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향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반도체 외교'...네덜란드·독일·프랑스의 셈법은
유럽 향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반도체 외교'...네덜란드·독일·프랑스의 셈법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6.07 17:50
  • 수정 2022.06.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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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까지 12일간 유럽 출장길
네덜란드 ASML 찾아 EUV 장비 수급 협의할 듯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과 M&A 논의 가능성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으로,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유럽 반도체 장비 업체 등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전세기편을 이용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 등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구체적인 출장 일정과 인수합병(M&A) 계획, 취업제한 규정 위반 논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따로 답하지 않았다.

출장 일정은 7일부터 18일까지 예정돼 있다.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해외 경영 행보를 다시 시작했는데, 네덜란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장 1위의 ASML이 위치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코로나19 확산과 재판 행렬 속에서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의 본사를 찾았다.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 확보를 위해 총수가 직접 담판을 벌인 것이다.

당시 그는 피터 버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에서의 경쟁 우위를 EUV 장비 확보에서 찾는 모양이다. 차세대 기기에 탑재될 반도체 크기가 작아질 것을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데, EUV 노광장비가 없으면 초미세 공정에서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SML도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신뢰 관계가 절실하다. 피터 버닝크 CEO는 지난 4월 방한해 삼성전자와 협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버닝크 CEO는 화성시청을 찾아 'ASML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SML은 2025년까지 2400억원을 투자해 화성 동탄2신도시 부지에 EUV 및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엔지니어를 위한 트레이닝센터와 제조 센터 등이 들어서는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ASML의 본사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과 삼성 반도체 주력 생산거점인 경기도 화성시가 도시 간 협력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ASML의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바라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출처=삼성전자]

행선지로는 네덜란드만 공개됐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인접 국가도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올해 예고한 대형 인수·합병(M&A) 논의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세트(가전·모바일)와 부품(반도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수의 M&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향후 5년간 450조원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를 사실상 진두지휘했고 인텔과 협업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영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독일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인피니언이 위치해 있어 M&A 관련 논의가 오갈수 있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은 반도체 부족현상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월 450억 유로(약 60조4000억원)에 달하는 'EU 반도체법(EU Chips Act)’을 발표했다. EC는 지원책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20%를 역내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번 출장에선 공장 준공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출장을 떠나는 이 날은 29년 전 고(故) 이건희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1993년 6월 7일)이 나온 날이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은 독일 출장 중이던 1993년 6월 7일 임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하며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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