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풍향계③] 대우건설 ‘정상화’ 본궤도…김형·정항기가 일구고 백정완이 잇는다
[건설사 풍향계③] 대우건설 ‘정상화’ 본궤도…김형·정항기가 일구고 백정완이 잇는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1.16 16:57
  • 수정 2022.01.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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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중흥그룹‧대우건설 노조’ 간 갈등…인수 협상 ‘막판 변수’ 되나?
백정완 전무, 대우건설 수장 내정…중흥그룹도 흔쾌히 ‘수락’·임직원 신임도 한 몫
항간에서 우려한 김형 ·정항기 ‘각자 관리체제’…정상화 전략·불화설 단숨에 일축
김형 사업부문 대표이사, 신사업 주도하며 기업가치 확대 안간힘…명예퇴진 예고
정항기 관리부문 대표이사, 꼬리표였던 ‘과도한 부채비율’ 확 낮추며 존재감 과시
중흥건설도 인정한 백정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당분간 ‘내실 다지기’ 집중할 듯

[편집자주] 최근 10대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중견건설사 등 건설업계에서도 연말연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사 발표와 조직개편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1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2022년도 차기 사업구상을 위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별로 중요 경영 전략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위키리크스한국은 30대 건설사 CEO가 주도한 올해 사업 성과를 조명하는 동시에 주요 사업 방향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을지 트윈타워’ 전경. [사진출처=대우건설]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을지 트윈타워’ 전경. [사진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차기 수장으로 주택사업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백정완 전무를 선임했다. 35년 백전노장으로서 굵직한 경험을 두루 거친 대우맨을 발탁된 것이다. 다만 지난주 후반 대우건설 노동조합 등과 중흥그룹이 진행해왔던 막바지 인수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은 막판 변수다. 2월 중순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건설 인수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중흥그룹이 노조가 요구한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최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신임 대표이사에 백정완 내정했다. 중흥그룹의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오는 2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된다. 또한 대우건설 역시 주주총회를 2월 중순에 앞두고 있어,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르면 2월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근 대우건설 인수를 완료한 중흥건설측과 대우건설 인수를 주도한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이번 대표이사 내정 인사에 백정완 전무의 사업적 성과와 내부 조직 평판 등을 두루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그의 내정을 놓고 기대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한편 대우건설 정상화를 이뤄내면서 항간에서 흘러나온 김형‧정항기 대표 간 불협화음도 한 번에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월 23일 조직개편을 발표했다.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하면서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왼쪽부터)김형 사업부문 대표이사·정항기 관리부문 대표이사. [사진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지난해 4월 23일 조직개편을 발표했다.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하면서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왼쪽부터)김형 사업부문 대표이사·정항기 관리부문 대표이사. [사진출처=대우건설]

앞서 지난 4월 대우건설은 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형 사장은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한 것이다.

김형 사업대표는 국내·외 공사에 대한 양질의 수주와 안정적사업운영을 통한 글로벌건설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고, 재무전문가인 정항기 관리대표 예정자는 전략·재경 등을 담당해 지속적인 재무구조 및 체질개선에 매진하는 등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이다.

이를 놓고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여러 해석이 분분했다. 당시 조직 개편을 발표 당시만 해도 신사업의 발굴과 본격 추진을 맡는 대표를 따로 둔 것은 전례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매각을 주도한 당사자들은 전략적 차원에서 대우건설의 매각을 대비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고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조직 개편 당시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과 관리 부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조직간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격변하는 대외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과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출처=중흥건설]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 [출처=중흥건설]

2018년 6월 대우건설 사장으로 영입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김 사장은 영입돼 올 4월에 임기 1년을 추가로 연장해 연임을 보장받았다. 총 4년 간 대우건설을 이끌면서 대우건설 정상화 및 중흥건설과의 인수·합병(M&A) 성공에 일조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김형 사장은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울산신항 현장소장, 스리랑카 콜롬보항만 확장공사 해외현장소장(상무) 등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시빌 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내며, 대형 건설업체의 굵직한 국내·외 현장 경험을 갖췄다. 2015년과 2016년엔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을 지내며 해외건설 전문가로도 통한다.

김형 사장은 대우건설에서 근무하며, 사내 핵심 M&A를 주도해왔던 장본인이다.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에도 힘써왔다. 이 외 드론·모듈화사업·안전관제·건설정보모델링(BIM)·빅데이터 등 스마트건설 기술력 강화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왔다. 아울러 관련 사업 다각화에도 힘쏟으며 대우건설 제2도약을 위해 종횡무진하며, 성과를 쌓아왔다.

