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오미크론, 동-서양을 갈라놓다... ‘강력한 통제냐’ vs ‘적당한 방임이냐’ 최종 승자는?
[WIKI 프리즘] 오미크론, 동-서양을 갈라놓다... ‘강력한 통제냐’ vs ‘적당한 방임이냐’ 최종 승자는?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1.14 06:42
  • 수정 2022.01.1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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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오미크론. [사진=연합뉴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오미크론. [사진=연합뉴스]

‘오미크론 확산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아야 한다. ’ (아시아권 국가들)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 퍼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서양권 국가들)

최근 급속히 번져나가는 코로나19의 변종 ‘오미크론’과 관련, 이 변종의 확산을 막기로 결심한 정부들과 이 변종의 확산이 불가피하고 심지어 필요하다고 보는 정부 사이의 시각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자는 아시아권 국가들이고, 후자는 유럽, 미주 등 서양권 국가들이다.

중동의 유력지인 알자지라는 “일부 서방 국가들은 오미크론의 확산을 바이러스와 함께 살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이를 막기 위해 국경과 국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보건정책의 극명한 차이는 종전 델타 변종보다 훨씬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변종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공통적인 현상은 오미크론이 병원을 압박하고 의료 종사자들의 부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나라들은 지난해 11월 오미크론 변종이 처음 나타났을 때 처음에는 국경을 강화했다. 아시아 각국은 높은 예방접종률과 오미크론의 덜 심각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완화할 의향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고베대학의 감염 전문가인 이와타 켄타로 교수는 알자지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은 치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것은 퍼지기 쉽지만, 대부분 개인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모가 너무 커서 처리할 수 없게 되면 분자도 상당히 커질 것입니다." (이와타 켄타로 교수)

중국 본토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Zero Covid)' 입장을 고수해 온 홍콩 당국은 국제금융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국경 제한조치에 따라 미국, 영국 등 8개국의 항공편을 운항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당국은 또한 술집과 체육관을 강제로 폐쇄하고 오후 6시 이후 식당 회식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다시 시행했다.

대유행 내내 국경이 봉쇄된 중국 본토의 경우 당국이 가혹한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상당수 도시들이 식량 부족 현상에다 병원 입원이 거부된 후 유산하는 여성이 잇따르는 등 의료 조치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한국, 태국, 싱가포르는 지난 달부터 사실상 모든 외국인 여행객에 대해 검역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모든 비거주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은 오후 9시 이후 식당 영업을 금지했고, 일본 3개 현은 식당과 술집 영업시간 제한 등을 담은 준긴급조치 승인을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

싱가포르 소재 ISEAS-유소프 이학연구소의 제이얀트 메논 박사는 “현 단계에서 바이러스에 대해 ‘과잉 반응’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비용 대비 이익 측면에서 정당화될 수 없는 정부들의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코로나19 검사소에 줄 선 사람들 [사진=연합뉴스/AFP]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코로나19 검사소에 줄 선 사람들 [사진=연합뉴스/AFP]

아시아의 조심스러운 입장은 미국, 영국, 호주와 같은 나라들과 대조되는데, 이 나라들은 기록적으로 치솟고 있는 변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없다는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

대유행 초기에 가장 가혹한 봉쇄와 국경 통제를 시행했던 호주의 스칸 모리스 총리는 "폐쇄의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모든 사람들이 오미크론을 접종할 것을 국민들에게 권고했다.

당국은 또한 기록적인 수의 바이러스 양성 반응으로 인한 기업과 공급망의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검사와 격리 규정을 완화했다.

영국의 경우 보리스 존슨 총리는 “더 이상의 규제 없이 현재의 오미크론을 타파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델타보다 전염성이 2~3배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오미크론이 양국 병원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사망자와 집중치료 환자는 종전 최고점 이하에 머물고 있다. 6주 전 오미크론 환자가 처음 발견된 영국의 경우 기계식 환기병상 환자 수가 2021년 1월 정점의 4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다.

이 변종이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해 1월 베타 변종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호주 본드대학의 폴 글라지우 IEBH연구소장은 “이 변종이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델타에 비해 치명률이 30% 정도며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훨씬 덜 치명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듀크-NUS 의과대학의 오이 엔엔 교수(감염병학)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의국민들은 백신 접종 전에 시행되었던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널리 퍼진 잘못된 정보와 결합된 잘못된 인식은 공공 보건 당국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출랄롱컨대학의 티라 워라타나랏 교수(방역학자)는 “아시아 국가들의 보건정책은, 특히 가난한 지역에서 의료 능력과 백신 접근 제한을 고려할 때 이 변종에 과민반응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아시아 각국이 느슨하게 전염병을 통제한다면, 전염병이 매우 높고 빠른 속도로 갑자기 발생했을 때, 그들은 재앙적인 순간에 직면할 것이고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수준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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