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월드] 오늘 조코비치 '운명의 날'... BBC가 진단하는, 조코비치 논란 뒤에 도사린 호주의 정치
[WIKI 월드] 오늘 조코비치 '운명의 날'... BBC가 진단하는, 조코비치 논란 뒤에 도사린 호주의 정치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16 07:29
  • 수정 2022.01.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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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문제를 미숙하게 처리해 논란을 자초한 호주 정부
호주 정부,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입국비자 또 취소1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오는 17일 개막하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이날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은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직권으로 취소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5일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이곳으로 입국했다가 호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그의 입국 비자를 취소하자 불복 소송을 제기해 10일 승소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오는 17일 개막하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를 둘러싼 재판이 16일 심리를 거쳐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조코비치의 이의 신청이 기각되면 곧바로 국외 추방된다. 지난 10일처럼 조코비치의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호주오픈 출전의 길이 열린다.

두 번이나 호주 입국 비자가 취소된 노박 조코비치는 15일 오전에는 호주 당국으로부터 구금된 상태에서 다시 입국 경위를 조사 받았으며 오후 1시 30분경 처음 비자 취소 때의 격리 시설인 파크호텔에 수용됐다.  

이곳은 난민들의 임시 수용소로 창문도 열리지 않는 열악한 시설로 알려졌다.

BBC는  조코비치 논란이 증폭되게 된 데에는 코로나 문제 외에도 호주 정치의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는 호주 특파원 발 기사를 게재했다.

호주 정부는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대회 타이틀 방어를 위해 호주로 떠나겠다고 선언할 때부터 주춤거렸다.

법원이 조코비치의 손을 들어준 뒤에도 정부가 그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은 선거를 앞둔 해에 호주 유권자들 앞에서 체면을 구기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라면 호주 정부는 어떤 외교적 역작용, 국제 여론 악화, 그리고 조코비치 지지자들의 분노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는 듯하다.

연방정부는 지난 2주 동안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한 점 흐트러짐이 없었다. 비록 그가 남성 세계 챔피언이라 할지라도 그랬다.

이는 단순명료한 원칙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원칙을 다루는 방식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조코비치 비자 취소 무효화’에 환호하는 팬들 : 10일(현지시간)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구금돼 있는 멜버른의 한 호텔 앞에서 팬들이 ‘조코비치 비자 취소 무효화’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호주 법원은 입국비자를 취소한 호주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조코비치 측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멜버른 공항에 도착한 조코비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비자가 취소되고 입국이 거부된 채 추방 대상자를 위한 구금 시설에 격리돼 있었다. [사진=AP 연합뉴스]
‘조코비치 비자 취소 무효화’에 환호하는 팬들 : 10일(현지시간)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구금돼 있는 멜버른의 한 호텔 앞에서 팬들이 ‘조코비치 비자 취소 무효화’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조코비치가 멜버른 공항에 도착하기 전 스콧 모리슨 총리는 “조코비치의 입국 서류에 문제가 있다면 그는 다음 비행기로 호주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법률은 지켜져야 합니다.”

다음 날인 6일 조코비치의 비자가 취소되자 모리슨 총리는 되풀이 해 이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조코비치가 이 결정에 반발하자 총리는 모든 것은 법원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와중에 갑자기 호주 정부가 법률적 사항들을 검토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판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정부의 입장이 꼬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나아가 그럼 어째서 조코비치가 호주행 비행기를 타도록 처음부터 방치했는지를 놓고도 조사에 직면해 있다.

모든 문제는, 앤소니 켈리 판사가 멜버른 공항에서의 실수를 거론하며 조코비치의 손을 들어주고, 정부가 그의 비자를 부활한 다음, 구금에서 풀어주도록 결정했을 때 종료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이민부 장관인 알렉스 호크에게는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할 행정 명령 권한이 있었으며, 실제로 그는 그렇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혼란 뒤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렇다.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들면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에는 두 가자 시각이 존재한다.

우선, 이 문제가 모리슨 총리 정부에 안겨준 커다란 당혹감이다. 호주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는 규칙들을 강요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거기다가 이번 경우 호주 정치인들은 자기들끼리 소통도 하지 못했다.

정부의 일부를 구성하는 빅토리아 주는 ‘호주 테니스협회(Tennis Australia)’하고만 상의했다. 그러다 보니 연방정부 관리들이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호주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사람들은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볼멘소리를 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테니스보다는 코로나와 더 관련이 있다. 현재 호주는 분노와 충격에 싸여있다. 호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사우스웨일즈 주와 빅토리아 주는 수 주째 하루 확진자 수가 수만 명대에 이르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AFP 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AFP 연합뉴스]

코로나 검사소들은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사망자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의 심각성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여기는 호주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규제를 시행 중인 나라라는 말이다. 호주에서는 단 한 건의 확진자라도 발생한 경우 전체 도시나 주가 봉쇄에 돌입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호주 사람들은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사태가 빠르게 심각해진다고 느끼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하라는 대로 하고 산다고 말을 한다.

그들은 백신을 잘 맞고, 현재는 부스터샷에도 순응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가 맹위를 떨치자 그들은 우리가 정부 말에 더 잘 따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제 이러한 배경에서 상황을 판단해보자. 코로나 백신 반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온 뒤에도 격리 규칙을 위반했음을 자인했고, 입국 신고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제공한 테니스 스타를 떠올려보자는 말이다.

여기에다 조코비치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신고한 날짜에도 차이가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12월 17일 감염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법원에 제출한 선서 진술서에는 양성 검사 결과는 12월 16일 확인된 것으로 되어있다.

“조코비치가 아니고 기자님이나 나였다면 당국이 우리의 입국을 허용했을까요?”

누군가 기자의 트위터 피드에 이런 질문을 남겼다.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히 ‘아니오’이다.

아무튼 이번 논란으로 스콧 모리슨 정부가 상처를 입은 것만은 확실하다.

연방정부와 주 사이의 정치적 줄다리기, 소통의 부재, 대상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규칙 적용 문제, 코로나19 규칙을 위반하고 백신을 맞지 않은 유명 테니스 스타, 이 모든 문제들이 정치인들이 바로잡겠다고 공언하는 혼란스러운 사진들을 구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감안하면, 노박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지 않았다면 호주 정부는 설명할 거리가 훨씬 더 많아졌을지도 모르겠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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