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인천의 상왕? 시민과 시의회가 우려하는 인천 경찰의 반대
[탐사기획] 인천의 상왕? 시민과 시의회가 우려하는 인천 경찰의 반대
  • 정해권 기자
  • 승인 2022.04.11 07:19
  • 수정 2022.04.1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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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경찰청과 엘리오스구월 두 건물사이의 거리는 139m 가량 떨어져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인천지방경찰청과 엘리오스구월 두 건물사이의 거리는 139m 가량 떨어져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지난 4일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속행 공판에서 검찰은 A 씨의 범행이 일어난 빌라 내부 모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건물 내·외부에 설치된 CCTV 영상 3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내부 CCTV 영상은 출동한 남녀 경찰관 2명이 빌라 현관 1층에 도착하자 피해자인 40대 여성 B 씨의 남편이 3층에서 내려와 현관문을 열어주는 장면으로 영상 속 경찰들의 모습은 상황을 재현하며, 놀란 모습을 보이나 누구도 신속하게 사건 현장으로 진입을 시도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이번 사건은 층간소음 흉기난동보다는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라 범인보다 경찰이 국민의 질타를 받은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창룡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해야 했고 송민헌 당시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사퇴했으며 관할 경찰서장인 이상길 논현경찰서장이 직위해제를 당하는 등 후폭풍이 적지 않았던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3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인천지방경찰청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유진규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인천 경찰의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는 커녕 옛 롯데백화점 부지에 공사예정인 엘리오스구월의 건물 인허가에 억지 논리를 펼치며 반대를 하고 있다. 지역주민은 물론, 인천시의회와의 마찰을 빚으며 박남춘 인천시장을 직접 만나 반대의견을 전달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지역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옛 롯데백화점 부지에 들어서는 엘리오스구월은 43층 높이로, 쇼핑센터를 포함해 오피스텔 508세대와 문화시설 등이 입주하며 인천시가 ‘공공기여 사전협상제’ 첫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롯데백화점 이전으로 인해 주변 지역의 공동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역 상인들의 숙원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대해서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인천경찰청과 유진규 인천지방청장의 이례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8일 제278회 시의회 임시회 제2차 회의에서 인천시가 제안한 ‘남동구 구월동 1455번지 제안서에 대한 의경 청취’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하지만 경찰의 지속적인 반대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몽니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유진규 인천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지역 관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주변 지역 상인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데오 상인연합회 측은 "존립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실제 로데오거리에 입점해 있는 상가 400여 개 중 이미 80여 곳이 문을 닫거나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시의회의 임시회의 지난달 28일 건설교통위원회 고존수 위원장은 “국가기관에서 반대가 심했고, 경찰 개개인이 의원들을 만나 반대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생각했다. 이는 의원들의 정치적 소신이 꺾이지 않을까, 의정활동을 침해하는 행동은 아닌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국가 공무원들의 행동에 의원들이 많은 위축을 받았다”라는 발언을 통해 경찰의 조직적인 반대가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반 경찰이 시의회 의원을 만나는 것이 아닌 정보과 직원들이 인천 경찰청 TF팀 명분으로 시의회 의원들을 만나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이런 정보 경찰의 움직임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자칫 직권남용 등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그동안 경찰이 반대의 이유로 내세웠던 옥상 헬기장을 비롯한 수사권 침해와 교통체증으로 인한 치안 공백 등은 인천청의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옥상의 헬기장은 최근 5년간 헬기 이착륙 사실이 없었다는 것과 사실상 불법 시설임이 밝혀져 이미 명분을 상실했고, 새롭게 주장하는 교통량 증가로 인한 긴급출동 지연은 인천지방청의 억지 논리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경찰청과 서울지방청의 경우 서울시 서대문구와 종로구에 있었으며 이 지역의 교통정체는 이미 악명이 높은 것으로 경찰청의 경우 국가수사본부까지 함께 있어 인천지방경찰청의 주장대로면 경찰청과 서울청은 교통정체로 인한 심각한 치안 공백을 그동안 개선의 노력 없이 방치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경찰의 이런 움직임은 시의회 뿐 아니라 시의회 통과 이후 진행되는 민간참여 평가위원들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유진규 인천경찰청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인천의 치안과 행정을 책임지는 기관장의 대립으로 인천 시민들의 불안감과 지역상인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유진규 인천경찰청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인천의 치안과 행정을 책임지는 기관장의 대립으로 인천 시민들의 불안감과 지역상인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경찰의 무리한 행동은 6월 1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부담감과 함께 박남춘 시장의 재선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와 시장의 결단과 경찰의 반대라는 정치 공학이 펼쳐질 수 있으며 이러면 경찰의 중립성 논란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인천시의원 출마 예비후보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경찰이 저렇게까지 반대를 하면 아무래도 선거에 불리할까 걱정이 된다”는 우려와 함께 “경찰이 오랜 시간 수사를 통해 범인을 검거했는데 시의회와 시장이 범인의 구속을 반대한다면, 월권 행위라고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논리”라며 경찰의 반대 행위를 꼬집었다.

경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업무는 치안 유지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 본연의 업무임에도 본연의 업무가 재판을 통한 영상으로 전 국민이 경찰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가운데 경찰의 이미지 회복과 자성의 노력보다는 지역의 님비현상에 가까운 억지 논리를 위해 TF팀까지 만들어 반대하는 것은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본지는 이번 취재를 위해 인천지방청에 취재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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