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미국 소비자물가 폭등하지만... 소비자들 '팬데믹 보복 소비' 아직 안끝났다
[월드 프리즘] 미국 소비자물가 폭등하지만... 소비자들 '팬데믹 보복 소비' 아직 안끝났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6.14 05:45
  • 수정 2022.06.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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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대기 중인 미국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가솔린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대기 중인 미국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 5월 전년비 8.6% 오르는 등 40년 만에 가장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인들은 더 비싸진 식품과 연료, 주거비 난에 부딪히게 됐다. 

이처럼 물가가 치솟은 숨은 이유가 무엇이며,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미 정부와 경제학자들이 답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유와 이와 관련한 미국과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뉴욕타임즈 등의 주류 미디어들은 앞다퉈 분석 보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세 가지를 짚고 있다.

먼저 높아진 수요이다. 소비자들이 돈을 많이 쓰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 집안에만 있어야 했던 사람들은 돈을 쌓아두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은 2021년에 들어서도 계속됐고, 사람들은 더더욱 돈을 쌓아뒀다. 이제 미국인들은 다시 취업을 하면서 더 높은 임금을 받게 됐다. 은행 계좌가 두둑해진 사람들은 집을 꾸미는 것에서 휴가 여행, 새 차 장만까지 모든 것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

다음 요인으로는 공급 부족이다.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차를 구입하거나 최신 IT 기기 등을 구입하려고 해도 쉽지 않게 돼버렸다. 팬데믹으로 멈춘 공장들과 글로벌 물류 운송, 줄어든 생산량이 완성품을 위한 부품 및 소재 공급 부족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넘어서자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최근 중국의 대대적인 코로나 봉쇄는 공급 부족 문제를 더 키웠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은 전 세계 식량과 연료 공급을 단절시켰고, 이 모든 공급 부족의 원인들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다른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년 전 1갤런에 약 3달러에서 현재는 약 5달러로 크게 올랐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부분의 압박이다. 최근들어 사람들은 소비를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나 정상 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경험으로 옮기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산업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커졌다. 미국의 주택 공급이 한정돼 있고 임차인들은 몰리는 상황 때문에 주택 임대료가 오르고 있으며, 식품과 인권비의 상승으로 식당 등의 식음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여행에 목말랐던 사람들과 연료비, 인권비 상승으로 항공기과 호텔 비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기업들도 여기에 한몫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기업들이 생산 비용의 상승분보다도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올림으로써 전에 없이 큰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오른 가격 그대로 지출을 할만큼 수요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은 두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바로 지난 10일에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와 곧 공개될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PCEPI,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이다.

CPI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구매에 돈을 쓰는가를 나타내며, 바로 전 달의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지수의 데이터는 뒤이어 나오는 PCEPI 수치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6월에 새로운 보고가 나올 예정인 PCEPI는 상품의 실제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는 변동성덜한 성격을 띄고 있으며, 연준이 평균 2%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지수이다. 4월 기준 PCEPI는 전년도 대비 6.3% 상승했다. 연준의 목표 대비 3배 이상 뛴 것이다.

연준은 이처럼 가속도가 붙은 인플레이션의 상승에 신경을 쓰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정책입안자들도 식품과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한 핵심 인플레이션 조치에 맞추고 있다. 식품과 연료는 가계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역시 글로벌 공급의 악화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경제에 가해지고 있는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가의 급격한 상승이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은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어 왔다. 그러나 현재의 기록적인 물가 상승을 봤을 때, 몇 가지 가능성 있는 결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빠른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빠질 가능성이 적다. 미국의 경우 정상보다 빠른 속도로 임금이 오르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오른 임금을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리게 만들 것이다. 

그 결과 연준은 수요를 늦추고 임금과 물가의 상승을 누르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준의 대응은 경제가 거의 확실히 둔화로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미 높은 부채 비용은 주택 시장을 싸늘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의 행동이 얼마나 필요한가이다. 미국에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된다면, 연준이 경제를 완만하게 둔화시키고, 침체 없이 임금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취업 시장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연착륙 시나리오에서 기업들은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다시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가격을 낮춰 막대한 이익을 감소시켜야 되는 압박에 놓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공급 문제가 지속되며 연준이 더 어려운 숙제를 맡게 될 수 있다.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인상해 수요를 낮춰 가격 상승을 통제하는 것이다.

도이치방크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매튜 루체티는 “연착륙으로 가는 길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불황으로 가는 아주 좁은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소비자 지출이 아직까지 무너지는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루체티의 연구팀은 미국의 가계가 여전히 높은 금리와 물가를 이겨낼 수 있는 약 2조 3천억 달러의 저축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호텔 체인 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의 CEO 앤서니 카푸아노는 지난 7일 한 행사에서 “수요가 억눌려 있는 큰 주머니들이 계속 있다. 이전의 경제 사이클과 경제 침체와는 달리, 여기에 한 차원 더해졌다. 바로 사람들이 1-2년 동안 갇혀 있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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