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갤럭시 S22 출격... 삼성전자가 견뎌야 할 왕관의 무게
[취재파일] 갤럭시 S22 출격... 삼성전자가 견뎌야 할 왕관의 무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25 07:53
  • 수정 2022.02.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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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은 매년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 모바일 업계의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으로서 언팩에 참석하는 첫해이기에 저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11일(미 현지시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플래그십 '갤럭시 S20 시리즈'를 발표하던 자리.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연단에 섰다. 노태문 사장은 전임자였던 고동진 사장의 뒤를 이어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유창한 발음의 영어는 아니었지만 'Innovator of New Mobile Experiences(새로운 모바일 경험의 혁신자)'를 또박또박 언급하며 'Innovation(혁신)'을 강조했다. 

이날 언팩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새로운 10년을 열어젖히는 중요한 행사였다. 삼성전자는 2010년 3월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를 처음으로 내놨다. 피처폰을 주력으로 하던 '애니콜' 브랜드가 저물고 '갤럭시 S' 시리즈가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던 시기였다.

이후 2011년에는 큰 화면과 S펜을 갖춘 '갤럭시 노트'를 탄생시켰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을 갖춘 혁신 제품을 선보이던 삼성전자는 2019년에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혁신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노태문 사장은 언팩 전 삼성전자 뉴스룸에 기고문을 올려 지난 10년에 대해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S부터 갤럭시 폴드까지, 지난 10년의 혁신을 정의할 만한 수많은 스마트폰의 개발과 혁신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즐겁고 영광스러운 여정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에게는 이번 언팩에서 향후 10년의 혁신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책임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언팩에서 삼성전자가 어떻게 새로운 10년을 시작하고, 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2020 언팩에선 '갤럭시 S11'을 발표해야하는 순서였지만, '갤럭시 S20 시리즈'란 이름의 제품을 공개한 것을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10년의 혁신'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노 사장은  언팩 행사에서 "앞으로의 새로운 10년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며 "갤럭시 S20는 최신 5G 이동통신과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탑재해 사진과 동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갤럭시 S20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지난 2020년 2월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갤럭시 S20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 사장이 대규모 혁신 제품을 발표했지만 시련은 찾아왔다. 취임 이후 갤럭시 시리즈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위기를 맞은 것이다.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글로벌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마케팅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2월 말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폭증해 오프라인 체험 매장 방문객이 급감하며 언팩의 뜨거웠던 열기는 급속히 사그러들었다.

여기에 핵심 모델인 S20 울트라 수급도 늦어졌다. 당시 중국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부품 수급이 다소 지연됐다는 설이 유력했다. S20 울트라에는 1억 화소가 넘는 카메라 탑재를 위해 특정 부품이 필요한데, 이 부품은 중국 내 생산 비중이 높아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사전예약에서 울트라 모델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에 발맞출 공급량이 부족했던 것이다.

시련은 다음 모델이었던 '갤럭시 S21 시리즈'에도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출시된 '갤럭시 S21 시리즈는' 6개월간 판매량이 1350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1700만대 가량 판매된 갤럭시S20보다 20% 적은 수치다. 갤럭시S20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출시한 모델로 연간 판매량이 3000만대에 못미친 모델이었는데 갤럭시S21 판매량은 이보다 저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모처럼 사전예약에서 최다 판매량을 거두며 혁신이 성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25일 공식 출시하는 '갤럭시S22는 역대 S 시리즈 중 최다 사전판매량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갤럭시S22 사전예약을 진행한 가운데 8일간 총 102만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역대 최고를 기록한 100만4000대의 갤럭시S8 시리즈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갤럭시S8의 사전 판매 기간이 11일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갤럭시S22가 단기간에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팬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갤럭시 S22 울트라'의 카메라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팬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갤럭시 S22 울트라'의 카메라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모처럼 큰 성과를 거뒀음에도 삼성은 자만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아이폰 출시 15주년을 맞은 애플이 '아이폰 SE 3세대'를 올 봄 출시하는 데다 미중 공급망 문제와 오미크론 확산 등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AMD가 최초로 공동 개발한 '엑시노스 2200'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런 위기 의식을 반영하듯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우리가 하는 사업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두 사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고,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며 "2022년 우리는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매출 279조원, 영업이익 51조원, 국내 임직원 수만 11만여명. 여기에 종속회사만 228개를 거느린 초대형 기업.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견뎌야 할 왕관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왕관을 쓰려는 자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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