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러, 우크라 침략에 대한 각 아시아 국가들 입장 보니... NBC "강경한 EU와 미묘하게 다른 상황"
[월드 프리즘] 러, 우크라 침략에 대한 각 아시아 국가들 입장 보니... NBC "강경한 EU와 미묘하게 다른 상황"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3.05 06:48
  • 수정 2022.03.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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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기 우크라이나 지지를 호소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기 우크라이나 지지를 호소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U와 달리, 아시아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조심스럽게 대응하면서 미국-러시아-중국과의 사이에서의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분투 중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인도 파키스탄 남아시아 대표 만자리 채터지 밀러는 4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위기에 대해 명심해야 될 중요한 것은 이것이 그저 서방의 위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아시아의 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많은 아시아 정부들이 중국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왔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다.

밀러는 “비교적 작은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잠식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러시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간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이 변하면서, 많은 아시아 정부들이 위험에 대비하는 소위 ‘헤징 정책(hedging policy)’이라고 하는 것을 적용해왔다. 즉, 미국, 중국, 러시아 각각의 세력 균형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 균형을 깨고 있다고 밀러는 말했다.

그는 “작은 아시아 국가들은 두 개의 연합이 형성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미국과 서방, 한국, 일본이 한 연합을 이루고, 러시아와 중국이 연합을 이뤄 냉전 시대를 반복하는 것 말이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러시아 은행들을 SWIFT에서 배제시키는 등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 경제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대립에 있어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 역시 SWIFT 금지를 포함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재들이 거의 상징적이라고 말한다. 스페인의 글로벌 투자은행 산탄데르 트레이드(Santander Trade)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 세 국가로부터 러시아가 수입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5%도 안 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정치과학 부교수 총 자 이안은 “미국은 상징적이라도 움짐임이 있는 것에 감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 국가들 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상징적인 행동조차 주저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권을 했다. 밀러는 인도가 미국과 러시아 양측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여서 아주 불편한 입지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인도의 가장 큰 무기 공급자 중 하나이다. 인도는 또한 많은 부분에서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키워왔는데, 2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밀러는 말했다.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세월이 지나면서 밀접해진 것처럼,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은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고 있다. 파키스탄 총리 임란 칸은 지난 주 러시아가 우쿠라이나를 침공했음에도 모스크바로 가기로 한 일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인도처럼 파키스탄은 폭력을 멈추고 대화를 할 것을 촉구했지만, 어느 한 쪽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도 분열시켰다. ASEAN의 일부 국가들은 무기 수입 등의 이유로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토요일 ASEAN의 외교부 장관들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평화적 대화의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도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ASEAN 회원국인 미얀마의 군부는, 월드 파워로서의 러시아 정부의 지위를 보여줬다며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는 말을 했다고 AP는 보도했다. 반면 지난 해 쿠데타로 인해 퇴출된 미얀마 망명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다. 

또 다른 ASEAN 회원국인 싱가포르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가 실패된 이후 지난 1일 자체적으로 러시아에 제재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 비비언 발라크리슈난은 “싱가포르가 러시아와 러시아인들과의 좋은 관계를 가치있게 생각하는 한편, 주권과 영토 침해는 싱가포르와 같은 인구 5백만의 작은 도시 국가에게 있어 존립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못한다면, 한 국가로서 존재하고 번영하기 위한 우리의 권리에 언젠가 비슷하게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싱가포르 외교관 빌라하리 카우시칸은 페이스북을 통해 싱가포르가 단독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거의 전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동은 반 러시아적인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닌 국제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여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싱가포르 외에 러시아를 비난하는 ASEAN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있는데, 한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강한 동맹국들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도 러시아와 맞서는 데 있어 상황이 복잡하다고 말한다. 

일본은 제재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홍콩 대학교의 일본 외교 전문가 세바스찬 펑은 러시아가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지역에 러시아 군의 주둔을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 자 이안은 한국이 푸틴 통치 하에 북한과의 관계가 더 좋아진 러시아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노력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또 다시 북한 문제가 다급하게 부각됐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세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문제를 다루는 동안 북한이 조용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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