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 AIIB "러시아 관련 모든 활동 보류"
중국 주도 AIIB "러시아 관련 모든 활동 보류"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3.04 10:47
  • 수정 2022.03.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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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AIIB 본부 [출처=연합]
베이징의 AIIB 본부 [출처=연합]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경영진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보류하고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IIB는 3일 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AIIB는 국제조약에 의해 창설된 다자 국제기구로서 국제법 준수는 우리 기관의 핵심"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AIIB의 운영과 회원국 경제에 끼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IIB는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회원국을 대상으로 신속하고 유연한 금융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협력 다자 조직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AII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중국이 주도해 지난 2016년 창설한 조직이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채 중국 주도로 출범한 AIIB는 서방 선진국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WB)과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외 경제 영향력 확대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맞물리면서 중국의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무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IB 회원국은 설립 당시 한국을 포함한 역내 37개국, 역외 20개국 등 총 57개로 출발해 작년 말 기준 103개국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자본금 1천억 달러(121조원)로 출범한 AIIB에서 가장 많은 30%를 지분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운영을 주도한다. 현재 AIIB의 이사장은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장이며 총재는 중국 재정부 차관 출신인 진리췬(金立群)이다.

창립 멤버인 러시아도 AIIB 지분 6.7% 지분을 보유한 핵심 참여국 중 하나다. AIIB는 2019년 러시아의 도로 보수 사업에 5억 달러(약 6천억원)의 차관을 공여한 바 있다.

AIIB의 러시아 관련 사업 '보류' 결정은 서방의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차원은 아니지만 제재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서방이 러시아 중앙은행 등 일부 금융 기관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는 등 여러 강력한 제재를 시행 중인 가운데 중국은 명확한 제재 반대 입장을 피력 중이다.

중국의 금융 부문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금융 제재에 대해 우리는 찬성하지 않고, 특히 일방적인 제재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국제 정책은 일관적"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대외 경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 AIIB를 키워온 만큼 대러 제재 위반 문제에 연루돼 AIIB의 위상에 흠집이 가는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IIB의 대러 투자 '보류'는 중국이 비록 대러 제재에 반대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겠다는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금융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 등 서방의 강력한 영향력을 다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이 대러 제재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중국 역시 함께 제재하겠다는 강경 태도를 보이는 것도 중국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리는 "만약 중국이나 기타 국가가 우리 제재에 해당하는 활동에 연루되려 할 경우 그들 또한 우리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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