‘프롭테크 기술’ 도입…직방·데이턴노이즈와 협업
대우건설·부동산114, ‘부동산 통합정보시스템’공동 개발…분양가 산출해 시장 고도화
우미건설· 동부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잇따른 ‘프롭테크’ 열풍…사업 범위 다각화 차원
프롭테크가 구현할 부동산 산업의 미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프롭테크가 구현할 부동산 산업의 미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분양을 앞두고 새삼 낮설어진 '견본주택' 풍경을 실감하게 된다. 프롭테크 기술이 부동산 시장을 파고들면서다.

건설업계 내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프롭테크 도입을 통해 견본주택 트렌드가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건설사들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고자 오프라인 중심의 실물 견본주택이 아닌 사이버 견본주택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프롭테크 기술이 있어서 가능했다..    

도입 초창기만 하더라도 실물 모델하우스를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제는 평면도 입면도 천장도 등 설계정보를 토대로 아예 가상공간을 보여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기술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생생하게 견본주택을 둘러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건설업계 평가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VR(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접목시킨 부동산 서비스다. 최신 기술의 등장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롭테크와 같은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나노사회에 맞춰 가장 성장이 유력시되는 분야가 프롭테크(Proptech, 정보ㆍ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로 입을 모은다. 개인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다른 만큼 온라인을 통해 얼마만큼 꼼꼼하고 섬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에 따라 사업 성패여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 규모는 2016년 18억2300만달러에서 2019년 90억1500만달러로 커졌다. 3년 간 5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프롭테크 산업 생태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프롭테크맵’. [출처=프롭테크 포럼]
프롭테크 산업 생태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프롭테크맵’. [출처=프롭테크 포럼]

프롭테크에 투자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2018년 26개에 불과하던 한국프롭테크포럼 가입사가 올해 284개로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11월 프롭테크를 유망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공공 시범사업을 통한 신규사업 개척 유도와 정책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식의 정책적 인센티브를 포함시킨 것이 골자다.

건설사들도 하나둘씩 부동산과 기술이 결합된 ‘프롭테크’ 기술 도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프롭테크 시장에 가장 공들이는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 직방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이는 디지털전환(이하 DX)에 속도를 높여 주택시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와 무관치 않다.

이후 ‘직방’과 협력한 데 이어 그해 11월에는 프롭테크 기업인 ‘데이터노우즈’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데이터노우즈는 ‘데이터는 답을 알고 있다’라는 의미를 지닌 회사명처럼 빅데이터 분석으로 부동산의 가치와 시세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벤처기업이다.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취합하고 AI(인공지능)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인 ‘리치고’를 개발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건설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활성화에 나선다. 메타버스를 통해 구현한 가상공간 속 롯데건설 본사 이미지. [출처=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직방과 손잡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활성화에 나선다. 메타버스를 통해 구현한 가상공간 속 롯데건설 본사 이미지. [출처=롯데건설]

롯데건설은 데이터노우즈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도입해 향후 발생할 리스크 등을 분석, 사전에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지역 별 특성에 맞는 정보를 도출해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데이터노우즈가 선보인 리치고 앱은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한 과학적, 종합적인 판단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정확한 시장분석을 기반으로 부동산 미래를 예측하고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해 주택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 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해 한단계 진화한 ‘사이버 견본주택’ 도입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건설은 '코로나19'로 견본주택 방문이 힘든 소비자들을 위해 업계 최초로 실감형 사이버 견본주택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 유니트만 구현하던 3D사이버 모델하우스와는 달리 견본주택 전체를 가상현실로 구현한 것이다.

