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인천 H 오피스텔 공공전세, 상식 밖의 과도한 관리비 청구 논란
[탐사보도] 인천 H 오피스텔 공공전세, 상식 밖의 과도한 관리비 청구 논란
  • 오영택 기자
  • 승인 2022.03.25 10:55
  • 수정 2022.03.25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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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H 오피스텔 관리사무실 상주인원 9명 인건비만 6,700만원
인천 서구 H 오피스텔서 관리사무실 상주인원 9명 인건비만 6,700만원이 나와 논란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인천 서구 H 오피스텔서 관리사무실 상주인원 9명 인건비만 6,700만원이 나와 논란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서 매입해 공공임대한 인천 서구 H 오피스텔에서 상식 밖의 관리비가 청구돼 논란이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H 오피스텔은 2021년 9월 9일 LH가 매입한 공공전세주택으로, 이는 민간사업자가 도심에 지은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을 LH가 사들여 3~4인 가구를 위해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북·성북·노원·은평·동대문구에 92가구, 인천 서구·연수구에 191가구, 경기 수원·안양·용인·시흥·의정부에 141가구가 공급됐다.

2019년도에 LH는 시행사 C로부터 해당 오피스텔을 임대 및 공공전세 용도로 사들였다. 시행사 측은 LH에 오피스텔을 넘기기 전에 관리업체인 R사와 관리계약을 맺는데 그 계약기간이 무려 10년에 해당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한다. 관리업체측은 오피스텔의 소유권이 LH로 넘어간 다음에도 관리업체 자격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평균 오피스텔 관리업체의 계약기간은 약 2~3년으로 계약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년 장기계약은 업계 평균 대비 상당히 긴 계약기간으로 시행사가 해당 관리업체와 이런 무리한 계약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 상황이다.

 

이상하게 높게 책정된 관리비와 속사정

입주를 앞둔 한 입주자는 이 오피스텔의 관리비가 다소 비싸다는 소식을 접했다. 물론 오피스텔이라는 특성상 아파트 대비 관리비가 비쌀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560세대에 달하는 규모가 있는 오피스텔이라 관리비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 입주자들이 안내받은 기본 관리비는 월 24만 원이었고,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월 15만 원 선이 될 것이라고 수정해 안내를 했다. 비싸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관리비 산출내역서가 나올 때까지 입주민들은 기다려 보기로 했다.

1개월을 꽉 채운 관리비에서 1개월치 관리용역비가 67,375,000원으로 책정됐으며 비용 산출 근거는 관리사무소 직원 인건비 및 4대보험료로 확인됐다.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근무인원이 궁금해 확인한 결과 관리사무소장을 포함해 총 9명이었으며, 미화원 3명과 경비 2명의 인건비는 별도 청구된 상황이다. 즉 관리사무소 직원 1인당 평균 7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관리용역비 세부 산출내역에서 이상한 점은 정수기의 설치비용이 목록에 있는데 물을 구입하느라 12만 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해명을 요구했는데 “물 구입 비용은 정수기를 설치할 수 없는 구조 때문이라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정수기 설치비용은 용역비 세부내역에 적어 놨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관리용역비 세부 산출내역에서 이상한 점은 정수기의 설치비용이 목록에 있는데 물을 구입하느라 12만 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해명을 요구했는데 “물 구입 비용은 정수기를 설치할 수 없는 구조 때문이라 구입했다”는 것이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입주민들은 관리용역비의 세부 산출 내역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돌아온 답변은 “1인당 700만 원이 아니라 자격증을 갖춘 직원들의 인건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해서 그렇다”라고 답했으나 입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다.

