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돈과 팔로워를 놓고 내분에 휩싸인 트럼프 지지 극우 인플루언서들과 단체들
[WIKI 프리즘] 돈과 팔로워를 놓고 내분에 휩싸인 트럼프 지지 극우 인플루언서들과 단체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18 06:24
  • 수정 2022.01.18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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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라는 구심점이 없어지자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극우 인플루언서들과 큐어넌(QAnon) 지지자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극우 음모론 큐어넌(QAnon)을 뜻하는 큐(Q)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극우 음모론 큐어넌(QAnon)을 뜻하는 큐(Q)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 시각) 트럼프라는 구심점과 함께 음모론이 사그라들자 자기들끼리 내분에 휩싸인 미국 내 극우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에 대해 보도했다. 다음은 워싱턴포스트의 주요 보도 내용이다.

인터넷 상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선동가들과 음모론자들이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있다.

큐어넌(QAnon)의 열성 추종자들은 한 때는 자신들의 영웅이었던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이 자신들의 신념을 ‘완전히 허튼소리(total nonsense)’라고 통렬히 비판하자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팬인 이들 큐어넌들은, 트럼프가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말하자 야유를 보내더니, 트럼프가 한걸음 더 나아가 ‘백신 세일즈맨’으로 태도를 바꾸자 이제는 배반감마저 느끼고 있다. 그리고 린 우드(Lin Wood) 변호사는, 증거도 없이 부정선거를 조사하겠다던 ‘엘리트 기동타격대(elite strike-force team)’의 전직 동료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화가 단단히 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한 것은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몇 달간 줄기차게 주장해오던 인터넷 상의 유명 우익 선동가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자 신념이 흔들리는 팔로워, 포화된 온라인 고객, 당국의 조사, 그리고 수백만 달러가 걸린 법률 소송 등의 난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의 결과는 은밀한 대화 녹취의 폭로, 팟캐스트 상에서의 인신공격, 트위터나 갭(Gab) 그리고 텔레그램 같은 SNS 상에서 상대방을 사탄, 공산주의자, 소아성애자 또는 운동을 빙자해 돈만 갈취하는 가짜 애국자(pay-triot)라고 비방하는 혼란의 막장드라마로 변질되고 있다.

이들의 내분은 우파 가짜뉴스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입이 줄어들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들 우파 가짜뉴스 생산자들은 정책이나 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명성에서 파생된 개인적 영향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상 시청자 기부금과 구독자 숫자에서 오는 수익 및 집회나 우익 토론회의 초청 연사비, 그리고 자신들의 책들과 상품들의 판매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주장을 신봉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46) 미국 공화당 [사진=마조리 테일러 그린 트위터 캡처]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주장을 신봉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46) 미국 공화당 [사진=마조리 테일러 그린 트위터 캡처]

한편, 이들 극우 계열들의 혼란은 큐어넌(QAnon)의 얼굴 없는 괴짜 장사꾼 큐(Q)가 신비하리만치 이상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Q로부터 나오는 비밀스런 메시지가 사라지자 그가 내려주는 모든 지령에 매달리던 인플루언서들은 이 운동의 새로운 지도자 자리를 꿰차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고, 먼마우스 대학 대학원에서 SNS 상의 극우 수사학(rhetoric)과 음모론을 연구하는 사라 아니아노는 분석했다.

“트럼프 같은 대통령이 사라지고, Q와 같은 인물이 자취를 감추자 누구를 추종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 권력 공백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아니아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 Q는 복음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현재는 수백만의 서로 다른 복음서들이 넘쳐나자 어떤 것이 진짜인지 아무도 요령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지요.”

본격적인 싸움은, 지난해 11월 말 카일 리튼하우스가 위스콘신 주 케노샤에서 시위대 두 명에 총격을 가해 치명상을 입히고도 무죄로 풀려난 뒤,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에게 린 우드를 포함한 자신의 전임 변호사들이 ‘자신의 석방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감옥 생활을 그들의 사익을 위해’ 기금을 모금하는 데 악용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되었다. 2020년 총격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17세였던 백인 청년 리튼하우스는 케노샤에서 흑인 시위대에게 총기를 난사해 한 명이 사망했었다.

그 이후 린 우드 변호사는 텔레그램 채팅 서비스를 통해 그의 전 고객이기도 했던 이 청년에 대해 큰 소리로 의문을 표시하며 발끈했다.

“그의 삶이 문자 그대로 정당한 감독과 통제 하에 있는 건가요? 카일이 누구든지 그를 위해 기도합시다.”

