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 테크놀로지(Calm Technology)란 말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기술로 수년 동안 기술의 이상향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삼성은 이제 이 이상향을 개인 맞춤화된 기술로 현실화하고자 합니다."
지난 30일(미국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TV 신제품 'NEO QLED 8K'을 발표하는 '언박스 앤 디스커버(Unbox & Discover)' 온라인 행사.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발표를 시작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언박싱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와 달리 안경을 쓴 한 부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해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전자 제품으로 우리의 삶은 나날이 변화하고 있다"며 삼성은 그 변화를 주도허며 최고의 품질과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기술혁신 배경에는 기술 발전을 통한 똑똑한 제품이 더 나은 삶을 만든다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기술이 때로는 더 번거로운 일을 만들기도 한다. 한 부회장이 언급했듯 제품이 많아질수록 사용자들이 배워야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외에도 스마트 워치, 증강현실(AR) 글래스, 근거리무선통신(NFC) 반지 등 스마트한 액세서리도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 전자문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몸에 전자 정보를 이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6년 맥스 호닥과 BCI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생명공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를 창립했다.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올해 안에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머지 않은 미래다.
이런 복잡한 현대 사회에 모든 기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면 훨씬 더 편리할 것이다. 삼성은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더 편리한 삶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고민으로 사용자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전에 없던 새로운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유기적 연결은 사용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개인 맞춤형으로 사용자 개개인의 니즈에 맞춰 제공된다는 것.
삼성전자 측은 실례로 집안의 공기질을 감지해 로봇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자동으로 가동시켜 청정 환경을 만들어 주고,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절전모드로 가전 제품을 제어하는 등의 서비스를 언급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문제를 점검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팀삼성(#Team Samsung)'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 200여개 기업들이 스마트 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만든 HCA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고도화된 연결성과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진화는 모든 공간과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영상디스플레이 사업 비전인 ‘스크린 에브리웨어·스크린 포 올(Screens EverywhereㆍScreens for All)’을 실현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그리는 '캄 테크놀로지'의 본질은 결국 초연결사회에 있다. 초연결(hyper-connected)이라는 말은 2008년 미국의 IT 자문 회사 가트너가 처음 사용했다. 초연결사회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와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이며 우리는 이런 초연결 사회로 진입해 있다고 말했다. 초연결사회는 결국 사물 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구현되며 SNS, AR 기술과도 맞닿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20년 5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초연결사회라는 거대한 변화를 '팀삼성(#Team Samsung)'이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10만 전자'를 외치는 삼성전자 주주들은 오늘도 그런 초격차 기술을 기다리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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