한 입주민은 “저희는 9명의 관리사무소 직원을 본 적이 없습니다. 관리사무소는 평일 9시~18시까지만 근무하며, 2~3명의 직원만 봤을 뿐 그 이외의 직원은 본 적이 없습니다. 관리사무소의 주장은 관리사무소에 3명, 나머지 인원은 방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는데 저희의 추측은 높은 인건비를 받으시는 고급인력이라는 그 관리소장과 일부 직원은 출근조차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관리용역비 세부 산출내역에서 이상한 점은 또 발견됐다. 분명 정수기의 설치비용이 목록에 있는데 물을 구입하느라 12만 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해명을 요구했는데 “물 구입 비용은 정수기를 설치할 수 없는 구조 때문이라 구입했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관리사무소의 물 구입 비용까지 입주민이 납부해야 하는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높은 관리비에 비해 낮기만 한 관리사무소의 근무태도

한 입주민은 “비싼 돈을 받는 관리사무소가 일이라도 잘 해주면 좋겠습니다. 평일 9~18시 근무만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연차를 사용해야만 관리사무소 업무를 볼 수 있는데, 주말 근무도 전혀 없고 야간근무도 전혀 없습니다. 야간에는 방재실에 경비 인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야간에 방재실은 연락도 잘 안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얼마전에는 어린아이가 혼자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이 있었는데, 비상벨을 눌러도 응답이 없었고 관리사무소는 그 시간에 순찰을 돌아서 자리를 비웠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순찰 도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엘리베이터나 주차장에 방치되는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아 언제 치우나 입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3~4일이 지나도 치우지 않아서 결국 입주민들이 치웠습니다”라고 답답한 상황을 설명하며 부실한 관리업체에 대한 LH공사의 강경하지 못한 대응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LH는 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가?

LH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와 관리 업체의 계약 내용을 놓쳤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입주민에 따르면 “LH측이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관리사무소 계약 관련된 내용을 놓쳤던 것이 사실이고, LH의 과실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현 관리업체에게 강제성을 보일 수 없고 요청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LH측에서 현 관리업체와 협상이 원만하게 되지 않으면 소송에 들어가겠지만 소송은 1~2년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 서로 손해가 발생하니 협상으로 진행하는 게 가장 좋겠다”고 말해 칼자루 뺏겨 불리한 형국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일 안 하는 LH와 악덕 관리업체

현재 이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LH와 관리업체에 대한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일 안 하는 lh, 악덕 관리 업체 **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가 있으며 청원에 따르면 LH와 관리업체의 싸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이 사건의 빠른 해결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LH와 관리업체와의 다툼은 모두 입주인들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현재 이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LH와 관리업체에 대한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일 안 하는 lh, 악덕 관리 업체 **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가 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현재 이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LH와 관리업체에 대한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일 안 하는 lh, 악덕 관리 업체 **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가 있다. [사진편집=위키리크스한국 오영택 기자]

오피스텔 입주민에 따르면 “처음에 LH는 현재 관리업체가 불법 상주하고 있으며 관리업체에게 나갈 것을 요청했고, 시행사 측도 그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의 소유권이 바뀌었으니 관리업체도 바뀌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관리업체는 “정당한 계약을 통해 상주중이라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현재 관리업체와 관리권 존재 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어, 상세 관리비 부과내역은 공사측에서 확인할 수 없다”며 해당 관리업체에 문의 후 회신 받은 결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인건비 6,700만 원은 60,000㎡ 넘는 특수건물로 법상 특수건물의 경우 특수자격증이 있는 직원 채용 및 상주인원 9인의 인건비”이며 “현재 9명이 상주인원으로 그중 6명이 2인 1조로 방재실 근무를 하고 있다. 방재실의 경우 24시간 교대 근무로 4시간 근무 및 1시간 휴식이라는 특수근무형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과도한 인건비의 세부내역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해 궁금증만 더했다.

관리비 납부 관련해서 “LH는 관리 정상화를 위해 관리업체와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며, 협의 완료까지 관리비 부과는 유예하기로 하고, 입주민에게 안내할 계획”이라며 “다만 해당 관리업체측에서 우리 공사와 합의 없이 관리비를 청구한 사실에 대해 시정 및 변경 고지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또, “LH는 관리비를 이미 납부한 세대의 추후 정산 문제, 또 미납 세대 연체료 문제 등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 중이며, 관리 정상화 후 관리비를 기 납부하신 입주민에 대해서는 새로운 관리비가 책정이 되면 이전의 관리비를 다시 계산해 정산하고 관리비 미납 세대는 정상 납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관리업체측에 공문을 보내고 인터뷰를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본인은 잘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답변을 피했다.

[위키리크스한국=오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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