또한 항공 촬영 기능을 적용해 주변 입지와 단지 배치도 살펴볼 수 있으며, 실물 견본주택에서는 볼 수 없는 미건립 가구도 실제처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114와 손잡고 부동산 통합 정보 시스템(DW-RIS)을 공동 개발해 업무에 활용 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부동산 통합 정보 시스템은 다양한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구현해 간단한 조작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입주 시기·시세·분양 등 기본적인 주거 관련 정보를 체크할 수 있으며, 청약 정보·인구 정보·경제 현황·부동산 정책 정보 등의 다양한 정보를 GIS 기능을 통해 지도상에서 육안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건설업계 내에서 지역 등급·분양가 산정 기능을 유일하게 도입해 시장 분석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이 부동산114와 손잡고 ‘부동산 통합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이 시스템을 통해 적정 분양가를 산출하고 있는 모습.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부동산114와 손잡고 ‘부동산 통합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이 시스템을 통해 적정 분양가를 산출하고 있는 모습. [출처=대우건설]

특히 지역 등급 평가는 평가 모형을 구축해 읍면동 단위로 유망 지역을 선별할 수 있고, 분양가 산정 기능을 통해서는 특정 사업지를 놓고 몇 번의 버튼만 누르면 적정 분양가 산출이 한 번에 이뤄진다. 빠른 시간 내에 수십 개에 달하는 사업지의 적정 분양가를 확인할 수 있어 주택사업의 주요 파트너사인 디벨로퍼 기업은 물론 금융사들과의 협업에 유용한 판단 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활용,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은 빅데이터 전문 기업 바이브컴퍼니와 지난 1월 'AI 기반 건축자동설계 기술'을 보유한 '텐일레븐'에 동시 투자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투자 금액은 텐일레븐 전체 지분의 6%다. 텐일레븐은 호반건설과 이 회사의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가 지난 2019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이다. 2014년 설립돼 사업지의 지형, 조망, 건축 법규 등을 분석해 최적의 공동주택 배치 설계안을 도출하는 AI 건축자동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미건설은 지난 2020년 프롭테크 기술 도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종합부동산회사로 도약을 선언했다. [출처=우미건설]
우미건설은 지난 2020년 프롭테크 기술 도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종합부동산회사로 도약을 선언했다. [출처=우미건설]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우미건설과 동부건설 약진이 두드러진다. 건설사업에 기반해 사업범위를 프롭테크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우미건설은 일찌감치 프롭테크 기술을 도입해 사업영역에 활용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과 함께 사물인터넷 기술,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에 특화된 IT 전문 투자회사인 브리즈인베스트먼트 펀드에 직접 출자한 것도 프롭테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입주한 ‘파주운정 우미린 더퍼스트’는 프롭테크 기술을 도입해 선보인 아파트다. 이 곳에서는 집 밖에서 창문을 열지 않고서도 아파트 내부 환기가 가능하다. 각 방 벽에 부착된 온도 조절기를 건드리지 않아도 모든 방에 대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등 회사가 자체개발한 앱을 활용해 원격으로 주거생활 기능 모두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기존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경영해왔던 방식을 넘어서서 부동산 금융투자, 자산관리 프롭테크 투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아예 ‘2025 버추얼 동부’라는 슬로건 아래 프롭테크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공사 현장에서 드론을 적극 활용해 안전과 품질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다. 열화상 카메라가 달린 드론의 촬영 영상을 분석하면 콘크리트 벽 속 누수를 빠짐없이 체크, 시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문제를 선제적이고 지속가능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진유 한국주택학회 프롭테크빅데이터연구소장(경기대 교수)은 “프롭테크는 사업자 입장에서도 그렇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편의성에 입각한 최적화된 기술인 만큼 (기술도입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수요자 관점에서 보자면 아파트를 분양받기 전에 자기 아파트 층에서 어떤 뷰가 보이는지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어 훨씬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선제적으로 도입한 프롭테크 기술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제약을 없애고 집을 이용하고 고르는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프롭테크 산업 사정에 밝은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코로나로 인해 견본주택(모델하우스) 패러다임이 오프라인 중심에서 버추얼 공간 중심으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 건설·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부터 소비시장의 문화까지 가상전환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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