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실험 나서나…2년 만에 ‘대적투쟁’ 표현 통해 강경 기조 드러내
北, 핵 실험 나서나…2년 만에 ‘대적투쟁’ 표현 통해 강경 기조 드러내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6.12 15:24
  • 수정 2022.06.12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10일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 열어 대적투쟁 의지 천명
‘대적투쟁’ 대상 사실상 남한 겨냥…2020년 6월 후 2년 만에 처음
최근 대외 외교 라인업 정비해 인사 발표…강경 메시지 재확인
김정은 “국방력 강화 차원 시점 앞당길 것 재촉"…결정만 남았다”
북한 핵실험 CG. [사진=연합뉴스]
북한 핵실험 CG.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핵 실험 강행할 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개최한 당 전원회의에서 2년 만에 ‘대적투쟁’이라고 표현하며 대남·대외 강경 기조를 나타내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방력 강화 목표를 이유로 핵 실험 준비를 실질적으로 마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12일 북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8∼10일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리 국권 수호를 위해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의 막바지에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과 전략전술적 방향들이 정해졌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북한은 ‘대적투쟁’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사용한 그동안의 관례를 살펴보면 ‘남한’을 거론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남측을 ‘대적투쟁’ 대상으로 언급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이번에 '대적투쟁'이라고 강경 표현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 발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등을 통해서 남측에 ‘핵선제타격 및 동시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북한을 둘러싼 정세를 "매우 심각하며 극단하게 격화될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5개년 계획의 대표적 과업 중 하나가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이었는데, 현재 준비를 마친 7차 핵실험은 전술핵탄두 완성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한다는 발언은 결국 핵실험 강행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을 둘러싼 주변정세 때문에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외 외교 라인업을 재정비한 이번 인사 발표에서도 북한의 대남·대미 강경 기조 메시지가 엿보인다. 대미 협상 전문가이자 미국에 연일 강경 메시지를 던져왔던 최선희를 외무상에 전격 임명한 것은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을 '강대강 외교전'으로 맞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대남 강경인물 리선권을 대남분야의 수장인 통일전선부장에 앉힌 것도 전체적으로 '강대강 정면승부' 기조와 맞닿아 있으며, 국방기술과 장비생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조춘룡을 군수공업부문 핵심 실무자인 당 군수공업부장에임명한 것도 북한이 전략무기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핵실험 CG. [사진=연합뉴스]
북한 핵실험 CG. [사진=연합뉴스]

정부 역시 핵실험을 비롯해 북한의 강경한 행보를 예상하며 대비에 나선 상황이다.

통일부는 전날 북한의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과를 놓고 "강대강·정면승부 투쟁원칙·대적투쟁 표현 등 기존 강경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시에는 긴밀한 한미공조 아래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실험에 나설 시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만 남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으로 가장 극적인 전략적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한 시점에 '명령'을 하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핵실험 시점을 놓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갈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현재 북한이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되고 있는 데다가 곧 장마철이라는 점, 한미의 북핵공조를 상황을 조만간 지켜볼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9월이나 10월에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하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당 대회가 열린다는 점도 북한이 감안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핵실험은 핵무기 소형화라는 군사적 필요성과 더불어 정치적인 메시지가 반영되는 것인 만큼 언제든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상황 등 일부 민심을 고려해서 결정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ksy055@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