정항기 대표 역시 지난 2019년 7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된 이후 2021년 4월 대우건설 관리 대표로 승진했다. 이후 급속도로 높아진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단기간에 낮추는 데 성공했다. 대표이사 사장 임명 당시 목표했던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며 ’절반의 정상화‘를 이뤄낸 것이다.

정항기 사장은 대우건설에 부임한 이후 재무관리에 만전을 기울였다. 그 노력의 결과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영업이익률은 2019년 4.2%에서 2020년 6.8%, 2021년 3분기 기준 8.5%로 개선됐으며,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289.7%에서 2021년 3분기 기준 223%까지 낮아졌다.

다만 아직까지 대형 건설사보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은 한계다. 주요 건설사들의 2021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GS건설 205.6%, 삼성엔지니어링 197.8%, 현대건설 103.2%, DL이앤씨 87% 등이다.

다만 아직 임기가 만료되기 전이고, 중흥그룹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밝힌 만큼 정항기 사장 역시 목표한 부채비율을 올해 6월까지 상당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건설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정항기 대표는 현대자동차 재경본부, 현대캐피탈 이사, 현대증권 기획본부장,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다. 대우건설이 2010년 KDB산업은행에 인수된 뒤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외부출신 인사가 CFO자리에 오른 것은 정 사장이 유일하다.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백정완 주택건설사업본부장 전무이사. [사진출처=연합뉴스]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백정완 주택건설사업본부장 전무이사.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김항과 정항기로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받게 된 백정완 전무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백정와 전무는 대우건설 임직원들로부터 두루 신망을 받을 정도로 내부 지지가 높은 덕장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백 내정자는 새 주인을 맞는 대우건설의 조직 안정해 힘을 쏟는 한편 중흥그룹에서 언급한 부채비율 개선, 신사업과 해외사업 추진 등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1963년생으로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백정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1985년 대우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주요 아파트 현장소장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으며, 2015년 1월 주택사업본부 임원에 올랐다. 2018년 11월부터는 주택사업본부장 전무이사로 부임한 이후 대우건설의 핵심 사업부서인 주택사업 부문을 이끌며 각종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택사업을 맡은 이후 주택사업 실적이 급속도로 성장세를 거듭하게 된다.  2021년 대우건설이  수주한 도시정비 신규수주액은 3조8992억 원을 거두며 건설업계 4위에 달성했다.  2019년 8660억 원, 2020년 8728억 원을 거두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역대 최고치 기록이었던 2017년 2조8794억원을 갈아치우며, 2021년 한해 사상 최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분양실적도 호기롭다. 대우건설은 2019년 2만1000세대, 2020년 3만2000세대, 2021년 2만8344세대를 분양하며 3년 연속 신규 분양실적 1위를 거뒀다. 2022년에도 3만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코로나19와 분양가상한제 심사기준 개편 예고 등에 따라 분양일정이 밀렸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과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 [출처=중흥건설그룹]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과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 [출처=중흥건설그룹]

대우건설 인수 마무리를 목전에 두고 막판 변수도 존재한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내달 중순 예정된 대우건설 인수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중흥그룹과 노조 측 간의 인수조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고비가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지난해 인수 발표 후 중흥그룹과 갈등을 겪어온 노조 측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과 임직원 고용 승계 약속, 직원처우 개선, 임금인상 등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여간 인수조건을 협상해왔다.

대우건설 노조가 2021년 10월 19일에 열린 ‘3자간 공식 회담록’을 일부 발췌해 공개했다. [자료출처=대우건설 노조]
대우건설 노조가 2021년 10월 19일에 열린 ‘3자간 공식 회담록’을 일부 발췌해 공개했다. [자료출처=대우건설 노조]

당시 중흥그룹과 노조,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3자간 공식회담 등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자는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흥 측이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끝내 협상이 불발됐다는 것이 대우건설 노조 측의 입장이다. 다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수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화학적 결합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다.

대우건설 노조가 서면 합의서를 요구한 것은 ‘딜 클로징’이 완료되기 전에 문서화된 형태로 약속된 내용을 보장 받아야만 인수 후 벌어질 수 있는 말바꾸기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노조 측은 합의서에  독립경영 담보를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원칙을 포함해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인원 제한·인수 후 재매각 금지·본부 분할매각 금지·자산매각 금지 등을 담아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중흥그룹은 매각 절차가 아직 완료되기 전인 만큼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KDB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주주권·경영권 행사 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게다가 서면상의 합의에 따른 법적 구속력도 일부 작용한 듯 보인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최대주주가 아닌 상황이어서 문서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약속했던 독립경영 보장과 처우 개선 등은 매각 이후에도 보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중흥건설과 대우건설 노조가 순탄하게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지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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