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글로벌 경제 '퍼펙트 스톰'... 식량·에너지 가격 폭등, 개발도상국은 파산 위기, 기아발생률 급상승
[포커스] 글로벌 경제 '퍼펙트 스톰'... 식량·에너지 가격 폭등, 개발도상국은 파산 위기, 기아발생률 급상승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4.19 06:23
  • 수정 2022.04.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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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숫값, 9년만에 8달러 돌파…애그플레이션 가속
'빵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베이루트 외곽의 한 빵집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빵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베이루트 외곽의 한 빵집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전쟁의 영향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유엔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의 위기가 세계 식량, 에너지, 금융 시장에 ’퍼펙트 스톰‘을 일으키면서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퍼펙트 스톰이란 두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펜데믹 등으로 이미 막대한 압박에 놓여있던 세계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더해지면서 그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국은 전 세계의 밀과 보리의 약 30%를 생산하고 있다. 두 나라는 전세계 36개국에서 소비되는 밀의 대부분을 공급한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세계 최고의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두 번째로 큰 석유 수출국이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세계 비료수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식량 가격 상승의 주범 중 하나는 세계적인 비료 부족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세계 비료와 농업 생산에 중요한 칼륨이 풍부한 비료 수출의 약 40%를 공급한다. 

파키스탄 페샤와르서 수확한 밀 [사진=연합뉴스]
파키스탄 페샤와르서 수확한 밀 [사진=연합뉴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쟁 후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이맘 때보다 34% 오른 역대 최고 수준이며 원유 가격은 전년 대비 60% 상승했고, 비료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미 빈곤에 허덕이는 약 17억명 사람들이 러시아의 세계 식량, 에너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전쟁의 영향력을 직격타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9월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보험료와 환율 압박으로 부채에 빠져들고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구매력이 약화되고 개발은 정체되고 있으며 성장은 후퇴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소위 경기 침체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저성장·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인플레이션과 잠재적인 악순환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번 전쟁이 세계를 ’부채 위기 직전‘에 놓이게 했다며 세계 경제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1%포인트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 정부가 세계적인 기아 상승률의 위험성에 관심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주요 국가들의 식료품가격 상승률 [사진=연합뉴스]
주요 국가들의 식료품가격 상승률 [사진=연합뉴스]

옐런은 국제문제 전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과의 간담회에서 "에너지 공급이 줄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식량 수출의 20% 이상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밀과 옥수수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대유행, 공급망 붕괴, 원자재 수요 격화가 식량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가장 취약한 유럽에서 경기침체 전망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제 구조는 수출 지향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동시에 에너지는 수입에 의존도가 높아 전쟁이 장기화 할 경우 러시아 못지 않게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바이든 정부가 세계 시장으로부터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경제 제재의 표적이 되고 있다.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의 옥수수 수확 현장. [연합뉴스]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의 옥수수 수확 현장. [연합뉴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반 물가가 덩달아 오르는 '애그플레이션' 현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은 이날 부셸(약 25.4㎏)당 2.6% 오른 8.04달러로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8달러 선을 돌파했다.

가뭄과 이상고온이 미 중서부를 덮쳤던 2012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부셸당 8.49달러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운송비 급등 여파로 이미 작년부터 꿈틀거렸던 옥수숫값은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두 나라의 전쟁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셸당 6달러였던 옥수숫값이 넉 달 만에 30% 이상 치솟은 것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당분간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농산물 유통망이 무너진 가운데 상당수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봄철 파종 시기를 놓친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로 비룟값도 함께 오르면서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공급난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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