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프리즘]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M&A 전망 나오지만… "가능성 크지 않다"
[반도체 프리즘]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M&A 전망 나오지만… "가능성 크지 않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23 07:32
  • 수정 2022.02.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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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성장 가능성 ↑
M&A 후보군으로 '인피니언·NXP' 거론
절대 강자 없고 리콜 위험 크다는 우려도
삼성그룹이 금명간 사장단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연합뉴스]

올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삼성전자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 M&A에 나설지 주목된다.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제재 조치로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대량생산이 필요한 부품의 생산량은 크게 낮아져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내년에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다수의 전동화 제품 출시를 예고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잠재력이 상당하다. 다만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의 산업 특성과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에 비춰 M&A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삼성잔자는 통신칩, 프로세서, 전력관리칩 등 3종 시스템반도체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SSD와 그래픽D램 등 성능이 강화된 첨단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 후보군으로는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 등을 만드는 인피니언이나 네덜란드 NXP 등이 거론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트럼프 전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제재 조치로 차량용 반도체와 같이 대량생산이 필요한 부품의 생산량이 크게 낮아졌고, 타 반도체 기업들이 대신 생산하느라 타 분야의 반도체 공급량도 채우지 못하는 '반도체 대란'이 심화된 탓이다.

이에 인텔, 퀄컴 등 기업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에 나섰고, 포드와 GM 등도 자체 조달을 위한 개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인 1,150억달러(137조원)로 늘고, 프리미엄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5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NXP,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기업들이 점유율 80%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28nm(나노) 공정에서 주로 생산되는 만큼 IDM 등이 경쟁 중인 미세 공정과는 거리가 있다. 삼성전자가 3나노 반도체 조기 양산 승부수를 던진 시점이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최첨단 나노공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차량별로 다른 칩이 탑재되는 만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때문에 종합반도체회사(IDM)가 차량용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기엔 실익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종류가 많아 이를 다 맞추기 힘들고, 시장에 절대 강자도 없어 M&A 대상을 찾기도 마땅치 않다. 여기에 부품 문제로 리콜 사태라도 터지면 완성차 기업과 분담 비용 문제도 번지게 된다. 비용 외에도 신뢰성을 잃는 만큼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우려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M&A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내놨지만 차량용 반도체 회사 인수에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이때문이다. M&A 과정에서 중국의 반독점 당국 승인이라는 7부 능선도 넘어야 한다. 과거 미국의 퀄컴이 NXP를 인수하려고 했을 때도 중국의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출처=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출처=삼성전자]

그럼에도 삼성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인수 포기를 속단할 수는 없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세트(가전·모바일)와 부품(반도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수의 M&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단기적인 프로젝트와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디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훨씬 빨리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M&A 의사를 밝힌 만큼 대형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유력 업종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가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당초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여기에 38조원을 증액한 총 171조 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추격에 나선다는 비전을 지난해 5월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준공할 제2파운드리 공장 소재지를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확정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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