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지나 러몬도 장관, 공급망·산업대화 적극 활용키로
한국과 미국의 기업인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 자리에 모였다. 양측은 경제 협력 및 투자 확대 등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서울 용산구 하얏트 호텔에서 공동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백우석 OCI 회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는 크리스티 아노 아몬 퀄컴 CEO,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대표,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CEO, 카허 카젬 GM코리아 사장, 케이알 스르드하 블룸에너지 대표, 스콧 뷰몬트 구글 아태지역 사장, 웬델 웍스 코닝 회장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함께했다.
이들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공급망 등에 비상이 걸린만큼 반도체·청정에너지·배터리·전기차 등에서 한미간 공급망 협력을 위한 실질적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첨단기술 경쟁 심화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약화돼 불안전성이 심화된 만큼 동맹국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했다.
양국 기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미 투자 협력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 내 시장 선점과 공급망 협력 확대를 위해 현지 투자를 활발히 진행중에 있다.
미국도 반도체 기업 램리서치가 지난 4월 연구개발 센터를 경기도 용인에 개관했다. 이외에도 온세미컨덕터는 2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 확대, 바이오 기업 싸이티바는 5250만 달러 규모의 생산시설, 넷플릭스는 가상현실 특수 영화셋트 건립을 위해 1억 달러를 각각 국내에 투자했다.
공식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일정이 종료된 뒤에는 참석자들간 비공개 발언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측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양질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저탄소 등을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이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되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필요성에 공감한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수출 통제, 투자 협력 현안을 주도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두 장관은 IPEF 가입 관련 국가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에 강점을 지닌 만큼 IPEF 관련 논의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상무부가 우리나라 투자 기업들에 대해 차별 없는 혜택과 동반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각별히 신경써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아울러 국내산 철강에 대한 시장 접근 여건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대한 유연성 제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 제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취할 수 있는 법안이다. 우리나라 철강 기업들은 미국의 이같은 법안으로 주요 철강 제품에 25% 이상의 관세를 내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해 11월 합의된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SPD)'와 최근 장관급으로 격상되는 '공급망·산업대화'도 적극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이 장관과 러몬도 장관은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MOU를 이날 교환했다. 이로써 산업부와 상무부는 연 1회 산미 공급망·산업 대화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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