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전기차 분사 시동거는 르노·포드…현대차는?
[시선집중] 전기차 분사 시동거는 르노·포드…현대차는?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5.13 08:00
  • 수정 2022.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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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분사로 전문성 강화·투자가치 향상 등 기대
현대·기아차, 부정적 여론·尹정부 기조 등 해결 문제 산적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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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성장성 높은 전기차 사업을 분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르노·포드사는 전기차 사업 분사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투자가치를 높이는 등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최근 아이오닉 등 전기차 생산에 힘을 주고있는 현대차는 이같은 흐름에 미쩍지근한 분위기다. 이유는 뭘까.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달 4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업을 분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부문은 '포드 모델e'로, 내연기관 차량은 '포드 블루'란 새 조직으로 운영된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전기차 사업 분리설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엇으나 번복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 르노그룹도 지난달 전기차사업을 포함한 모빌리티 부문을 분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 지분을 매각해 총알을 확보한 뒤 모빌리티 부문을 별도 기업으로 분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최근 르노그룹 루카 드 메오 CEO와 티에리 피에통 최고재무책임자 등이 분사 시기와 잠재적 파트너 등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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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가 이처럼 전기차 사업을 분리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사업의 성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기름값이 상승하거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전기차에 대한 판매량이 증가한다. 반면 내연기관은 그만큼 판매량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완성차업계 입장에선 상황에 따라 서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단 의미다. 

루카 드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가 주최한 '퓨처 오브 더 카 2022 콘퍼런스'를 통해 "전기차와 내연기관은 두 개의 다른 스포츠다. 두 팀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 잠재력은 여전하지만 이는 오래된 게임이다. 전기차를 성장 사업으로, 내연기관은 안정적 현금 창출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높은 전기차 사업 부문을 분사하면서 테슬라·리비안 등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신규 자본유치도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2020년부터 월스트리트 등 미국 증권가들은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분할을 끊임없이 요구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투자자들은 내연기관보다 미래차에 대한 투자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시총은 한떄 8520억 달러로 도요타(2160억 달러)와 폴크스바겐(919억 달러), 포드(642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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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조직이 독립되면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지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현재로선 전기차 사업부의 분리를 선언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그간 현대·기아차는 수소차 개발에 집중하다가 최근에서야 전기차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즉 전기차 사업부기 분리된 뒤 유의미한 매출과 생산량이 나오기엔 아직 불안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 DL이앤씨 등 기업분할 사례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기업 쪼개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로인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공정성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여론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사업부 분할을 행동으로 옮길 경우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로인해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당장 전기차 사업부를 분사시키엔 무리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21년 1분기 2%대에서 올해 1분기 5%까지 확대됐다"면서 "아이오닉 5는 내수 및 유럽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미국 판매도 본격화되고 있다. GV70 전기차 모델의 출시로 라인업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호조새가 지속된다면 추후 사업부 분할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다만 윤 정부 들어서 분할 상장에 대한 압박과 내부 인력 배치 등 분할 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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