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긴 ASML, 화성시에 EUV 재제조센터 세운다
[시선집중]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긴 ASML, 화성시에 EUV 재제조센터 세운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4.10 08:24
  • 수정 2022.04.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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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재판 행렬 속에서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의 본사를 찾았다. 그는 피터 버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를 위해 총수가 직접 담판을 벌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에서의 경쟁 우위를 EUV 장비 확보에서 찾는 모양이다. 차세대 기기에 탑재될 반도체 크기가 작아질 것을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데, EUV 노광장비가 없으면 초미세 공정에서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ASML의 노광장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나머지 점유율 대부분은 일본 기업 니콘·캐논이 채우고 있다. 다만 격차가 너무 커 일본 기업들의 시장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ASML의 EUV 노광장비는 1대당 2000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장비임에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EUV 장비 확보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42대를 만들어 63억유로(약 8조395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대만이 44%, 한국이 35%를 차지했다. 중국은 미국 제재로 16%에 그쳤다. 

EUV란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활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이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록 성능과 효율이 진일보하기 때문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장비가 필수다. EUV 광원은 기존 공정보다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다. 공정 단계도 줄일 수 있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EUV 장비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하반기 세계 최초로 EUV 노광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EUV 공정을 적용해 14나노 D램 양산에도 돌입했다. 5개의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14나노 D램은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고,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와의 경쟁 우위를 위한 3nm 공정에서도 EUV 장비는 핵심이다. TSMC는 내년 하반기 3나노, 2025년 2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TSMC보다 빠른 올해 상반기, 2나노는 2025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고객사들의 요청에 힘입어 ASML은 2023년까지 EUV 장비 생산량을 60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피터 베닝크 CEO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EUV 장비 생산량을 올해 40여대로 늘리고, 2023년 60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라고 했다. 지난해 총 31대를 생산했는데, 매년 생산량을 50% 가량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EUV 장비는 미중 무역분쟁의 주요 전장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ASML의 EUV 장비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압박에 EUV 장비의 중국 수출 보류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정부는 이런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사이에 둔 외교적 관점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계 관점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왼쪽부터)서철모 화성시장, 피터 베닝크 ASML CEO,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참석한 경기도-ASML-화성시 투자협약식. [출처=경기도]
(왼쪽부터)서철모 화성시장, 피터 베닝크 ASML CEO,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참석한 경기도-ASML-화성시 투자협약식. [출처=경기도]

이런 가운데 피터 베닝크 CEO는 지난 4일 방한 일정에서 화성시청을 찾아 'ASML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SML은 2025년까지 2400억원을 투자해 화성 동탄2신도시 부지에 EUV 및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엔지니어를 위한 트레이닝센터와 제조 센터 등이 들어서는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경기도·화성시 등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ASML의 본사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과 삼성 반도체 주력 생산거점인 경기도 화성시가 도시 간 협력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ASML의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베닝크 CEO는 "화성시의 지원 덕분에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캠퍼스 구축과 더불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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