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X-ray] 정용진이 쏜 '멸공' 논란, 들불처럼 번지다
[재계 X-ray] 정용진이 쏜 '멸공' 논란, 들불처럼 번지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1.11 17:02
  • 수정 2022.01.1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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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vs 불매…정치권, 여·야 갈라져 의견 분분
中사업 타격 우려에 주가 하루만에 2400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 그룹 주가는 동반 급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졌다. 여야는 '표현의 자유'와 '부적절한 발언'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며 신경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은 '멸공'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말하며 수습에 나선 듯 보였으나, 불과 하루 만에 그는 불매운동에 정면 대응하는 듯한 보이콧 SNS를 올리며 또 다시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 정 부회장 "이 글이 왜 선동이냐!"…'멸공' 리스크의 시작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멸공'이란 단어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지난 2일엔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고 올렸다. 그 전날엔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고 말했다. 문제는 이 글이 '폭력 선동'으로 분류돼 삭제처리되면서 불거졌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측에 "왜 이 글이 폭력 선동이냐, 멸공"이라고 항의한 것이다.

결국 인스타그램 측은 '시스템 오류'라고 설명하면서 게시글을 복구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6일엔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또 공개하며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과 함께 #멸공, #승공통일 #반공반첩 해시태그를 남겼다. 이후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바꾸면서 '중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엇다. 하지만 그의 이같은 글을 본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이마트·신세계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며 그를 비난했다. 

■ 野 "현실 문제 꼬집은 것" vs 與 "일베같은 놀이 하는 듯"

논란은 대선 준비중인 정치권으로 빠르게 스며들어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이마트 이수점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윤 후보는 멸치와 콩을 집어드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멸공 논란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인으로서 현실적인 문제를 멸공이라고 표시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정 부회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북한 문제라면 부르르 떨면서 경기 일으키듯 편들고 나서는 민주당 사람들이 비난하면서 일이 커졌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신세계 계열사 불매운동을 선언하면서 정 부회장과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일베 같은 놀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SNS에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저도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외에도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도 '스타벅스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현근택 대변인은 이같은 발언을 한 뒤 MBC라디오 촬영 중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 듯한 모습이 공개돼 "불매운동 약속 전에 촬영됐던 것"이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루만에 신세계株 2400억 원 '폭삭'…정 부회장 뚝심에 우려↑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경영적 측면에도 심각한 타격을 일으켰다. 멸공 발언 이후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400억 원 가량 증발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6.8% 급락한 23만30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3% 하락한 13만3000원을 기록하며 장 중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이외에도 신세계 I&C, 신세계 푸드 등은 3% 안팎의 하락새를 보였고, 광주신세계도 0.85% 떨어졌다. 

정 부회장은 뒤늦게 지인들을 통해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또 다시 오늘(11일) 오전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구호가 적힌 불매운동 포스터를 SNS에 재차 올리면서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소비자 및 정치권의 불매운동에 정면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읽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고, 신세계의 국내 면세사업 역시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인 만큼, '오너 리스크'가 얼마나 더 확대될 지는 미지수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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