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4세대 실손 전환실적 보험사 경영평가에 반영...속타는 보험업계 '한숨'
금융당국, 4세대 실손 전환실적 보험사 경영평가에 반영...속타는 보험업계 '한숨'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1.20 15:52
  • 수정 2022.01.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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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등 정책협의체, 4세대 실손 전환율 RAAS평가에 반영
보험사, 4세대 전환에 안간힘..."전환율도 낮은데 평가까지…답답한 노릇”
협의체, "전환율이 높을 경우 가산점 준다는 의미...부정적이진 않을 것"
실손의료보험 [사진=연합뉴스]
실손의료보험 [출처=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개선에 나섰지만 오히려 보험사의 부담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실손 전환 실적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하면서인데,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지나친 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보험연구원,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실손보험의 역할을 정립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발족했다. 저출산·고령화 가속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이 심화되면서 건강보험을 보완하는 실손보험의 위축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급여 과잉진료 등의 문제로 실손 적자에 허덕여왔다. 작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을 제외한 1~3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모두 100%를 넘는 상황으로 1~4세대 전체 손해율은 131.0%, 특히 1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40.7%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해가 바뀔수록 실손 보험료는 급격한 인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평균 실손보험 인상률은 10% 초반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평균 14.2%로 증가폭이 커졌다. 이마저도 보험업계의 요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대폭(25%)으로 3년 이상 올려도 모자란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실손보험 판매사도 2010년 30개사에서 작년 10월 15개사로 줄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일단 4세대 실손이 해결책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순 없겠지만 쓰는 만큼 자기부담이 할증되는 만큼 과잉진료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작년 7월부터 판매되는 4세대 실손은 급여 20%, 비급여 30%로 자기부담이 오르고, 기본 보험료는 가장 저렴하지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늘거나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은 해마다 늘어나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4세대 실손의 경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고 가입고객도 적어 안정적이지만 결국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기존 1~3세대 실손 가입자들을 4세대로 전환시키기 위해 작년부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전환이 시급한 1~2세대 실손 가입자들은 자기부담이 없거나 낮아 보험사로서는 어떻게든 비중을 줄이고 싶어 하지만 전환율은 저조한 편이다.

금융위원회. [출처=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출처=연합뉴스]

문제는 협의체가 보험사들의 4세대 실손 전환을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이를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금융위는 “보험사들이 4세대 전환을 적극 추진하도록 전환 현황을 점검하고, 그 실적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RAAS에 반영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업계 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전환율도 저조한데 이를 평가한다는 것은 회사는 물론 일선 영업현장에서도 큰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결정에 입장을 밝히길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잇따라 불만족 의사를 표시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와 1~3세대 비중을 따져 경영이나 보험 리스크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주겠다는 것 아닌가 싶다”라며 “실제 평가가 이렇게 들어간다면 불합리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 뿐 아니라 작년부터 4세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대리점(GA)이나 설계사들에 지급하는 현금시책을 확대하면서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막상 전환율은 굉장히 낮다. 여전히 한자리 수로 안다”라고 부연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RAAS평가로 어떤 조치를 요구받아도 회사 상태가 크게 나빠진게 아니라면 적기에 대부분 시정된다”라면서도 “하지만 금융당국에게 어떤 조치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대외적으로 기업이미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 실손 보험료 인상률을 정할 때도 금융당국 입장은 결국 ‘제도를 개선 해줄테니 이번엔 이정도만 올리라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다 알아서 하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RAAS는 크게 5등급으로, 각 등급은 3개 등급으로 세분화 돼 총 15등급으로 평가된다. 평가 결과 종합등급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는데 가장 낮은 조치인 경영개선권고만 받아도 조직·인력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감액), 신규업무 진출 제한 등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작년 RBC(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금리리스크, 자본적정성 및 수익성 부문에서 4등급을 받았던 MG손해보험의 경우 가까스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RAAS 3등급 유지 및 올해 상반기 추가 유증 등을 조건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계획안을 조건부 승인받은 바 있다.

다만 협의체는 4세대 전환율이 높을 경우 점수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순 있지만 부정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협의체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4세대 전환율을 RAAS평가에 반영한다는 건 전환율이 높을 경우 플러스(+)를 준다는 의미”라며 “보험사에게 모두 감당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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