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X-ray] 일론 머스크와 정용진, 닮은 듯 다른 SNS 이야기
[재계 X-ray] 일론 머스크와 정용진, 닮은 듯 다른 SNS 이야기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1.11 17:02
  • 수정 2022.01.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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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한 마디에 도지코인 20%↑·테슬라 시총 59조↓
증권가, 머스크 두고 '시장 지배하는 자' 별명 붙이기도
우리나란 정용진 '멸공' 논란에 정치권이 더 주목받아
"머스크와 달리 정 부회장은 정치권에 이용 당하는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한 인물이 있다. 바로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21년 '올해의 인물'로 일론 머스크를 선정하며 "어쩌면 지구 바깥의 삶까지 머스크만큼 비범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없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업계 역시 그를 두고 '시장을 지배하는 자'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세계는 그의 말 한마디에 환호하고 좌절했다. 그는 쉴 틈 없이 트위터에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와 밈 주식 등을 언급하며 시세를 출렁이게 했다. 특히 그는 '도지 파더'를 자처하며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에 적용하겠다"는 선언으로 5분 만에 20% 폭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해 11월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할 것인가'로 투표를 실시해 수많은 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던져 한때 시총 500억 달러(59조700억 원)이 증발됐다.

일론 머스크는 MZ세대를 유혹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이같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에 있음에도 그는 지난해 5월8일 닌텐도 마리오에 나오는 가상의 적수 '와리오'를 연기하기 위해 뚱뚱하게 보이는 의상과 커다란 멜빵 바지, 가짜 콧수염을 착용하고 코미디 쇼에 등장했다. 그의 나이는 올해 50세다. 그러나 유쾌한 행동과 직설적인 발언으로 젊은 MZ세대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것이다. 이 인기는 곧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 테슬라 주식 커뮤니티만 보더라도 '천만슬라' '테멘' 등의 발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정용진 부회장이 SNS 행보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업로드 해왔다. 이때까지만해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재벌 오너에게서 볼 수 없는 '친근함'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신선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 역시 자신의 담담한 생각과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단을 인수할 쯤부터 부쩍 공격적인 멘트와 활동이 늘어나면서 아슬아슬한 수위를 나타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야구팬들과 대화하던 중 타 구단을 향해 "발라버리겠다"고 말해 주위를 놀래켰다.  

최근엔 '멸공' 발언을 올려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란 글을 올리더니, 또 다른 SNS 글에는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는 말을 남겼다. 지난 6일엔 '한국이 인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공개하며 시진핑 주국 주석 사진과 함께 #멸공 #승공통일 #반공반첩 해시태그를 남겨 주목 받았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 신세계그룹 관련 시총이 2000억 원 가량 증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뒤늦게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선 준비로 한창이던 정치권은 정 부회장의 이같은 이슈를 포착하고 불길을 키워냈다. 국민의힘 측은 정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인으로서 현실적 문제를 표시한 것 아니겠느냐"고 옹호하자, 민주당 측은 "일베 같은 놀이"라며 신세계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대선으로 인해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을 되새기던 사람들도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두고 의견이 더욱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정용진 부회장을 두고 보면 두 인물 모두 기업 최고 경영자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과, SNS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그 가운데서도 영향력을 자신의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줄 알았고, 정 부회장은 자신의 영향력이 정치권에 이용 당하는 사례가 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정 부회장도 SNS글을 올릴 때 다른 방식으로 작성했을 것"이라면서 "단순히 재미있고 위트있게 B급 감성같은 의미로 글을 올렸는데, 점점 정치권에서 의미를 담고 해석을 붙이면서 방향이 이상한데로 흘러갔다. 일론 머스크는 진짜 시장을 흔들려고 한 의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 부회장은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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