극우 층 사이의 내분은 린 우드와 ‘도둑질은 그만(stop the steal/표를 도둑맞았다는 의미)’ 운동을 함께 했던 과거 동료들 사이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궁지에 몰린 우드가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클 플린(전직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 시드니 파웰(플린의 변호사), 패트릭 번(Overstock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도둑질은 그만’ 운동의 재정적 지원자) 등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각 분파는 서로 상대방을 향해, 친 트럼프 운동의 배반자라거나 ‘파웰의 공화국 수호(Powell’s Defending the Republic)’ 같은 단체로 흘러 들어간 기금 수백만 달러를 유용(流用)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린 우드는 패트릭 번 및 마이클 플린과의 통화 내용을 인터넷에 포스팅했는데, 이 통화에서 번은 우드가 ‘정상이 아닌 거 같다(a little kooky)’고 말하고, 큐어넌 운동의 아이콘인 플린은 우드에게 극우 음모론이 뒤섞인 큐어넌의 사상은 정말로 ‘사이비(bogus nonsense) 주장’이거나 ‘CIA의 공작’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서로 대립하고 있는 극우의 두 세력은 내분 단계를 넘어서 법정에서 막대한 금전적 처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달 연방판사는 우드와 파웰이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사법 절차를 전례 없이 심각하게 남용’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률 비용으로 약 175,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여기에다 파웰과 다른 사람들은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Dominion Voting Systems)’이 선거 조작에 가담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명예훼손 소송에 걸려들어 어쩌면 수백만 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물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흑인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인명을 살상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나온 카일 리튼하우스 [사진=연합뉴스]
흑인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인명을 살상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나온 카일 리튼하우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법률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우익 분파들은 충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가게들을 열고 있다. 예를 들면, 파웰의 사이비 음모론 추종자들은 그녀의 온라인 장터에 올라와 있는 ‘크라켄 석방 : 공화국 수호’ 텀블러를 8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플린이 새로 개설한 웹사이트에서 지지자들은 ‘General Flynn: #FightLikeAFlynn’이 새겨진 레이서백 탱크탑을 30달러에 살 수 있다. 또, 우드의 온라인 장터에서는 ‘맞서 싸우자(#FightBack)’가 새겨진 남녀 공용 후드를 64달러에 팔고 있다.

이같은 극우 분파들의 싸움은 점점 프로레슬링을 닮아가고 있다고, 음모론 연구가이자 큐어넌에 관련한 책 『정복 영웅들의 현란한 장사수단』의 저자이기도 한 마이크 로스차일드는 분석했다. 그는, 이 막장드라마는 인플루언서들에게 그들의 추종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서 충성심을 보여주도록 만드는 한편으로, 그들의 고객들이 계속 화가 나 있도록 만드는 방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당신이 양심 없는 사람이라면 큐어넌은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갈취할 수 있는 고객의 숫자는 한정되어있습니다. 재생 가능한 자원이 아닌 것이지요.”

로스차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처럼 증가하는 개인적 싸움들의 일부와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을 뿐이지만 상당수는 명확하게 그의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다. 즉, 억제되지 않은 공격을 끊임없이 펼침으로써 주의를 끌고 적을 제압하는 그의 전술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적의(敵意)는 팔로워가 그렇게 많지 않은 중간급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은 이들 인플루언서들도 일선에서 싸우는 캠프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분열하고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 상에서 자신들의 사용자명에 특별한 이모티콘을 붙이는 방식으로 충성도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별이 세 개면 플린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큐어넌 운동은 오랫동안 한 가지 약속을 해왔다. 그런데 사탄을 숭배하는 ‘딥스테이트(deep state)’에 맞선 트럼프의 오랜 비밀 전쟁이 ‘스톰(storm)’이라 불리는 의로운 묵시록적 전쟁에서 정점을 이룰 것이라는 이 약속을 앞세운 큐어넌의 신뢰도는 지난해 1월 붕괴되었다. 조 바이든이 백악관에 입성하고, 트럼프는 플로리다 팜비치로 피신했고, 트럼프의 적들 대부분은 정복되지 않은 것이다.

많은 추종자들은 1월 이후부터 큐어넌(Qanon)이라는 이름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들은 큐어넌은 반대자들이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별칭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Q는 여전히 중심 예언자이며, 추종자들은 여전히 스스로를 ‘anon(익명)’이라 부르며, 음모론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존재한다.

이같은 진흙탕 싸움은, 몇 달 사이 친 트럼프 성향의 예언들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일부 큐어넌 추진 세력들을 지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드 대 플린 싸움의 막장드라마에 격분한 한 인플루언서는 텔레그램과 5만의 팔로워를 떠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다.

“금년 말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는 떠날 것이다. 우리는 피곤하고, 지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란의 상당수는 현대 미디어들의, 검증이 끝난 수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온라인 시청자들은 싸움이 치열할수록, 가십거리가 풍부할수록 더 잘 빠져든다는 말이다.

“거의 TV 리얼리티 예능물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고의 리얼리티 예능은 뭐니뭐니해도 싸움이지요.”

아니아노는 이렇게 말했다.

“싸움은 엄청난 콘텐츠를 생성합니다. 이 사람들이 적어도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인 거는 확실하니까요.”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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