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1년] ‘바닥 곤두박질’ 대통령 지지율 견인할 동력은... 바이든 1년 성적표(하)
[바이든시대 1년] ‘바닥 곤두박질’ 대통령 지지율 견인할 동력은... 바이든 1년 성적표(하)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22 07:24
  • 수정 2022.01.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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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폭동 사태 1주년을 맞은 지난 6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스테튜어리 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폭동 사태 1주년을 맞은 지난 6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스테튜어리 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릴 비상 동력을 찾아라!’

집권 1년차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최저치를 경신하는가운데 백악관이 이를 반전시킬 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미국의 성인 1,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업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로 부정 평가(56%)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희망한다'는 답변도 전체 응답의 28%에 불과했다.

1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46대 대통령 취임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4가지 위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기후 문제, 경제 문제, 인종 차별 철폐 문제와 함께 극도로 분열된 미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치유 과제로 거론했다. 

인종차별 철폐

“시민운동 지도자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대통령에게 ‘대통령님께서는 대선 승리가 확정된 날 우리에게, 흑인들이 자신을 밀어주고 대통령님은 흑인들을 밀어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환기시켜 주었습니다.”

시민운동가 앨 샤프턴은 지난해 8월 치러진 투표권 쟁취 투쟁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대통령님, 이제는 그들이 우리 등 뒤에 칼을 꽂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아직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인종 평등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일부 공약은 이행하고 있다.

초기에 책정된 1조9000억 달러의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패키지에는 흑인 농부들을 위한 50조 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는 1964년에 제정된 미국 민권법(Civil Rights Act) 이래 흑인들을 위한 최대의 조치이다.

나아가 바이든은 행정부에 역사상 가장 다양한 인종을 배치했다. 내무부장관에 사상 최초로 미국 원주민 출신 데브 할런드를 임명했고, 카멀라 해리스는 유색인 최초로 부통령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녀는 해결 불가능한 난제들을 넘겨받았고, 지지율은 대통령 자신보다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개혁은 정체 중이다. 바이든은 취임 100일 이내에 국립 경찰을 감독하는 기관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폐기해버렸다.

경찰 훈련과 과도한 공권력 남용 금지 및 목 조르기 같은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마련된 ‘공권력 집행에 따른 조지 플로이드 법(George Floyd Justice in Policing Act)’의 국회 내 의견 교환이 지난해 9월 중단되자,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재단의 자카리 해리스 사무국장은 이를 두고 ‘최악의 퇴행’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극적인 모습은, 유색인종의 투표권 쟁취를 위한 대통령의 로비 노력이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공화당 국회의원이 점유하고 있는 주들의 투표권 제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거국적 입법 노력은 상원에서 잠을 자고 있다. 현재 미국 상원은 의석수 50 대 50 동수를 이루며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상태가 되어있다.

여기에다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의원과 키어스틴 시너마 의원은 필리버스터(filibuster)로 알려진 의사진행 개혁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필리버스터 절차의 개선은 개혁 법안 통과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이든은 비판자들로부터 너무 소심하고 너무 느려터져서 초당적 인프라 법안의 경우에서처럼 이슈를 선점할 지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봉착해있다.

일부 운동가들은 이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표시로 이번 주 바이든이 필리버스터 개혁에 대한 가장 공격적인 주장을 펼치기 위해 애틀랜타를 방문했을 때 이 행사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운동가들은 1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투표권 쟁취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주기를 울부짖고, 애원하며, 체포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돌아온 것이라고는 침묵과 느려터진 발걸음 뿐이었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찰스 블로는 이렇게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바이든이 전투에 돌입했을 때 다른 전사들은 이미 피 흘리고 멍들고, 힘이 빠져버렸다.”

작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중단됐다. [사진=합뉴스/AP]
작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중단됐다. [사진=합뉴스/AP]

민주주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민주주의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연약하지만, 우리는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고 선언했다. 그는 나아가 미국 정신의 회복을 위해 민주주의 가장 난제인 ‘통합(Unity)’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난 뒤 바이든은 의회 앞에 다시 서서 매우 특별하고 호전적인 어조로 연설을 했다.

“나는 어느 누구도 우리의 민주주의 목전에 칼을 들이대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공화당과의 불화를 땜질하는 대신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이렇게 약속했다.

바이든은 초당적 협력의 사도임을 자처하면서 대선에 임했고, 공화당으로부터는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법안에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격한 야당은 전국적으로 투표권을 보장하는 법안 통과를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여전히 트럼프와 단단히 결속해있다.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고, 1월 6일의 의회 난입은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며, 심지어는 의로운 행동이기까지 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추종자들과 부정선거 주창자들은 현재 주요 공직과 다가올 선거를 책임질 요직을 노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자신들이 인정하지 않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지니게 된다.

바이든은 금년 들어 투표권 쟁취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러분은 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편에 서시겠습니까, 아니면 조지 월리스(1960년대 인종 차별을 주장하던 앨라배마 주지사) 편에 서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존 루이스(John Lewis) 편에 서시겠습니까, 아니면 불 코너(Bull Connor) 편에 서시겠습니까?”

그는 애틀랜타를 방문했을 때 이렇게 외쳤다. 하지만 선거구 하나하나를 놓고 시시각각 목을 조여오는 선거 과정을 떠올리면 그의 이러한 외침은 빈 수레로 들리기가 쉽다.

민주당 소속의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지난 달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투표권 문제에 대해 우리는 주 차원에서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민주당원들은 ‘2차 인프라 패키지(Build Back Better)’ 법안이나 인프라 법안 등의 산적한 문제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고 말했다.

국론 분열을 치유하려는 바이든의 노력은 팬데믹으로 오히려 깊어지고 있는 양극화와 충돌을 빚고 있다. 비판적 인종론과 학교의 코로나 방지를 두고 공화당이 부추기는 부정적 정서 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과 백신 의무화 등의 조치가 극단으로 갈라진 여론과 대치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다 트럼프는 조용히 물러나 있기는 커녕, 2024년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면서 집회를 다시 시작하는 등 세를 끌어모으고 있다.

시커먼 토네이도가 백악관을 향해 몰려오고 있다.

[위키리크스 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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