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경영권 분쟁' 목적이 미심쩍은 이유
[시선집중]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경영권 분쟁' 목적이 미심쩍은 이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04 07:38
  • 수정 2022.03.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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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참여 노린다던 박 전 상무, 정작 자사주 매입은 안 해
단기 주가 상승 일으킨 후 엑시트·배당금 노림수일 가능성↑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그룹 상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암시했다. 박찬구 회장을 끌어내고 침체된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박 전 상무의 이같은 발언은 개인주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전 상무가 경영권 탈환이 아닌 다른 의도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3월 경, 박 전 상무는 그의 숙부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첫 경영권 분쟁을 선언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배당 향상·투명 경영 선언·신규 사업 추진 등 '주주 표퓰리즘' 공약을 내건다. 박 전 상무 역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를 달성하겠다는 등 소액주주를 위한 각종 제안들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박찬구 회장을 꺾지 못했다. 그가 타깃으로 삼은 박 회장이 강력 추진하던 NB라텍스 사업이 대박을 치는 등 그의 정당성이 희석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 전 상무는 1년이 지난 올해에도 2차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박 전 상무는 회사가 최근 인수한 금호리조트를 언급하며 "석유화학 사업과 연관 없는 리조트 인수 때문에 석화의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면서 부채비율 높은 리조트를 굳이 인수하기보단 배당 수준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금호리조트 실적 발표에 따르면 리조트 사업 부문이 지난해 연 매출 700억 원 대를 기록하며 인수 전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박 전 상무가 문제삼던 보수적인 신사업 투자 부분도 이미 청사진이 그려진 상황이다. 회사는 최근 인수합병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신사업에 1조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계열사별로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차전지 도전재인 탄소나노튜브 본격 판매를, 금호피앤비화학은 페놀유도체 수직계열화 경쟁력 강화를, 금호리조트는 시설 투자 및 캠핑존 구성 등을 제안한 것이다. 이번 2차 경영권 분쟁에서도 그의 정당성이 흐려지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는 박 전 상무가 다소 무리한 듯 보이는 도전에 재차 나선 이유를 주목하고 있다. 재계는 그의 경영권 분쟁 조장 이유를 두 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주가 부양을 통한 배당금 수익 또는 엑시트를 위한 준비라는 것이다. 먼저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8.5%를 가지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지난해 회사로부터 120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바 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대부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가 이 부분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단기적 주가 상승은 수익을 필요로하는 주주들의 엑시트 수단 중 하나로도 작용한다. 금융업계는 이같은 이유로 주주행동주의와 단기투자세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주주제안 등으로 경영권 분쟁 분위기를 조성한 뒤 주가 상승시 엑시트를 할 경우 남은 장기투자자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철완 전 상무가 경영에 뜻이 있다기 보단 주가 부양을 통한 엑시트를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박 전 상무가 진정 경영 참여를 원했다면 직접 지분을 더 매입하는 움직임 등이 있어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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