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2' 시리즈가 다음 달 베일을 벗는다. 내달 9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된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해당 제품을 발표해 전작 '갤럭시 S21' 시리즈의 부진을 씻어내고,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갤럭시 Z폴드·플립3' 같은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기기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의 성능과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가격 인상분이 반영될지 관심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2' 시리즈는 종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갤럭시 S22'와 '갤럭시 S22+', '갤럭시 S21 울트라(Galaxy S21 Ultra)'까지 총 3가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AP에선 '엑시노스 22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2200은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하던 전작과 다르게 AMD의 'RNDA2'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끌고 있다. 

AMD와의 협력으로 실제로 성능이 진일보했다는 관측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2200은 갤럭시21 시리즈에 탑재된 엑시노스2100에 비해 CPU 성능이 5% 향상, GPU 성능이 17%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그간 퀄컴 스냅드래곤 제품 대비 전력소모가 높고, GPU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출시 지역에 따라 엑시노스2200와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셋을 구분해 탑재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북미, 중국, 인도에 출시되는 갤럭시S22시리즈에 스냅드래곤8 1세대가 탑재되고, 한국과 유럽에는 엑시노스2200가 탑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200를 발판 삼아 AP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5%로 5위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10%)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디어텍의 점유율은 40%, 퀄컴은 27%에 달했다. 한국 팹리스 기업들은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세계 10대 팹리스(반도체 설계)는 미국(퀄컴·엔비디아·브로드컴·AMD·마벨·자일링스), 대만(미디어텍·노바텍·리얼텍·하이막스)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도 한동안 이어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1분기에 반도체와 주요 부품 생산 지연으로 스마트폰 생산 차질이 여전히 빚어질 것으로 바라봤다. 4G 시스템온칩(SoC), OLED 디스플레이 드라이버구동칩(DDIC), 터치 IC 등이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드타임(주문부터 출고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살펴보면 4G SoC는 30~40주, OLED DDIC와 터치IC는 20~22주를 기록하고 있다. '리드타임' 기간은 지난 8월 역대 최고치인 20주를 넘어선 이후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전작보다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외신매체들은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이 전작인 갤럭시S21보다 약 100달러(약 12만원)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판매가가 지난해보다 약 5%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작의 부진을 씻을지도 관심이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판매량이 매우 부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판매량은 1350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1700만대 가량 판매된 갤럭시S20보다 20% 적은 수치다. 전작인 갤럭시S20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출시한 모델로 연간 판매량이 3000만대에 못미친 모델이었는데 갤럭시S21 판매량은 이보다 저조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부진했던 5G폰 시장에서 다시 왕좌를 찾아야 하는 만큼 중요한 시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분기만 해도 시장 점유율 35%대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주하던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 단 1년 만에 점유율 4위권으로 곤두박질 쳤다. 애플은 5G를 지원하는 아이폰12 시리즈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3분기(14.7%)에 다소 만회했지만 애플(25.4%)과 격차는 여전히 10% 이상이다.

올해 아이폰 출시 15주년을 맞은 애플은 '아이폰 SE 3세대'를 3~5월에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만 기자는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이 올봄에 예정된 이벤트에서 아이폰 SE 3세대의 5G 적용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라인에 속하는 '아이폰 SE'에 5G를 적용하면 시장 점유율이 되려 확대될 수 있다. 거만 기자는 새로운 아이폰 SE에 애플이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하는 A15 칩이 탑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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