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미국 송환이냐, 유럽인권재판소 항소냐... 영국 내무장관에게 공이 넘어간 '어산지 송환' 귀추 촉각
[WIKI 프리즘] 미국 송환이냐, 유럽인권재판소 항소냐... 영국 내무장관에게 공이 넘어간 '어산지 송환' 귀추 촉각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4.22 05:53
  • 수정 2022.04.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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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될 것인가, 아니면 유럽인권재판소 항소 절차를 밟을 것인가.'

영국 법원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승인함에 따라 미국의 기소에 맞서는 어산지의 법적 투쟁이 더 길어지게 됐다.

이제 결정권은 영국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에게 넘어갔다. 웨스민스터 치안법원에서 지난 20일 열린 7분 간의 재판에서 판사 폴 골드스프링 판사는 “나는 결정을 위해 이 사건을 내무성으로 보낼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 어산지는 직접 법정에 나오지 못했고, 자신이 수감돼 있는 벨마시 교도소에서 화상 연결로 참석했다. 그는 재판 중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어산지는 2010년 미국의 전쟁범죄 등의 비리를 폭로하는 방대한 양의 미 정부 문서들을 국방부 내부고발자인 첼시 매닝으로부터 전해받아 자신의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그가 호주 국적임에도 그에게 방첩법 위반 혐의를 씌워 기소하고 미국으로의 송환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송환 승인 판결이 내려졌지만, 사건이 내무장관에게로 넘어갔다. 영국 내무장관 측은 두 달의 결정 기한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산지 측의 항소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완전한 송환 여부 결정은 더 미뤄질 수 있다. 

어산지의 변호팀은 파텔 내무장관에게 의견 및 증거 제출을 할 수 있고, 유럽인권재판소 항소에 맞서기 위한 다른 루트들을 찾으며, 1심에서 제기됐던 여러 법률 상의 문제들을 내세울 수 있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1심에서는 판사가 미국의 교도소가 어산지에게 가혹한 처우를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신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어산지가 자살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송환 불허 판결을 내렸다. 미국 정부가 나서서 어산지 암살을 모의한 것이 야후뉴스의 탐사보도로 드러나기도 했었다.

1심 당시 어산지의 건강 상태와 고문과 같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유엔 전문가들의 증언을 포함한 여러 증거 자료들이 제출됐음에도 미국 측은 어산지가 송환될 경우 어산지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미국에서의 처우에 대해 영국 법원에 보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심 판사가 정신건강 상의 문제로 송환을 불허하자 그제서야 보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어산지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이번 사건에서 법률 상의 큰 허점 중 하나로 보여지고 있다.

미국 측은 1심 결과에 항소했고 결국 영국 고등법원은 송환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어산지 측은 대법원으로의 상고를 신청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건은 다시 지방법원으로 내려가 지금의 판결을 낳게 됐다.  

어산지의 변호팀은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공개된 문서들로 미국의 범죄가 드러났고 이는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기소는 순전히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어산지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최고 17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의 송환 위험을 피해 2012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추구했고, 그 안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던 어산지는 2019년 대사관 건물 밖으로 강제로 끌려나와 영국 경찰에 체포돼 3년 째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달에는 자신의 변호인이자 연인이었던 스텔라 모리스와 교도소 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모리스는 이번 재판을 방청석에서 참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 밖에 모인 어산지 지지자들의 외침이 법정 안에서도 들렸다고 한다.

이들 지지자와 함께 있던 영국 노동당의 전 대표 제레미 코빈은 “어산지는 세상에 진실을 알린 것밖에 없다. 우리는 계속 석방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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