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수십억원 횡령' LG유플러스, 사용 없는 회선에 왜 수수료 지급했나
[이슈 포커스] '수십억원 횡령' LG유플러스, 사용 없는 회선에 왜 수수료 지급했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3.30 09:48
  • 수정 2022.03.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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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 "사용하지도 않는 회선에 수수료 지급 이유 의아"
LG유플러스 측 "내부 직원, 시스템 헛점 악용…추후 보완할 것"
대구 통신골목점 내부 전경. [출처=LG유플러스]
대구 통신골목점 내부 전경. [출처=LG유플러스]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잠적한 LG유플러스 직원이 해외로 출국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회사 측의 책임도 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5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된 LG유플러스 직원이 고소장 접수 전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입국시 통보와 여권 무효화 등 관련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A씨와 공모해 수수료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대리점주 2명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업무상배임죄로 직원 A씨를 처벌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회사 측의 내부 조사 결과 인터넷과 인터넷 프로토콜TV(IPTV) 등 홈상품의 다회선 영업을 담당한 A씨는 대리점들과 짜고 가상의 고객사와 허위 계약을 맺은 뒤 회사가 대리점으로 지급하는 수수료를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다회선 영업은 사무용 건물이나 숙박업소 등에 많은 회선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계약을 주로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씨는 특정 대리점이랑 공모해서 없는 계약을 허위로 체결해서 본사에선 이를 진짜라고 판단해 수수료를 지급했는데 이를 편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은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피해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A씨는 팀장 직급의 책임자로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대리점이랑 공모를 했기 때문에 허위 계약임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A씨는 호텔·모텔 등 B2B(기업 간 거래)에 속하는 다회선 영업을 맡아 여러 대리점과 공모해야 하는 위험도 없었다는 것이다. 소수의 대리점과만 계약을 체결해도 큰 수수료가 들어온다는 것.

횡령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회사 측은 내부 직원이다 보니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더 강화했는데 그 다음에도 A씨는 수수료 편취를 계속 했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내부조사 중이고, 그 다음에 후속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회사 시스템으론 횡령을 막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이런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당사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타 통신사 대리점 검증과 수수료 지급 관련 전 과정이 전산화된지 오래됐고, 대리점 개설과 관리 등 프로세스마다 별도 담당자가 지정돼 있어 대리점과의 답합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아무리 대리점과 공모했다 하더라도 회사가 왜 사용하지도 않는 회선에 수수료를 지급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비정상 영업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미사용 고객에 대한 비정상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실제 사용이 없는 회선에 왜 회사가 수수료를 지급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계약이 제대로 체결됐는지 검증 과정이 있었다면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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