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다가오는 어닝시즌…'역대급 실적' 기대감에도 손보사들 불편한 이유
[포커스] 다가오는 어닝시즌…'역대급 실적' 기대감에도 손보사들 불편한 이유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1.28 07:47
  • 수정 2022.01.2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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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삼성화재·DB손보 등 연간 실적 발표…손해율 개선 등 호실적 전망
금융당국 車보험료 인하 요구 부담↑…정비수가·노임단가 등 인상요인 산재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출처=연합뉴스]

연간 실적발표 시즌에 접어들면서 손해보험사들은 역대급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등의 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력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손보사들은 불편한 눈초리다. 특히 최근 확진자 폭증세에도 운행량이 줄어들지 않아 손해율 상승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걱정거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상장 보험사들은 2021년 연간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당장 한화생명은 설 연휴 직후인 내달 4일 작년 한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고, 손보사들 가운데서는 21일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작년 실적과 올해 전망 등에 대한 온라인 컨퍼런스 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망 자체는 긍정적이다. 4분기의 경우 계절적 요인 반영에 따라 어느 정도 감익은 예상되지만 코로나 반사효과가 작년에도 유지되면서 자동차를 포함한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덕분이다. 이에 따라 연간 성적은 역대급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인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동절기 사고 증가로 손해율이 다시 오르며 4분기 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적자 수준은 아니다”라며 “연간으로 따지자면 역대급 실적도 기대해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흑자를 달성한데다 작년에 이어 올해 실손의료보험료도 두자릿수로 인상했으니 자동차 보험료는 인하하라는 압력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실손 보험료 인상과 자동차 손해율 감소, 큰 폭의 흑자 등을 이유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라는 의견을 보험업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적자를 감안하면서 사업을 이어올 때는 인상 얘기가 없었는데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일시적으로 본 흑자를 빌미로 곧장 인하 얘기가 나오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불편한 눈초리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제가 알기론 지금까지 회사가 적자를 볼 때 인상 좀 해보라고 권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1, 2년 흑자 좀 봤다고 곧바로 인하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로 당장 12월 자동차 손해율도 적자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작년 정비수가 인상도 있고 노임단가도 계속 오르고 있어 오히려 인상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당장 확진자가 늘어나는 최근만 해도 운행량이 늘어나는 추세라 인상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자동차보험은 2017년을 제외하고 계속 적자를 이어왔다. 누적 적자액만 9조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은 대개 빙판길 사고나 히터 졸음운전 등으로 사고 및 손해율이 높아지는 시기로 분류된다. [출처=연합뉴스]

작년 4분기의 경우 동절기 계절성이 더해지면서 자동차 손해율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업계에서 인식하는 손해율 마지노선은 78~80% 수준이지만 일부 손보사들은 90%까지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음에도 운행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473만대였던 전국 교통량(영업소 출구 기준)은 이달 10일 460만대, 20일 453만대, 26일 479만대 수준이다. ±5% 수준의 등락은 있지만 확진자가 50%이상 폭증했던 25일 이후에도 교통량은 늘었다.

당초 업계는 코로나가 정상화되면서 자동차 손해율 등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운행량이 늘면 이 시점이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 확진이 다시 늘고 있는데 이상하게 운행량도 늘고 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장기화에 지친 국민들이 스스로 방역지침 지키면서 여행도 다니고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제는 코로나 정상화 이후부터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손해율 상승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반사효과라는 게 소멸되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시점이 빨라진다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추석 전날인 20일 서울 서초구 잠원IC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상(왼쪽)·하행선. [출처=연합뉴스]
작년 추석 전날인 20일 서울 서초구 잠원IC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상(왼쪽)·하행선. [출처=연합뉴스]

한편 자동차 보험료 조정 시기에 대해서도 업계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최근 일단 보험료를 내린 뒤 손해율 추이를 봐서 다시 올리라는 의견까지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같은 비율로 인하와 인상을 반복하면 금액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가입시점에 따라 보험료 차이도 커질 수 있어 보험사들로선 섣불리 결정하긴 어렵다.

가령 100만원이던 자동차 보험료를 3% 인하(97만원)한 뒤 다시 3%를 올리면 99만9100원이 돼 결과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한 셈이 된다. 여기에 인하 시점의 가입자와 인상시점의 가입자 간 보험료 차이도 있을 수 있어 보험사들은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실손보험료와 달리 자동차 보험료는 변경 기한이 없어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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