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분석] “SK에코플랜트, ‘상장 카드’ 꺼냈으나 성공 미지수”…‘쪼개기 매각‧불안정한 조직’ 꼬리표
[IPO분석] “SK에코플랜트, ‘상장 카드’ 꺼냈으나 성공 미지수”…‘쪼개기 매각‧불안정한 조직’ 꼬리표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5.27 08:48
  • 수정 2022.05.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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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상장 앞두고 기대감 높아…상장 시 기업가치 10조 확대
최근 ‘재무안정성’ 회복에 집중…올해 말 300% 초반 대 목표
SK에코플랜트, 지난 2월 플랜트 사업 매각 놓고 의혹 분분
SK에코엔지니어링 출범 후에도… ‘잔여 지분 49.99%’ 보유
분할 당시 ‘비사업분야’ 쪼개기 매각의혹…최태원 회장 의중
회사 차원 직원 달래기…직원 1200명에 네자리수 위로금 지급
업계 관계자 “플랜트 사업 매각 방향 알려야…투명한 공개하라”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최근 IB업계와 건설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SK에코플랜트가 IPO(기업공개)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지에 대한 여부다.

SK에코플랜트는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자 10개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다른 건설사들이 상장을 준비하다 잇따라 실패한 영향이다. 게다가 최근 원자재값 급등 및 인건비 상승 등 각종 리스크에 직면한 나머지 상장 기회를 엿보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것이 건설업계 중론이다.게다가 상장한 건설사조차 건설지수가 주춤해지면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지지 않고 있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월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오면서 철회를 결정했고,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역시 상장 시기를 엿본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행보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호반건설도 상장 주관사까지 선정했으나 2020년 끝내 상장을 연기했다.

차입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338%를 기록 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한진중공업, 두산건설 다음으로 높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자회사 환경시설관리가 운영하고 있는 '경상공공하수처리시설' 전경. [출처=SK에코플랜트]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자회사 환경시설관리가 운영하고 있는 '경상공공하수처리시설' 전경. [출처=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환경·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데 이어 재무안정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600%에 가까웠던 부채비율을 SK에코엔지니어링 매각을 통한 자본 확충과 환경·에너지 사업 이익을 창출해 올해 말 300% 초반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회사가 IPO상장을 노리는 것은 친환경기업이라는 전문성 확보와 신사업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함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앞으로도 수처리·폐기물 기업 M&A와 연료전지 투자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종합해보면 차입 규모 확대에 따른 재무 불안정성 등 우려의 시선이 커지자 회사의 부담을 낮추고자 플랜트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다시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 SK에코플랜트의 전략이다.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내 SK에코엔지니어링 사옥에서 열린 SK에코엔지니어링 출범식에서 윤혁노 대표(왼쪽 세 번째)와 임직원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에코엔지니어링]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내 SK에코엔지니어링 사옥에서 열린 SK에코엔지니어링 출범식에서 윤혁노 대표(왼쪽 세 번째)와 임직원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에코엔지니어링]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플랜트 분야를 따로 떼어내 ‘SK에코엔지니어링’을 물적 분할했다. SK에코플랜트는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SK에코엔지니어링의 지분 50%+1주(50.01%)를 상환전환우선주 형식으로 45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잔여지분 49.99%’는 여전히 보유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706억원, 영업이익 462억원, 당기순이익 45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현재 IPO를 준비 중으로 올 1분기부터 기존 일반 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변경한 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2%, 영업이익은 46%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 급감은 sk에코엔지니어링이 sk에코플랜트에서 물적 분할되면서다. 올해 2월 SK에코엔지니어링은 공식 출범하며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수소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됨에 따라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며 “여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와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도 동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자 경영에 나선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오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IPO를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4500억원가량 현금을 확보한 영향”이라며 “올 2분기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약 6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약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환경·에너지 사업 등에서 이익을 내면 올해 말 부채비율이 300% 초반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랜트 사업을 매각해 4500억원을 확보한 만큼 향후 투자 계획에도 관심이 몰린다. 올해 매출도 작년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많게는 10조원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망이다.

