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러-우크라이나 침략 장기화로 '인신매매' 증가 우려 고조
[우크라 줌인] 러-우크라이나 침략 장기화로 '인신매매' 증가 우려 고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5.15 06:49
  • 수정 2022.05.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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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탈출한 한 여성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프 기차역에 머물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탈출한 한 여성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프 기차역에 머물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인신매매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하면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인신매매에 희생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약 12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고국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으며, 이들 중 거의 반에 가까운 숫자가 우크라이나 밖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인구 이동에 해당한다.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유럽 인신매매 문제를 다루는 국제 NGO 네트워크 ‘라스트라다 인터내셔널(La Strada International)’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난민의 상당수가 여성과 아이들로, 이들은 노동 착취와 성 착취의 대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계층에 속한다.

인권단체들은 인신매매 증가 위협을 계수화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국경에서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 사회와 정부들의 선제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형사경찰 기구인 유로폴(Europol)과 유럽연합(EU) 법집행기구 및 유럽 국가들의 법집행 기관들 모두 인신매매 의심 징후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아직 조직적인 착취의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전쟁이 석달째로 장기화하면서 거처를 떠나 난민 신세가 된 사람들이 직면한 위협은 우크라이나 국내외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라스트라다 인터내셔널’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당국과 각국 정부들이 행동에 나서고 인신매매 위협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보고서는 인신매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신속히 보호하려는 조치에 중대한 간극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작성자이자 ‘라스트라다 인터내셔널’의 코디네이터인 수재나 홉스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웃 국가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홀로 피난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의 도움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 전부터 유럽 내 최대 인신매매 희생자들로 분류됐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산하 인신매매 부서의 특별대표인 발리안트 리치에 따르면 이미 우크라이나 내에는 범죄 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인신매매 루트’가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관련 기관들은 전쟁이 발발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와 이웃 국가들의 국경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신매매범들이 난민들을 노릴 수 있다는 경고를 발동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 보호 조치를 취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발 벗고 나섰었다.

인권단체들과 정부들은 핫라인 번호가 적혀있는 정보지를 배포했고, 다른 사람들은 공식 피난민 접수처까지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섰다. 또, 유럽 국가들은 난민을 위한 무료 수송 수단을 운용하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전쟁 개시 후 수주일이 지나면서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난민을 위한 필수 서비스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고, 일부는 생계의 위협까지 받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초기에는 유럽에서 임시 피난처를 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더 안정적인 주거와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난민들에게는 성 착취와 노동 착취의 위협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고, ‘라스트라다’는 밝혔다.

예를 들면 많은 난민들이 주거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데, 이런 플랫폼들은 인심매매범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난민을 위해 안전한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폴란드의 여성 운전자 그룹 ‘운전대를 잡은 여성(Women Take the Wheel)’의 창립자 엘라 리그가 말했다.

‘운전대를 잡은 여성(Women Take the Wheel)’은 국경에서 난민들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결성된 풀뿌리 단체이다. 엘라 리그는 국경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강제로 태우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남성들 사례를 전해 들었다. 그녀가 들은 이야기는 범행 시도가 실패한 이야기였지만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다른 사례들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나는 인신매매범입니다’라는 붉은 표찰을 달고 있지 않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엘라 리그는 지난 4월 말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에 걸려운 전화의 60%는 국경에서의 이동을 도와달라는 전화였지만, 40%는 폴란드의 사정에 익숙하지 못한 난민들이 폴란드 내에서 걸어온 전화였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녀는 곤궁에 처한 난민들이 보다 위험한 행로나 주거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경에서 세 정거장까지의 거리가 가장 취약한 지역이 될 수 있다고, 발리안트 리치 특별대표는 밝혔다.

리치 대표는 인신매매 위험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유럽 국가들이 비교적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이들 국가들은 2015년 난민 대이동 당시 유럽을 향해 위험한 탈출길을 선택했던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에 대해서는 빗장을 걸어잠그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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