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카드 등 업황 불확실성 대두…비은행 실적 방어 관건 전망
4대 금융그룹들이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순이익 '4조 클럽' 시대를 열며 '리딩금융그룹'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금융사들의 작년 호실적 행진이 올해도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4조4096억원을 기록하며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굳혔다. 이어 순이익은 △신한금융 4조193억원(17.7%) △하나금융 3조5261억원(33.7%) △우리금융 2조5879억원(98.0%)으로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작년 순이익은 KB국민은행이 전년 대비 12.7% 증가한 2조5908억원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하나은행 2조5704억원(27.9%) △신한은행 2조4944억원(20.0%) △우리은행 2조3755억원(74.1%)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이 올해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은행 부문 등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지난달에 이어 올 상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며 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에 대해 "은행의 NIM이 올해 연간 8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성장 억제 기조에도 작년 대출성장률이 9%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이자이익 증가율은 10%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경우 경쟁은행들과 다르게 2020년 이후 분기 NIM이 오히려 개선된 은행"이라며 "NIM 관리 능력이 우수하고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더 빠르게 받기 때문에 올해에도 시중은행 중 NIM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올해 NIM 상승 폭이 10bp에 달할 것"이라며 "대출성장 목표 역시 6~7%로 높게 잡고 있어 올해 이자 이익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작년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카드 부문 등의 올해 업황은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이익 전망은 긍정적이며 비은행 실적방어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카드사의 경우 수수료율 인하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증권 부문도 증시 침체 등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올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7.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순이자마진 확대로 이자이익이 8.7% 증가하며 오히려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연구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올해 증권·보험업종의 실적전망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점이 타 금융지주 대비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2조원의 출자여력을 통해 올해 추가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것은 업종 내 차별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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