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M·2M 매출 감소, 신작 모멘텀 공백 등이 하락 원인 지목
하반기 북미·유럽에 NFT 적용 리니지W 출시…시장 기대는 '미온적'
김택진 대표, '글로벌 게임사' 포부 밝혔지만...추락한 신뢰 회복 중요
지나친 과금 유도로 게임 유저들의 외면을 받았던 엔씨소프트가 최근 주가 부진과 함께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 회사로의 확고한 도약"이라며 글로벌 무대로 더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신작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29일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2.18% 오른 4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오르긴 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는 약 36% 하락했다.
주가 부진은 올해 본격적으로 하향하는 모양새다. 올 1월 60만원대를 나타냈던 주가는 현재 40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40만6000원대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새로 써 40만원선도 아슬아슬하다. 지난해 2월 100만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3월에는 3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매도했고, 이달 역시 7거래일을 제외하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로는 리니지W,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 감소, 신작 모멘텀 공백 등이 꼽힌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리니지 시리즈라며 내놓은 리니지W는 올 3분기 대체불가토큰(NFT)을 적용해 북미, 유럽 등에 출시할 예정이며, 4분기에는 PC와 콘솔게임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주총에서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뿐만 아니라 배틀로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인터랙티브 무비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며 "오픈형 연구개발(R&D)을 기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MMORPG 지식재산권(IP)의 콘솔 출시 시 큰 흥행 성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TL의 흥행 기대감을 가져볼 만한 수익모델(BM), 게임 내용 등이 더 구체적으로 공개될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게임 유저들의 외면을 받은 이력이 있어 이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과 5월 내놓은 '트릭스터M', 8월 '블레이드앤소울2' 등이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지나친 과금을 유도한다는 논란을 빚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회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이용자가 투입한 가치보다 더 높거나 낮은 가치의 게임 아이템이 나올 수 있게 만드는 것으로 뽑기 아이템으로도 불린다.
회사의 지나친 과금 유도에 뿔난 '리저씨'(리니지를 하는 아저씨의 합성어)와 엔씨소프트의 게임 유저들은 트럭 시위까지 나서며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리니지M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대만 시장에 출시된 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순위 자리를 뺏긴 적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매출액 7326억원, 영업이익 1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233%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구권에 출시하는 리니지W가 기존 P2E 게임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 밝혀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는지 주목되지만 기존 리니지 IP가 북미·유럽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지는 못했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기대하긴 힘들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75만원에서 65만원으로 하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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