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중국 부동산, 민간업체들의 침체를 틈타 시장을 장악하려는 국영기업들
[월드 프리즘] 중국 부동산, 민간업체들의 침체를 틈타 시장을 장악하려는 국영기업들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2.06.03 05:55
  • 수정 2022.06.0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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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그룹이 시공하다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헝다 그룹이 시공하다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거의 1년 동안 하락이 지속된 중국의 주택 시장에서 결국 국영 개발기업들이 승자가 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헝다그룹에서 수낙차이나까지 영광을 누렸던 중국 부동산 산업의 선두주자들이 해외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주택 판매량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를 틈타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산을 더 매입하는 이익을 보고 있다고 월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의 중앙 정부나 지역 정부 운영의 이러한 개발업체들은 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내 토지 경매를 장악해 왔다. 또한 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민영 개발사들에 비해 주택 판매량과 판매가 하락에 치명타를 덜 받고 있다고 한다. 

홍콩대학교 석좌교수 천즈우는 “앞으로 1-2년 뒤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빠르게 밀려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들의 자리는 계속 줄어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영 개발업체들이 부동산 하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입지를 잘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프린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Principal Global Investors)의 아시아 채권 부분 대표 완하우청은 “정부 소유의 기업들과 관련된 재정적으로 더 강한 개발업자들이 생존자가 될 것이다. 정부가 이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영회사들이 다 잘 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그린랜드홀딩그룹(Greenland Holding Group Co)은 디폴트 가능성이 아주 큰 수준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 이 회사가 만기연장해야 할 채권은 5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다. 이는 상하이 지역의 코로나19 봉쇄 영향으로 인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는 핵심 산업들이 정부의 목표와 함께 가도록 하기 위해 민간 부분의 통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기업인들과 이들의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들에 대한 지도자들의 불신에 근간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말했다. 중국 당국은 무질서한 자산의 팽창을 비판하고 테크, 사교육, 그 밖에 민간기업들이 장악했던 분야들을 타겟으로 규제와 탄압을 가해왔다. 

지난 10년 간 엄청난 성장을 보이며 민간업체들이 장악했던 부동산 산업도, 개발업자들의 대출을 강력하게 제한하기 위해 2020년 8월에 내려진 3대 레드라인 규제로 고삐를 잡혔다.

이는 공격적으로 부채를 일으키고 멈출 줄 모르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보고 있던 헝다그룹 등의 개발사들의 빠른 확장을 멈추게 했다. 중국 당국은 주택 시장 안정화를 원한다는 시그널과 함께 주택이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지난 해 여름 부동산 시장 하락 전환 이후 중국 정부는 국영 개발업체들이 시장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장려했다. 지난 12월 중국 규제 당국은 건전한 개발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의 민간업체들로부터 양질의 자산을 인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한 금융기관들에 대출과 채권으로 이러한 인수를 지원하라고 요청했다.

중국상가상인그룹, 화룬부동산 등의 국영기업들이 인수 합병을 위해 자금 지원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끌어온 자금이 5억 2,000만 달러인 것으로 공식 보고되고 있다.

연구소 로디엄 그룹의 애널리스트 앨런 펑과 로건 롸이트는 올 초 보고서에서 “국영 개발업체들은 시장 내 존재 규모가 작고,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가 제한돼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국영 부동산 개발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25% 정도다.

그러나 민간업체들을 구제하는 대신 이들 국영업체들이 시장 침체를 이용해 양질의 자산이 헐값 판매 되는 것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달러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와 화양녠 홀딩스는 최근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주택, 상업 부동산들의 지분을 국영기업들에 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헝다그룹의 본사가 있는 광저우에서는 5월에 첫 토지 경매가 열렸다. 팔린 18개의 필지 중 15개가 지역 정부 또는 중앙 정부 소유의 기업들에게 갔다. 이 중 4개는 지하철 운영사이자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광저우 메트로에 갔다고 한다.

2년 전 광저우의 뜨거웠던 토지 경매와 비교해 보면, 당시 팔린 필지 11개 중 10개는 헝다, 쟈자오예, 오원그룹을 포함한 민간 업체들에게 갔다. 이들 모두 지금은 디폴트를 선언했다. 2020년 경매에 참여한 기업 중 건재해서 5월 경매에도 참여한 기업은 유일하게 광저우 정부가 관리하는 웨슈부동산 뿐이다.

1983년에 설립된 웨슈는 지난 해 최고 부동산 판매 계약 기록을 올렸으며, 37개의 필지를 획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23% 상승했다.

중국 정부의 통계의 의하면, 전체적으로 개발업체들의 토지 구매는 2022년 첫 4개월 동안 전년 대비 46.5%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 4개월 동안 토지 경매에 참여한 상위 20위의 개발업체들 중 8곳이 국영기업들이었다. 지난 2년 간 최상위에 올라있던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은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 최고의 민간 개발업체들은 여전히 최소 3년 동안 아파트를 판매를 계속할 수 있는 토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침체가 길어지고, 정부과 연결된 개발업체들이 경매에서 토지를 대량으로 매입한다면, 이들 정부 기반의 업체들이 주택을 파는 비율이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로디엄 그룹의 보고서는 이러한 통합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앞으로 번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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