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러시아-우크라 전쟁, 세계 에너지 전쟁 비화 '먹구름'... 니켈, 필라듐, 크립톤 등 희귀 원자재 수급 비상
[포커스] 러시아-우크라 전쟁, 세계 에너지 전쟁 비화 '먹구름'... 니켈, 필라듐, 크립톤 등 희귀 원자재 수급 비상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3.20 06:59
  • 수정 2022.03.2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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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시설. /연합뉴스
러시아 원유시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류의 재앙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차질을 초래하면서 또 다른 재앙을 만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태양열 패널, 풍력 발전용 터빈, 전기차 배터리 등의 녹색 에너지 기술을 위한 제조에 필수인 금속들을 공급하는 국가들이다.

특히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 국가들의 에너지 확보 어려움의 문제가 화석연료 수입을 부추기고 있고, 탄소배출 감소 노력들에 지장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 배출 감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데, 이는 소위 ‘에너지 전환 금속’이라고 하는 구리, 니켈, 백금, 팔라듐, 알루미늄, 리튬 등의 공급에 달려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여러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그 밖의 원자재 수입에 대해 제재를 내렸으며, 전 세계는 에너지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금속들은 아직은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18년 러시아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Rusal)에 대해 제재가 가해진 적이 있고, 이로인해 전 세계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7%가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 원료이며,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풍족하지 않다. 전쟁 발발로 현재 니켈 가격이 한주 동안 250% 상승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세계 3위 팔라듐 생산국이다. 팔라듐은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현재 다시 떨어지는 추세다.

우크라이나는 ‘불활성기체’라고 하는 네온, 크립톤 등의 물질들의 세계 최대 공급원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된다. 크립톤은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전자 시스템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네온 가격이 치솟은 적이 있어, 현재의 전쟁 사태가 벌어지자 일부 반도체 제조사들이 네온을 미리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은 이미 지체되고 있는 상태였다. 기후변화 대응에 꼭 필요한 태양열, 풍력의 개발 진행이 3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이 한 예이다.  

이러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원자재의 공급 부족은 전쟁으로 인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 확보에 대한 우려는 각 국의 경쟁적인 석탄 수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서둘러 석탄 수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정부는 석탄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원자력 발전 이용을 종식시키려던 계획에 대해 재고해야 되는 압박에 놓이게 됐다.  

호주에서는 치솟는 연료 값으로 친 석탄 정치인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 탄소배출을 목표로 한 정부의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실패와 관련한 암울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전쟁이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각 국이 청정 기술 확립을 위한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됐다. 미국 등 여러 선진국들이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한 필수 자원 확보 투자에 적극적인 가운데, 한편으로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 

필수 광물의 가격 급등은 러시아 밖에서의 새로운 채굴, 제조,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경우, 올해 10여 곳이 넘는 새로운 니켈 광산의 채굴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글로벌 공급에 다양성을 줄 수 있는 반면, 환경적 사회적 악영향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세계 자원 공급에 불확실성을 드리웠지만, 이 기회에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섹터를 회복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전쟁 같은 큰 충격에도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에너지 전환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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