회사 측은 “2분기가 지나면 최근 2~3년 동안 확보한 신규 사업물량에 대한 매출이 실적에도 반영되고 지난해 하반기에 인수한 해상풍력 발전사인 ‘삼강엠앤티’와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 기업 ‘테스(TES)’ 에 대한 매출 역시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에 반영된다 프로젝트와 수소 연료전지 수주 물량이 반영되고, ”며 “실적 성장세가 가속화되면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3배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일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디캠프와 공동 후원하는 '디데이 글로벌 리그'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출처=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이사가 '디데이 글로벌 리그'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출처=SK에코플랜트]

다만 일각에서는 건설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SK에코플랜트 행보를 놓고 ‘왜 하필 지금이냐?’라는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사업을 매각할 당시 직원들의 내부 동요가 상당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회사 측은 내부 임직원들에게 일시적인 손바뀜에 불과하며, 직원들을 달래고자원 그룹 차원에서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자리 수준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내부 진화에 집중해 간신히 조직 안정화를 이뤄낸 상황이다.

이 때문에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물적 분할된 ‘SK에코엔지니어링’이 발목잡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각 방식도 일부 사업부서인 플랜트 사업을 따로 떼어내 쪼개기 매각이라는 의혹도 함께 불거진 상태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는 엔지니어링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5년 내 투자받은 자금을 전액 상환하지 않는다면 분할 법인을 매각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를 분할 후 매각하는 SK에코플랜트는 투자자들에게 5년 내 원리금 전액을 상환하지 못한 다면 회사를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청권을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권한은 재무적투자자(FI)가 대주주의 지분을 자신의 지분과 함께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이다.

매각 과정에서 내건 조건도 거의 유사하다. SK TNS의 RCPS는 발행 1~3년까지는 최초 취득 주식의 30% 범위 내에서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상환이율은 발행 후 3년차에는 연 7%, 4~5년차는 연 8%를 지급했다. 이후 6년이 지나면 상환이율이 연 12%로 급등한 점도 이번 조건과 같다.

이처럼 사모펀드에 매각됐던 SK TNS와 매각 과정과 매각을 진행한 방식 모두 거의 비슷하다 보니 앞으로 경쟁력이 약한 비사업부서는 쪼개기를 통해 매각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이번에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SK건설은 5년만에 SK TNS를 되찾아오긴 했지만 이후 다른 PEF 운용사에 회사를 통째로 매각했다. 사실상 비주력 사업부를 떼어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유동성을 확보하는 용도로 활용한 셈이다.

그럼에도 SK에코플랜트는 SK에코엔지니어링의 물적 분할이 완전한 지분 매각인지 아니면 파킹딜(경영권 매각을 전제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찾아오는 계약) 성격인지에 대해서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만약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을 다시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면 친환경 기업으로 야심찬 전환을 선언한 스토리가 무색해지는 반면 반대로 RCPS 상환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 SK에코엔지니어링으로 이동한 직원 1200여명의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이는 최태원 회장이 내건 투명한 기업 운영 차원에서라도 확실한 시그널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결국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불확실성 해소하는 방법이며, 이는 IPO 상장에서 중요한 항목으로 평가받는 ‘ESG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는 SK에코플랜트 측 관계자도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SK에코플랜트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내세운 주요 경영가치는 구성원의 행복이며, SK에코플랜트나 SK에코엔지니어링 역시 이를 믿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이번 분할을 계기로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 절실히 와닿았다. 회사가 중요시하는 핵심 계열사는 노사측 모두 기분 좋지만 비주력 계열사는 구성원들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어려울 때일 수록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적분할된 SK에코엔지니어링의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 맞다. 회사 구성원들에게 회사 경영방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해 투명한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자 선제적으로 지배구조헌장을 만들어 정관에 명문화했으며, 지배구조헌장에는 법규정에 의거해 요구되는 공시사항 외에도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공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기업이 내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인 밸류에이션에 대한 중요성이 높게 평가된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채권들도 ESG 채권이 아니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중요한 가치라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내부적으로 조직의 불안정함이나 쪼개기 매각 의혹들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 의혹들을 희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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