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어산지 사건으로 스페인 법정에 소환되게 된 폼페이오, 그 배경은?
[WIKI 프리즘] 어산지 사건으로 스페인 법정에 소환되게 된 폼페이오, 그 배경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6.11 06:42
  • 수정 2022.06.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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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전 CIA 국장. [출처=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CIA 국장. [출처=연합뉴스]

스페인 고등법원의 산티아고 페드라즈 판사는 이달 3일 전 미 CIA 국장이자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를 스페인 보안회사 UC글로벌과 CEO 데이비드 모랄레스의 혐의와 관련한 사건에 증인 소환했다.

UC글로벌은 CIA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 그와 그의 관계자들을 감시하기 위해 고용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UC글로벌의 전 운영책임자인 미첼 왈레마크의 증언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보국도 관여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혐의들은 런던에서 어산지의 미국 송환에 관한 첫 재판이 열릴 때 제기됐다. 두 명의 전 UC글로벌 직원들이 증인으로 소환됐었는데, 이들 중 한 명은 어산지를 만나러 대사관에 온 아기의 배설물이 묻은 기저귀를 훔치는 더러운 일까지 임무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그는 어산지의 끝을 알 수 없는 지리한 대사관 생활이 사람들의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2017년 12월, 이 ‘미국인들’은 상황을 끝내기 위해 ‘고객’에 대한 더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는 외부에서 사람들이 대사관으로 들어가 어산지를 납치할 수 있게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쪽으로 화살이 돌아간 것은 어산지의 변호인 중 한 명인 아이토르 마르티네즈가 UC글로벌 사건 재판과 관련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일부 기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드라즈 판사는 폼페이오를 소환하는 것뿐 아니라, 대사관 건물 안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촬영과 녹음 기록을 봤다는 사실을 말한 전 미국 정보국 직원 윌리엄 에바니나도 소환하려고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폼페이오는 위키리크스에 대해 호감과 혐오를 오가는 변덕을 보였다. 캔자스 주 하원의원이었던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위키리크스의 민주당 후보 선정 비리 관련 이메일 폭로를 적극 이용했다. 2016년 7월 폼페이오는 트위터에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DNC의 19,252통의 이메일. 조작이 오바마로부터 내려온 것이라는 것에 다른 증거가 더 필요한가?”라고 글을 올렸다.

CIA 국장 지명 청문회가 진행되는 기단 동안 트위터 글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메인 주 상원의원 앵거스 킹이 위키리크스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을 때, 폼페이오는 아니라고 답하며, 위키리크스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위키리크스에 대해 잘 안다며, 미국이나 다른 누가 신뢰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킹 의원은 이에 반박하기보다 폼페이오에 대해, “이 나라의 최고 권력에 진실을 말한다”며 솔직함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말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희망한다.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CIA 국장이 되면서 폼페이오는 위키리크스에 집착했다.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의 이메일을 공개한 공헌은 까맣게 잊은 폼페이오는 2017년 4월 13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서 위키리크스를 “러시아 같은 정부의 사주를 받는 비정부 적대적 정보 기관”이라고 칭했다.

위키리크스의 CIA의 해킹툴에 대한 폭로 ‘볼트 7’은 CIA의 이런 적대적 감정을 더욱 부추겼다. 위키리크스는 “수억 개 이상의 코드 라인의 이 특수한 모음은 소유자에게 CIA의 해킹 능력 전부를 준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9월 야후뉴스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전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관련 관계자가 트럼프 행정부가 볼트 7 폭로로 피를 보려고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여러 정부 관료들이 모여 어산지를 납치하고 암살할 계획을 논의했다고 한다. 

폼페이오는 보도의 사실 여부를 말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누군지 야후뉴스 기자들에게 말한 30명의 사람들보다도 나는 이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이들 모두 CIA 내부의 기밀 활동에 대해 말한 것으로 기소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나 에바니나 둘 다 스페인에서 기소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들이 기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페드라즈 판사는 스페인 법정은 이들을 재판받게 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명시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이 소환되면, 어산지에 대한 부당한 앙갚음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들의 정치화 과정이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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