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FOCUS] “수주도 거부할 판”…건설사, 기본건축비 인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건설FOCUS] “수주도 거부할 판”…건설사, 기본건축비 인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5.23 08:02
  • 수정 2022.05.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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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원자재값…건설사, 인건비·장비 임대료 상승에 골머리
국토부, 내달 기본형 건축비 추가 인상 예고 …건설사 떠안기엔 무리
고시 이후 3개월 지나 자재값 15% 상승 시 건축비 인상 조정 가능
현실화된 분양가 상승…지난해 대비 분양가 약 7~10% 이상 올라
수주 포기하는 건설사들…조합 등 과도하게 낮은 공사비 요구한 탓
‘분양가상한제’ 의미없어…건설업계 “분양가 통제가 주택 공급 지연”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자잿값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인건비와 건설장비 임대료까지 급등하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급증한 공사비에 손해가 막대하다 보니 건설사들이 수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첩첩산중으로 국토교통부도 다음 달부터 기본형 건축비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분양가 상승 역시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설사들이 공사비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자잿값’ 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철근과 골재 등 건설자재 가격이 약 50% 상승했다. 철근 가격은 지난해 1월만 해도 1톤당 70만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114만원으로 63% 올랐다. 각재‧합판 등 자재 가격 역시 전년 대비 50% 이상 뛰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느 유연탄은 올 1분기 톤당 260.6달러로 지난해 동기 89.4달러와 비교하면 191% 오른 것이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로 시멘트 가격 역시 지난해 5월 톤당 7만5000원 수준에서 이달 9만3000원으로 약 24% 인상됐다.

인건비 급등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숙련공의 경우 작년 기준 20만원 수준에서 10만~20만원 더 올라 4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는 거푸집 시공비 30%와 철근 시공비 10% 오른 영향이 인건비에 반영됐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건설사들은 원자재 리스크가 워낙 큰 관계로 기존에 수주한 공사를 공기 내에 최대한 맞추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하루 20만원 내외에 그쳤던 현장 근로자 일당이 4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한국인 숙련공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영향"이라고 말했다.

건설장비 임대료도 최소 10% 이상 상승했다. 인건비·유가 상승 요인이 반영되면서다. 실제로 굴삭기(6W 기준)의 경우 하루 임대료가 전년 55만~60만원 수준에서 75만원 선으로 올랐으며, 크레인(유압 기중기)의 경우 지난해 하루 100만원이던 임대료가 30만원가량 뛰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원자재 폭등을 건설사들이 오롯이 떠안기에는 감수하기엔 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기본형건축비’를 인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며, 국토부가 3월‧9월 1년에 두 차례씩 정기 고시하며, 특수한 경우 수시 고시가 이뤄지기도 한다. 공동주택 ㎡당 기본형 건축비 상한선을 보면 지난 3월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2.64% 올랐다.

고시 이후 3개월이 지나 자재값이 15% 이상 인상되면 고시를 통해서 건축비 조정이 가능해진다. 국토부는 자잿값과 노무비 등이 급등하자 내달 별도의 수시 고시를 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내달 수시 고시에서 기본형 건축비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기본형건축비가 오르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의 분양가도 같이 오르게 된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를 더해 산정한다.

아파트 분양가도 점점 더 오르는 추세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4월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 기준 1458만27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353만9900원)보다는 7.70% 올랐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3.3㎡당 평균 가격은 2126만52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934만7000만원) 대비 9.89% 높아진 수치다.

HUG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에 대한 평균 분양 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사업장의 평균 분양 가격이다.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인건비 상승에 견줘보면 현재 책정된 분양가가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부산 내 최고 입지라 평가받는 우동3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출처=우동3구역 조합]
부산 내 최고 입지라 평가받는 우동3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출처=우동3구역 조합]

건설사들이 수주를 포기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달 초 경기 성남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 설명회에는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으며,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건축 조합도 지난달과 이달 시공사 입찰을 받았지만, 참여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신흥1구역 재개발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495만원 이하, 우동3구역 재건축 조합은 3.3㎡당 590만원 수준을 요구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이 입찰을 거부한 것은 조합 측이 무리한 요구도 일부 반영됐지만 무엇보다 악화된 건설경기가 수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잿값에 인건비 인상이 반영되면서 평균 공사비가 예년 대비 80~100만원 이상 올랐다”며 “이렇게 되면 3.3㎡당 분양가는 평균 300만원~500만원 가량 오른다고 봐야 하며, 많게는 1000만원까지 오르는 경우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총 공사비 중 자재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수준”이라며 “일부 상승분 은 건설사가 감내한다고 쳐도 원자재 가격 전체가 올라버리면 버틸 방법이 없어 지금으로서는 분양가 인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출처=둔촌주공 시공사업단]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출처=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고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주택 공급을 지연시킨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분상제 기준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경우 민간택지에서의 분양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역시 “분상제가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며 “이로 인해 공급 축소로 이어져 제도의 취지와 완전 어긋난 결과를 야기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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