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정치권이 삼킨 광주글로벌모터스, 정말 '시민을 위한' 일자리일까 
[심층취재] 정치권이 삼킨 광주글로벌모터스, 정말 '시민을 위한' 일자리일까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2.23 07:28
  • 수정 2022.02.23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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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시민 혈세 투입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설립
이용섭 시장,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장으로 경영권에 참여
수익 사업 예고한 상생일자리재단, 광주시에 18억원 받아
김동찬 시의원, 임기 끝나기 전 퇴임→재단 대표로 선임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직원들이 폭발했다. 2000만 원대 연봉을 받으면서 복지마저도 타 업계 대비 특별할 게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 의원 및 전 광주시장 출신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를 포함한 일부 임원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재단을 설립해 수익 사업을 위한 조래를 설립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측은 "임직원들이 연봉 적은 걸 알고 입사했을텐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 시민의 혈세로 세워진 회사지만, 진정 누가 이득을 보고 있는것인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 신입 직원 연봉은 2000만 원 대, 정치인 출신 대표는 수 억 원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지난달 24일 2019년 회사가 창립된 이후 처음으로 광주 노사민정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직원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인상 규모는 2.5%로 전해졌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전히 불만이 쌓인 분위기다. 신입 직원들은 임금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실수령액으로 따지면 여전히 3000만 원도 안되는 금액을 받는 경우가 있어서다. 한 직원은 "그렇게 상생 경영을 외쳐놓고 막상 입사해보니 'GM군산 시리즈 2'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관리자와 파트원이 마찰 생기면 협의가 아닌 강압적, 회피적이며 심지어 욕설과 폭언을 내뱉는 관리자도 있다. 관리자는 파트원을 개돼지 취급하며 '따르기 싫으면 퇴사하라, 다른사람 뽑으면 그만이다'란 말까지 나온다. 강성노조와 파업의 지름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직원들이 이처럼 박봉인 이유는 '광주형 일자리' 자체가 저임금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회사 최대주주인 광주시는 그간 '광주형 일자리' 투자를 위해 현대자동차 측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8년 12월에도 양측은 협약 체결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다. 이유는 현대차가 광주에 수백억 원을 투입해 공장을 새로 짓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장을 설립하더라도 인건비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았다. 결국 광주시는 현대차의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 5년간 임금과 단체협약을 유예하겠다'는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유치할 수 있었다.

■ 이용섭 시장 위원장으로 한 노사민정협의회, GGM에 최대주주 영향력 행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주요 지분은 재단법인 광주그린카진흥원 21%, 현대자동차가 19%, 광주은행이 11.30%, 한국산업은행이 10.87%, 기타 37.83%로 구성됐다. 광주시는 시민의 혈세로 회사 최대 주주가 된 셈이다. 하지만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이끄는 핵심 인물은 이용섭 광주시장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곳곳서 포착됐다. 이 시장은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유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인해 이 시장은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이사회격인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언급됐듯 임직원의 임금을 결정한 조직체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구성하는 위원은 다음과 같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청 교육감, 장대교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김환궁 전남지방노동위원장, 조인철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최정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수석부의장, 박래원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부의장,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김봉길 광주경영자총협회장, 정창선 광주상공회의소회장, 배문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명예회장, 김근순 세방전지(주) 공장장, 박상호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수석부위원장, 장연주 광주광역시의원, 장참샘 광주 YMCA 서구지회 관장, 김신희 광주 YWCA 사무총장, 서연우 광주여성노동자회장,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진용태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 김덕모 광주그린카진흥원 원장, 김선민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등이다.

이들은 임직원 임금 결정 외에도 각종 경영권에서 영향력을 행세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 이 시장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주 광주글로벌모터스 홍보실장에 따르면, 지난해 박광태 대표는 자진 사임을 결정하고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용섭 시장은 장관 출신 등의 인물을 찾아 섭외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이 시장이 수차례 외부서 대표직으로 모시려고 권고했으나 실패해서 박 대표의 대표이사 연장을 요청했다. 박 대표는 자진 사태 의사를 밝히면서 짐까지 다 싸놨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전문 경영인에 대한 채용 공지는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주식회사기 때문에 대표이사를 채용 공지 올려서 하진 않는다"며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 광주시, 상생일자리 재단 신설해 18억 투입…노사민정협의회 편입·수익 사업 기틀 마련

박 대표는 이로인해 대표이사직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연봉은 1억4~6000만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시장은 올해 상생일자리재단을 신설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이곳으로 편입시켰다. 광주 글로벌모터스 임직원들은 3000만 원도 안되는 연봉을 주며 쥐어짜기식 경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는 이 재단의 운영 지원을 위해 18억 원을 배정했다. 재단 이사장은 조인철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찬 시의원이다. 특히 김 의원은 시민들과 약속한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시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한 뒤 재단 대표로 넘어가 비난을 받고 있다. 

재단은 최근 '광주광역시 상생일자리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를 통해 노사민정협력 사업 및 노동시장 활성화 등의 분야에서 수익 사업을 내기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만약 재단이 수익 사업에 나설 경우, 국민 혈세가 '사업 종잣돈'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나 상생일자리재단엔 내부 감사를 실시한 별도 감사팀도 없다. '광주 일자리'가 진정 시민을 위한 정책이었다면, 철저한 내·외부 감사를 통해 사업 수익이 개인에게 흘러가는 상황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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