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3년만에 돌아온 세미콘 코리아…'이것이 K-반도체다!'
[현장 르포] 3년만에 돌아온 세미콘 코리아…'이것이 K-반도체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10 10:13
  • 수정 2022.02.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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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일 코엑스 개최…현직자 상담·온라인 컨퍼런스
정부, 'R&D 100조 시대' 맞게 소부장 국산화 호언
으뜸 소부장 기업들도 부스 꾸려 제품 소개·상담 진행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 현장.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 현장 ⓒ최종원 기자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가 9일 개막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세미콘 코리아 2022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3일간 열린다. 행사에는 전 세계 500여 개 반도체 기업이 참여해 약 2000개 부스를 통해 최신 반도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미콘 코리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개최는 3년 만이고,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 '국가 연구·개발(R&D) 100조 시대'에 맞게 과감히 투자하겠다며, 일본 수출규제 3년을 맞아 '소부장' 분야 기술을 국산화하겠다고 호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은 더 넓게 보장하면서 '국가 연구·개발(R&D) 100조 시대'에 걸맞게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일본의 소부장 분야 수출 규제를 언급하며 "공학기술인 여러분의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우리가 그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서 소부장 분야의 많은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 안보를 더욱 견고하게 할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기술개발과 혁신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소부장 국산화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중소기업 '위드웨이브' 사옥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 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는 각각 150억원을 출연, 총 3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1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신소재, 설비·핵심 부품 국산화 관련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31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SK하이닉스도 소부장 협력회사 대상 기술협력 누적투자 3조 원 달성, '위두테크(We Do Tech)' 참여 협력사 전체의 매출 증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위두테크는 SK하이닉스가 착공을 준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조성되는 상생 인프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 처인구에 약 416만㎡의 국내 최초 반도체 집적화 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의 50여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 함께 반도체 협력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 현장.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 현장 ⓒ최종원 기자

산업부는 소부장 으뜸 기업을 선정해 밀착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10일 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2022년 소부장 으뜸기업 지정식'을 개최해 핵심전략기술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2기 소부장 으뜸기업 21개를 선정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는 나노텍, 라온테크, 피에스케이(PSK), 네패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ENF), 에스케이실트론(SK실트론) 등 6개 기업이 포함됐다.

산업부는 이들 으뜸기업을 향후 5년간 맞춤형으로 밀착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 대표기업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할 계획이다. 선정 회사들은 전용 및 연계 지원프로그램 활용해 기술개발 → 사업화 → 글로벌 진출 등 전 주기에 걸친 지원을 받게 된다. 또 5년간 최대 250억원(연간 50억원) 규모의 R&D, 기업 부담금 대폭 완화, 공공기관 테스트베드 활용 실증평가 지원, 산업기술정책 펀드 등을 우선 제공받는다.

이날 박람회에는 나노텍, 라온테크 등 기업이 부스를 꾸려 관련 장비를 전시하거나 상담을 진행했다. 나노텍 관계자는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진단 모니터링 센서 시장에선 국내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객 기업을 중심으로 99%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해외에선 베리티나 호리바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 증가로 매출이 증대됐고, 통관 소요시간 감소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으뜸 소부장 기업에 선정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광계측 센서 분야에는 자사가 구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질량 분석 센서는 국내 기업이 미흡하다"며 "자사가 국내 최초로 질량분석 센서 기술력을 높인 것을 지켜보고 선정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국산 제품이라고 해서 국내 기업들은 쓰지 않는다. 품질평가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기업들이 자사 장비들을 선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온테크는 로봇 기업으로 특히 반도체 이송 장치 제조 기술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반도체 회로를 그려내 깎아내는 과정은 진공 환경에서 이뤄지는데 진공 로봇에 문제가 일어나면 장비 전체가 다운되는 만큼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라온테크는 반도체 진공로봇과 이송 모듈을 국산화해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에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라온테크 관계자는 "국내에는 삼성과 하이닉스에 자사 장비가 쓰이고 있고, 중국 등 해외로도 장비회사 통한 간접수출이 아닌 직접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 기술이 아닌 완전 국산화 기술이기 때문에 미중 공급망 이슈에서 자유롭고, 미국 기업 브룩스보다 뛰어나다는 평이 있어 브룩스 제품을 사용하던 기업들도 우리 쪽으로 장비를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온테크에서 개발한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이 부스에 전시돼 있다.
라온테크에서 개발한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이 부스에 전시돼 있다. ⓒ최종원 기자

지난해 1월 1기 소부장 으뜸기업에 선정된 동진쎄미켐도 이날 전담 부스를 꾸렸다. 동진쎄미캠은 지난 2019년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한 것으로 명성이 높다.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소부장 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수출규제 과정에서) 위기 극복 과정과 경험은 앞으로 소재 국산화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진쎄미켐 측은 포토레지스트 국산화 성공을 인정하면서도 극자외선(EUV) 분야는 성공까지 갈 길이 남았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EUV란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활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로, 10nm 이하의 초미세공정부터 필수적인 기술이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수출규제 사태가 터진 이후 삼성·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으로부터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국산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EUV 쪽은 국산화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선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도록 돕는 구매상담회도 개최됐다. 상담회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해외 소자 업체인 인텔·마이크론·키옥시아·소니가 참여한다. 한·미 반도체 협력 투자설명회도 개최되며 미국 진출 희망 기업에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진출 희망 기업에도 국내 정책을 설명한다. 반도체 기술자와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이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돼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관계자는 "3년 만에 돌아온 세미콘 코리아 2022를 통해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더 건강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SEMI는 앞으로도 세미콘 코리아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격변하는 반도체 산업 환경 속에서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지원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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