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확진아동 부모와 강제 격리, 생필품 부족... 2500만 시민의 전수검사에 군병력까지 투입된 상하이
[월드 프리즘] 확진아동 부모와 강제 격리, 생필품 부족... 2500만 시민의 전수검사에 군병력까지 투입된 상하이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4.06 06:04
  • 수정 2022.04.06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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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전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중국 상하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당국이 확산 방지를 위해 상하이 일원에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군인들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CNN 방송이 전했다.

상하이의 현 상황을 중국 특유의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연관지어 말할 때 이 나라 지도자들은 한 가지 점에 있어서만은 분명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상하이는 실패하기에는 너무 큰 도시라는 사실이다.

기록적인 일일 확진자 숫자와 씨름하고 있는 상하이는 코로나 박멸 전략(elimination strategy)을 고집하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가장 극명하면서도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집권 공산당은 2500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 검사를 지원하기 위해 봉쇄령이 내려진, 금융허브 도시 상하이에 군인력 수천 명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상하이가 일일 확진자 9000명을 넘기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뉴스와 함께 5일 아침부터 상하이의 모든 주민은 의무적으로 핵산검사(nucleic acid test)를 받도록 하는 조치가 실시 중이다.

국제기준에 비추어 본다면 상하이의 확진자 숫자는 많다 할 수는 없지만 급속히 번지고 있는 코로나 상황 때문에 상하이는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임하는 중국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검사를 배가하고, 강제 봉쇄조치를 실시하며, 감염이 확인된 아동들을 부모로부터 강제 격리 시키는 무리수까지 강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봉쇄 강행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소하면서도 이러한 강압적인 조치들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해당 관리들은 마치 전시와 같은 편제로 움직이고 있다. 관영 언론에 따르면 최근 며칠 동안 3만 명이 넘는 의료진이 상하이로 파견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인민해방군(PLA)도 일요일 2000명이 넘는 군 의료인력을 이 도시에 파견했다고, 인민해방군 신문(PLA Daily)이 보도했다.

한편 상하이 당국에는 코로나를 잠재워야 하고, 가혹한 조치에 따른 주민 불편 및 대가(代價)와 싸워야 하는 이중고가 극에 달하고 있다.

상하이는 몇 주 동안 사회·경제적 기능 장애로 고통을 받으면서, 금융기관 직원들은 직장에서 잠을 자고, 주요 항구는 공급망 지연으로 압박이 가중되고, 봉쇄 중인 주민들은 의료품과 생필품 확보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같은 불편이 곧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 주말 동안 상하이를 찾은 쑨 춘란 부총리의 행보는 베이징 당국의 태도가 여전히 강경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대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쑨 부총리는 일요일 코로나바이러스 박멸과 팬데믹과의 격전을 지시한 시진핑 주석의 말을 인용하며, 상하이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zero-Covid policy)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인구 14억의 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전파될 경우 보건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노령층에서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코로나 대처야말로 ‘최우선 정치 과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와 강제 격리된 아동들

상하이시 당국은 지난주말 자신들의 대처에 따른 부작용을 인정했다. 상하이시 인민정부의 마 춘레이 서기장은 지난주 목요일 코로나 확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최근 며칠 사이 상하이 주민들은 제한된 물품을 공급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주문에 나서야 하는 등 생필품 부족에 따른 불편함을 SNS를 통해 털어놓고 있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 연료도, 쌀도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너무 힘듭니다. 주문을 위해 아침 6시에 알람을 울리게 해놓았지만 여전히 쌀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한 사용자는 현재의 상하이 한 구역의 사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후 이 구역에는 관리들이 물품을 공급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봉쇄조치에 따라 부모들과 격리된, 아동 확진자들이 수용된 상하이 병원의 붐비는 상황과 의료인력 부족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사진들이 SNS상에 올라오면서 지난 주말 동안 격리조치에 따른 사람들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

봉쇄령이 내려진 상하이의 한인타운인 민항구 훙취안루 일대 거리 모습 [사진=연합뉴스]
봉쇄령이 내려진 상하이의 한인타운인 민항구 훙취안루 일대 거리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중에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Shanghai Public Health Clinical Center)’가 성명을 발표하면서 확인되기는 했지만, 이 사진들은 코로나19 아동 격리병동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라 소아병동을 외래병동과 응급의학 센터로 옮기는 정규적인 과정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외래병동과 응급의학 센터에 더 많은 소아과 인력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유아와 아동을 포함해서 양성 판정을 받은 모든 확진자들을 시설에 격리하는 이 정책은 환자들에게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안기고 있다.

주(Zhu)라는 성을 가진 한 아기 엄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두 살배기 딸이 지난 3월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29일 그녀와 격리되어 클리닉으로 보내졌는데, 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말 외에는 어떤 정보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코로나는 숙련된 의료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내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자의 관심과 배려일 뿐입니다.”

이 엄마는 트위터와 비슷한 SNS인 웨이보에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도 코로나에 확진된 이 엄마는 몇 번이고 문을 두드린 끝에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에 발을 들여놓고, 지난 월요일 드디어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고, CNN에 알려왔다.

상하이시 관리들은 지난 월요일 기자회견장에서 제기된 우려에 답하면서 감염된 아동의 부모도 확진되는 경우에는 아동과 함께 지내면서 의료 관찰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7세 이하의 아동들은 소아과 치료를 위해 여전히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로 보내져야 한다.

외관상 종료 시점은?

이제 상하이 전체적으로 대규모 검사가 실시되고 대부분의 이 도시 지역들이 봉쇄 상태에 돌입하면서 제약이 언제 풀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 제한 등의 제약이 절정에 달하면서 도시의 경제가 충격을 받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의 금융 수도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컨테이너 기지이기 때문에 시 당국은 봉쇄 확대에 따른 장기적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의 확진자 숫자는 아직은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지린성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린성에서는 지난 3월 초부터 더욱 엄혹한 조치들이 실시 중이다. 2년이 넘는 기간 사이 가장 대규모로 발발한 이번 유행은 감염력이 극도로 높은 오미크론 하부 변이인 BA.2.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처 능력을 시험하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 시련을 겪으며 상하이시 일부 주민들은 중국이 코로나19와 처음으로 맞닥뜨렸던 2년 전 우한의 상황을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 우한은 몇 개월에 걸쳐 여러 종류의 봉쇄를 겪어야 했고, 세계 각지의 의료진들이 우한에 당도해 도움을 손길을 내밀기도 했었다.

“우한 사태를 겪은 지 2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이렇게 글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그는 우한 의료진들의 상하이 도착을 지적하며 “우한이 우리를 도우러 온 것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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